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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다 학교 김지원 교장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에게 에바다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에바다 학교 김지원 교장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에게 에바다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박신용철
지난 95년 개관한 에바다 복지관 3층에 임시로 학교 터를 잡고 수업을 시작한 김지원 교장은 "에바다학교 농아학생 총 45명 중 아직도 16명이 에바다학교에 남아 있다"며 "아직도 학교에 남아 있는 아이들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1일부터 27명의 농아학생들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임시 에바다 학교는 교사 16명, 일반직원 6명 등 전 교직원이 참여하고 있고 농아학생 총 45명 중 27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나머지 16명은 농아원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 2명은 장기 결석자로 '에바다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장기결석을 한 학생들이다.

지난 4월 16일 '에바다 완전정상화를 위한 4·16 민중행동의 날'을 진행하기 위해 에바다 복지관을 방문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은 이날 오후 3시 10분경 복지관에 도착해 김지원 교장의 안내를 받으며 3층에 자리잡은 임시학교를 둘러본 뒤 복지관장과 학교장의 상황 요약 보고를 받은 후 에바다 관계자들, 학부모,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에바다 완전 정상화를 위해 연대할 것을 약속했다.

에바다 학교 김지원 교장
에바다 학교 김지원 교장 ⓒ 박신용철
에바다 복지관을 방문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에는 민주노동당 김혜경 부대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심재옥(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부위원장,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 전교조 도경만 특수교육위윈장 등이 참석했다.

에바다학교 김지원 교장은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에게 "지난 2월 중순 법인이사회에서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을 학교로 사용할 것을 권장해 복지관과 학부모, 이용객 등에게 충분한 상황 설명을 했다"면서 "구 재단측이 농아원생들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면 인근에 '미군부대반대운동'을 막기 위해 출동해 있는 기동타격대가 5분안에 출동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며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에서 수업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2001년 10월 26일부터 학교에서 교장 이하 교감, 여섯 분의 선생님들이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로 출근을 해도 폭력학생에 의해 교문 밖으로 밀려나고 교감은 농아생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119에 실려가는 사태도 발생했다. (구 재단의 비리에 맞서 싸우던 교사들과 농아생들이 머물고 있는) 해아래집이 구 재단측이 사주한 농아생들로부터 피습을 당하고 두 선생님이 구타를 당해 골절상으로 장기 입원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2002학년도 3월 1일부터 교육청과 합의한 결과, 분리수업을 묵인해 '해아래집'과 학교에서 나눠서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2003년 신입생 배정을 받아야하는데 교육청 특수교육판결위원회에서 두 곳에서 분리 수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입생을 배정해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보통 2월말이면 학생들이 배정되고 3월 3일이 개학 겸 입학식인데 개학식, 입학식도 못했다. 교육청은 분리 수업 등 학교의 파행운영을 이유로 학생들을 공중에 붕 띄워놓았다. 그렇다고 타학교로 배정을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학부모들, 교사, 이사회에서 교육청에 항의도 했고 공방도 벌였다.

다행이 지난 3월 17일 12명 정원을 다시 배정받아 수업을 진행하려고 학교에 들어가려 했으나 저지 당했다. 구 재단측은 학교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교장, 교감, 권오일 선생은 들어오지 말고 다른 선생들은 들어와도 좋다고 했으나 교장, 교감이 없는 학교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 3월 26일 수련원에서 학생들과 2박3일간의 학교수련회를 진행했으나 이때까지도 수업장소가 묘연했다. 구 재단은 학부모들에게 회유작전을 폈고 평택시청에 압력을 가해 학교가 복지관에 들어오는 것을 방해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의 연속회의를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배려를 구하자 '어쩔 수 없으니 물러서야 하지 않나'고 동의해 줘 이곳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들어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에 임시학교를 잡고 지난 3월 31일부터 27명의 농아생들과 전 교직원이 수업을 시작하고 있다.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에 임시학교를 차려 수업을 진행하지만 비좁은 공간과 교육기자재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김 교장은 이곳을 '봉숭아 학당'이라 불렀다.
에바다 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에 임시학교를 차려 수업을 진행하지만 비좁은 공간과 교육기자재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김 교장은 이곳을 '봉숭아 학당'이라 불렀다. ⓒ 박신용철
김지원 교장은 "학교에 남아 있는 16명의 학생들은 폭력이 무서워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중 3∼4명은 부모로부터 거의 버림받았다고 볼 수 있는 아동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교장은 또 "복지관에 학교를 잡은 후 기사가 통합버스를 가지러 학교에 갔다가 폭력을 휘두르는 농아생들에게 열쇠를 탈취 당하고 교문을 걸어잠궈 2대의 버스가 억류되어 있는 상태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복지관에 있는 노후한 버스를 수리해서 단거리 운행을 하고 있지만 언제 멈출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지원 교장은 얼마 전 교육청 담당장학사로부터 '농아원 전학생에 대한 수업권을 학교에서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에바다 학교'에 교사를 배치해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김 교장은 '2개의 분리 수업은 거부하면서 왜 이제 와서 교사를 보내라고 하느냐? 말이 안 된다. 그럴 수 없다"고 언쟁을 벌였다면서 교육청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질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2001년 10월 26일부터 현재까지 산적한 문제는 장애복지, 교육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평택경찰, 법원판결조차 집행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 박래군 이사(인권운동사랑방 이사)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 박래군 이사(인권운동사랑방 이사) ⓒ 박신용철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이사는 "지난해 구 재단측에 대한 접근금지 가처분결정이 내려졌으나 경찰이 집행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에도 불법사태만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젠 청와대도 힘이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박래군 이사는 "에바다는 정상화 막바지로 교사들도 전원 복지관으로 왔고 학생들도 한 명씩 오고 있다"며 "불법상태만 제거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에바다 수사와 재판은 보통 6개월 정도면 되는데 1년을 넘게 가고 있다"며 "오는 4월 25일 열리는 재판결정을 봐야 예측할 수 있겠지만 유리한 상황으로 불법적 상태를 제거하는 것만 남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이사가 말하는 불법적 상태는 법원이 구 재단측과 현재 에바다 학교를 점거하고 있는 농아원생들, 일부 교인들의 학교접근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으나 평택경찰서는 집행을 하지 않을 뿐더러 법원의 판결을 들고 학교에 들어가려는 이사회를 연행하기까지 한 상황을 말하는 것.

