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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의원(4선, 보령·서천)이 당권 경쟁을 둘러싼 최근 한나라당의 행태를 직접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한나라당 보령서천지구당 임시대회
ⓒ 이상우
김용환 의원은 7일 보령문예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보령·서천 지구당 임시대회'에서 "지난 대선패배 이후 한나라당이 중심을 잃고 표류와 방황을 거듭하고 있으며, 당권을 놓고 서로 싸움질이나 하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부의 행보에 일희일비하면서 반사이익이나 챙기려 한다면 이제는 국민들도 식상해 할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또 "4.24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다고 자축할 것이 아니라 사실상 노무현 정권의 대표로 나선 개혁당 후보(유시민 의원)에게는 졌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출범되는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개혁하는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용환 의원의 발언은 지난 4.24 재보선 승리이후 이완된 당내 분위기를 겨냥한 일침이라고 분석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최근 당권경쟁 과정에서 소외된 데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보령·서천 지구당은 김용환 의원이 내리 4선을 거둔 곳으로 지난 대선패배 이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겠다"며 돌연 지구당위원장 사퇴의사를 밝혀 그동안 사고지구당으로 남게 됐다. 이후 지난 3월 김락기 의원이 조직책으로 선정되면서 신준희 전 보령시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었으나 이날 임시대회에서 김락기 의원이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됨으로써 지구당 재정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구당 임시대회에는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해 당권 예비주자 등 중앙당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한국노총 출신인 김락기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락기 의원은 "국가예산이 40% 늘어날 때 농업분야의 예산증가는 고작 8%에 지나지 않는 등 정부의 농업포기정책으로 농어촌이 죽어가고 있다"며 "농업에 대한 국가예산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보령·서천 지구당을 역동적이고 활기찬 조직으로 만들어 신뢰를 바탕으로 당을 중심으로 단합할 것"을 강조했다.

▲ 충청권 공략에 나선 한나라당 대표 경선예비 주자들.
ⓒ 이상우
이날 임시대회에서 김락기 의원이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됨으로써 지역구 의원인 김용환 의원과 함께 2명의 현역의원을 갖게 되는 이색적인 구도를 갖게 됐다.

한편 이날 임시대회에는 오는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예비주자 6명 전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당권 예비주자들은 지역구인 점을 감안, 김용환·김락기 두 의원과의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충청권 표심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북핵' '경제 침체' '국정원장 임명' '교단 갈등'등에 대해 한 목소리로 노무현 정부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고, 한나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농어민, 서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의 과감한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서청원 전 대표최고위원은 "기득권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농어민, 서민, 중산층을 대변하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며 당의 체질개선을 강조했고, 이어 단상에 오른 최병렬 의원은 "지난 대선패배를 딛고 내년 17대 총선에서 확고하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책을 통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시인 이형기씨의 '낙화'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김용환 의원의 용퇴를 치켜 세우면서도 서청원 전 대표최고위원의 불출마 번복을 꼬집었다. 김덕룡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의 패인은 20대, 30대, 40대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지도부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의 후보도 얼굴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강재섭 의원은 "토론 좋아하는 대통령이 정작 민생문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며 "내년 총선에서도 김락기 의원 같은 외부 인사들이 많이 영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인기가 떨어지는데도 한나라당의 인기가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한나라당이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당의 뿌리부터 몸통까지 반드시 변화시켜 놓겠다"고 말했고, 이어 단상에 오른 이재오 의원은 당시 원내총무로서 대선에 패배한 데 대해 사과를 표명하면서 "지난 대선의 패인은 너무 안일한 자세로 민주당의 거짓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개혁적, 도덕적, 투쟁적인 야당다운 야당으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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