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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고교 학생들과 소망의 집 아이들
ⓒ 손영철
오늘 인천대공원 부근은 어린이 날을 맞은 행락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각자 자신의 부모 손을 잡고 긴 기다림의 행렬도 마다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들….

어제 아이를 데리고 호암미술관을 다녀온 나로서는 오늘 움직이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오늘 같은 날 우리의 소외된 아이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식의 생각은 미처 하지도 못한 채로 바삐 원인재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지하철 안.

맞은편에 한 떼의 아이들이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마치 친형과 오빠같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아이들을 보다가 언뜻 한 아이의 상의에 달린 명찰에 눈길이 끌렸다.

000 (032-xxx-xxxx). 이 아이가 어떤 집단에 소속된 아이임을 예상하게 해주는 명찰이다. 인솔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계산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인천 효성동 소재 '소망의 집'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날을 즐기기 위해 송도공원으로 가는 중이라 했다.

▲ 계산고교 학생들과 소망의 집 아이들
ⓒ 손영철
계산고등학교 2학년 정준영 학생이 3년 전 친구의 어머님이 후원하는 '소망의 집'에 들렀다가 '한번하고 말아야지'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벌써 햇수로는 4년이고 주변의 친구들까지 가세해서 지금은 6-7명이 일주일에 한번씩은 봉사활동을 나간단다.

혹시 고교내신 가산점 때문에 적극적이지 않는냐? 는 나의 세속적인 질문에 "학교에서는 아예 몰라요" 라며 나를 무안하게 만드는 파릇파릇한 젊음들이 오월의 새싹처럼 싱그럽다.

변화와 개혁의 주체라는 386세대들이 밖으로만 관심들을 가지면서 생긴 사랑과 정의 구멍들을 우리 고등학생들이 실천하고 메우고 있다. 부끄러움과 희망이 어우러지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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