박래군 이사는 "경기도 교육청에서 감사하려 했으나 장학사들도 못 들어갔다"며 "경찰에게 접근금지가처분 대상자만 제거해달라고 했으나 집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청와대에도 불법상황만 제거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평택 에바다에만 오면 법이 멈춰선다"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 김용환 이사(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장)도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을 연행해야지 폭력행사에 당하는 사람들을 연행했다"면서 "경찰들도 우리들이 재단 이사인 줄도 알고 있지만 '폭력이 발생하니 폭력상황을 제거하기 위해 당신들을 연행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용환 이사는 "경찰들에게 항의를 했지만 '쟤네들은 장애인이지 않냐?'는 어처구니없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7년간 비리재단과 싸워온 권오일 교사
7년간 비리재단과 싸워온 권오일 교사 ⓒ 박신용철
해아래집에서 농아학생들과 구 재단에 맞서 싸워온 권오일 교사는 "학교 졸업생들이 농아집단의 특수성을 이용해 폭력을 지시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담배불로 지지고 한다"면서 "현재 직원, 농아원생 수는 파악되었지만 졸업생수, 에바다교회 직원들에 대해서는 파악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권오일 교사는 "문제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법원 판결을 지켜달라'는 것이다"라며 "DJ시절 신낙균씨가 당시 엉뚱한 보고로 잘못 판단할 수 있어도 지금은 법원판결이 났기 때문에 단순 명료하다"고 강조했다.

에바다 사태는 지난 96년 김영삼 정부, 97년 김대중 정부를 거쳐 2003년 현재 노무현 정부에 이르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에바다 사태 해결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권 교사는 특히 "경찰을 움직이게 하려면 우리나라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1:1 면담 기회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법을 지키라'고 이야기해주었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 아저씨께. 에바다 문제 해결해주세요'라는 편지를 쓴 박미애 학생
'노무현 대통령 아저씨께. 에바다 문제 해결해주세요'라는 편지를 쓴 박미애 학생 ⓒ 박신용철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아저씨께' 에바다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편지를 썼던 박미애(고3. 청각장애인)양이 시민사회대표들에게 "억류된 학생들이 풀려나 자유스럽게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며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에바다 사태는 평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힘을 모아서 해결해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박미애 학생은 "에바다 문제가 해결되면 멋있는 남자 한 명 소개해주세요"라고 해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A 학부모는 "부모 처지에서 학교를 되찾는 것도 좋지만 벽과 창문에 라커로 욕설이 적혀 있는 등 학교환경이 황폐화되었으니 매각해서 복지관 근처에 학교를 새로 짓는 것도 생각해 달라"며 "새로 학교를 지으면 기숙사도 학교 근처에 세워 학생들의 관리가 더 잘 되고 선생님들도 교육하기 쉬워지니 이전하는 방법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지원 교장도 이러한 학부모의 요청에 동의하면서 "학교는 학교답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거들었다.

에바다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들과 대화를 마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공동기획단은 에바다 사태의 완전 정상화를 위한 경기도 교육청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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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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