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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산에서 바라본 낙조봉
ⓒ 이현상
일출에 동해 정동진이 있다면 일몰에는 강화 낙조봉이 있다. 지난 기사의 혈구산에 이어 이번에 오를 낙조봉은 혈구산과 고비고개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는 고려산의 한 봉우리이다. 낙조봉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강화 8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꼽힌다.

▲ 적석사와 낙조봉 찾아오는 길
ⓒ 이현상
낙조봉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단 강화대교를 거쳐 강화읍내로 들어온다. 강화읍를 거쳐 계속 직진하다 약 5~600m 정도 가면 서문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적석사, 낙조봉 표시가 되어 있는 왼쪽으로 좌회전한 후 조금 지나면 오른쪽에 국화리 저수지(고려저수지)를 지난다.

이제부터 왼쪽으로는 혈구산, 오른쪽으로는 고려산이다. 계속 직진하여 고비고개를 넘어 고개를 다 내려올 즈음에 오른쪽으로 적석사 표지판이 보인다. 이 표지판이 가르키는 길로 꺾어들어 약 2km정도 올라가면 적석사이다.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어서 일반 승용차로도 올라갈 수 있다. 적석사 주차장은 30여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하다.

▲ 낙조봉 등산 안내도
ⓒ 이현상
적석사에 주차를 하였다면 경내를 한바퀴 둘러보고 적석사 축대의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가도 되지만 위 지도에서 보듯이 고려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만약 고려산 정상을 밟은 후 낙조봉으로 돌아올 계획이라면 오른쪽으로 오른다.

하산은 올랐던 길을 되돌아오거나, 고려산 정상을 통과하여 청련사쪽, 또는 고려산 정상에서 되돌아와 삼거리에서 적석사 입구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적석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되돌아 내려오는 코스는 평이한 능선길로서 전체 길이는 약 5km, 2시간 정도 소요된다.

▲ 2002년 10월 우담발화가 피었다는 적석사 대웅전의 삼존불
ⓒ 이현상
낙조봉과 고려산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등산기점인 적석사는 고구려 장수왕 14년(416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오련지 설화에 따르면 적석사의 옛이름은 적련사이다. 돌 틈에서 나오는 맑은 샘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낙조봉으로 향한다.

적석사 사적비(積石寺 事跡碑)와 고려산 오련사의 전설

▲ 적석사 사적비
ⓒ이현상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38호
소재지: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산 74번지

조선 숙종 40년(1714년)에 세운 비로 이충겸이 짓고 조선후기 명필인 백하 윤순이 썼다. 비의 전체 높이는 282cm, 비신은 204cm, 너비 69cm로 방형의 받침돌과 개석을 갖추고 있으며, 명문은 3면에 기록되어 있다. 전면에는 천축조사(인도에서 온 스님)가 고려산 정상에서 다섯 송이의 연꽃을 하늘로 날렸는데 제각기 다른 장소에 떨어졌고, 그 자리에 지금의 백련사, 적련사, 청련사와 지금은 터만 전하는 흑련사, 황련사 등 5개의 사찰을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이중 적련사가 현재의 적석사이다. 또한 조선시대의 중창 사실을 자세히 기록하였는데 비문은 모두 15줄, 글자수는 526자이다. 측면에는 사적비의 건립연도와 새긴 사람의 이름을 포함한 총 5줄 135자를 새겼고, 후면에는 시주한 사람의 이름과 내역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전설 탓에 고려산의 옛이름은 오련산이었다. / 이현상

▲ 낙조대의 해수관음보살상
ⓒ 이현상
적석사에서 15분 정도 오르면 낙조봉이다. 적석사와 낙조봉의 중간쯤에는 낙조를 볼 수 있도록 일종의 전망대 시설인 낙조대가 있다. 낙조대에는 조그마한 해수관음보살이 서 있다. 이곳 낙조대에서 낙조를 조망하는 것도 좋지만 이왕 오른 길이므로 낙조봉까지 오른다.

▲ 낙조봉에서 바라본 고려산. 능선 끝이 정상이다.
ⓒ 이현상
낙조봉에 오르면 우선 동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보인다. 능선 끝이 고려산 정상이다. 낙조봉 정상과 낙조봉에서 고려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의 일부 구간은 억새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늦가을 지는 해의 역광이 억새에 비추면 이 또한 장관이다.

▲ 고려산과 고비고개를 경계로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는 혈구산
ⓒ 이현상
고개를 돌려 동남쪽으로 보면 혈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제법 높이 올라와 있음을 알게 한다. 고비고개로 이어지는 도로, 성냥곽처럼 엎드려 있는 가옥, 그리고 살짝 이마만 보여주는 바다 건너 김포땅이 시야에 들어온다.

▲ 고려산 진달래. 올해 처음으로 진달래 축제가 열렸다.
ⓒ 이현상
혈구산 못지않게 고려산도 진달래 군락이 많아 4월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고려산 진달래 축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속살을 내보인 바 있다. 아직 낙조를 보기 이른 시간이라면 고려산 쪽으로 발길을 돌려 진달래 꽃밭을 구경한 후 다시 낙조봉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이번 산행의 추천코스이다.

▲ 낙조는 먼저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 이현상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바다부터 붉게 물든다. 주위는 점점 어둠에 잠기고 석양의 큰 품은 어두워가는 세상을 안는다. 황금빛을 받은 바다 수면은 마치 잘 닦아놓은 금속처럼 보인다.

▲ 점점 붉은 기운을 더해가는 낙조
ⓒ 이현상
완연하게 붉은 기운이 돌면 서해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은 겸손한 신하들처럼 자기 색을 감추고 그 실루엣만을 보여준다. 지는 해를 향해 경건하게 도열하여 서 있는 것 같다.

▲ 수평선 구름 속으로 저물며 하루를 마감한다.
ⓒ 이현상
일몰의 순간은 참으로 짧았다. 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수평선 구름 너머로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해가 지고 세상에 남은 것들은 한동안 그 붉은 기운에 여전히 취해 있다.

▲ 해가 진 자리에 달이 뜬다.
ⓒ 이현상
여명마저 가시기 전에 하산을 재촉한다. 하산길에는 해가 지고 대신 달이 떠오른다. 낙조대에서 본 월출 역시 장관이었으니 낙조대가 아니라 월출대라 불러도 서러울 것이 없어 보였다.

▲ 산사의 나뭇가지에 걸린 달이 더욱 적막하다.
ⓒ 이현상
낙조대를 거쳐 적석사에 이르자 달빛이 더욱 처연하다. 멀리 개 짖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산사의 나뭇가지에 걸린 달이 남은 여정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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