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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역사를 새로 쓰겠습니다. 소수자의 편에 서서 인권을 말하겠습니다. 다양하고 발전적인 여성주의 담론을 만들겠습니다. 민주적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성장하겠습니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지위가 많이 높아졌지 않느냐는, 이미 다양한 여성주의 언론이 있는데 굳이 새로 만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일다>의 답이다.

▲ <일다> 홈페이지 (www.ildaro.com)
ⓒ 일다
<일다>(www.ildaro.com)는 지난 1일 창간한 최초의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이다. <일다>의 필진은 전(前) <여성신문> 기자 조이여울씨를 비롯하여 알음알음으로 모인 30여 명의 무보수 비상근기자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일다>를 읽고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자로 참여할 수 있다. <일다>의 필진은 30여 명의 기자 이외에 잠재적 독자 기자 α까지 포함하고 있다.

<일다>는 평등과 인권·평화의 관점에서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인권전문매체를 표방한다. "진짜 여성주의는 여성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이 차별이나 성적 소수자·장애인·외국인 등 다른 맥락의 차별도 볼 줄 아는 것"이라고 말하는 <일다>는 성적 소수자 문제와 언론 비평 등을 통해 기존의 여성주의 언론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한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웃긴' 페미니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하며 기존 여성주의 언론에 대한 과감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독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독자와 함께하는 언론, 독자와 소통하는 언론'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다> 편집장 조이여울씨와의 만남


-<일다>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최초로 나오는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이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여성주의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주의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언론이 필요하다. 기존의 여성주의 언론이 많은데 굳이 <일다>를 창간한 것은 우리는 그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여성주의를 이야기하려 한다.

여성주의는 힘있고 유명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주의 내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여성주의 내에서 비판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여성주의 언론은 이같은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여성주의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여성계 내부의 소수의 목소리,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 <일다>이다."

▲ <일다> 편집장 조이여울씨
ⓒ 송민성
-<일다>의 창간 과정은 어떠했는지.

"새로운 매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전부터였다. 이계경 전(前) <여성신문>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항의 사직을 하면서 <일다>의 창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처음부터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 <일다>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인쇄매체로 만들 생각도 했다. <일다>의 구체적인 형식과 카테고리가 잡힌 것은 올해 3월 초였다.

갈수록 사이버 네트워크가 확장되어가고 지난 선거 이후 네티즌들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로 가자고 결정했다. 이 외에도 독자와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독자들에게 빠르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등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의 장점은 여러 가지이다.

지금 30여 명 정도의 기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정식으로 섭외를 한 분들도 있지만 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모인 분들도 많다. 저마다 하는 일은 각기 다르지만 새로운 여성주의 언론을 만든다는 것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는 분들이다. 칼럼리스트나 일러스트레이터는 전문적으로 그쪽 분야의 일을 하시는 분이다."

-창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우리의 방향과 지향점에 대해서는 그다지 이견이 없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기자들 사이의 활발한 의견 교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합의 과정에서의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재정 문제이다. 인터넷 매체는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들어가는 돈이 천지차이이다. 기본 유지비용도 부족한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

-재정의 어려움을 극복할 복안은 있는지.

"우선 '일다의 친구들'이라는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한 독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배너 광고도 모아야할 것이고 단행본 출판도 계획중이다.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여성운동을 하고자 해서 여성주의 언론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 매체의 편집장을 맡기에는 미숙한 점이 너무 많다. 경험도 부족하고. 시작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창간을 하고 독자들의 격려를 들으면서 힘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즐겁게 하고 있다."

-<일다>가 다른 여성주의 언론과 차별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이 그러한지.

"여성들이 반드시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소수자, 여성계 내부에서 갓 싹을 틔우고 있는 소수의 목소리들을 드러내야 한다. 기존 여성주의 언론은 잘못 했을 때는 철저히 비판할 수 있는 자세가 부족하다.

한 예를 들어 이계경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서 제동을 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진정한 자매애인가? 우리가 비판하지 않으면 밖에서는 정말 우리 모두가 그런 줄 안다. 여성주의자들 누구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판의 기능을 과감히 하려고 한다. 물론 위험부담도 크다. 그러나 우리는 애초부터 주류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독자들의 주문처럼 '눈치보지 않는 언론'이 될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다>는 수시 업데이트를 원칙으로 하지만 기획성있는 글이나 칼럼의 경우 1주일 정도 게재하는 등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앞으로 <일다>의 지향점을 이야기해본다면.

"서서히 <일다>를 읽는 주독자층이 잡혀가는 것같다. 사이버 여성주의 저널이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굉장히 편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독자들이 어디에 관심있는지를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부한 수식어로서가 아니라 진짜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다>는 독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독자들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여 언제나 변화하는 능동적인 언론이 될 것이다.

우리는 주류 언론을 꿈꾸지 않는다. 여성들, 여성주의자들과 나눌 수 있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독자들의 언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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