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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정개추는 지역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정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정개추 실무자 회의.
부산 정개추는 지역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정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정개추 실무자 회의. ⓒ 오마이뉴스 이종호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개혁신당의 '동남풍(東南風)'이 불 것인가. 그 중심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영남권 최측근들이 활약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동남풍의 발원지를 찾아가 개혁신당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핵심 인사를 연쇄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차례에 걸친 기획 '개혁신당 동남풍의 실체는 무엇인가'의 첫 번째는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의 활동상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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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본산 ' 서 개혁세력 집결 ' 시동 '

'노풍(盧風)' 이후 잠잠하던 부산에 정치개혁의 대세를 타고 또다시 '동남풍(東南風)'이 불고 있다. 부산에서 '한나라당=늙은 정당'라는 여론이 팽배해지면서 부산 시민들도 '한 번은 뒤집어야 한다'며 새 바람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틈새를 비집고 개혁신당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 조성래 변호사·이하 부산 정개추)는 젊은 386 정치인을 대거 지역구에 투입, '제2의 노무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정개추는 민주당 부산시지부의 역할을 대신하며 탄생한 명실상부한 '부산 개혁여당'이다. 화물연대 파업 등 민생 현안 문제에 직접 뛰어들어 현장 중재에 나서는가 하면, 청와대와의 핫라인을 통해 부산 시민의 민의를 직접 전달하는 등 여당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에 긴장한 한나라당 의원은 부랴부랴 귀향해 부산시와 결합 강도를 높이며 민심달래기에 나서는 등 지역 정가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 '제2의 노무현'으로 집중 부각되고 있는 인물은 부산 정개추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성래 변호사와 정윤재 사상구 위원장(현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 최인호 해운대·기장갑 위원장(현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 노재철 동래구 위원장 (현 박관용 국회의장 지역구) 등 4명.

이들 '핵심 4인방' 가운데 정윤재 위원장은 중앙과의 연락책을 맡고 있고, 최인호 위원장은 부산 정개추 대변인, 노재철 위원장은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아 부산 정개추를 이끌고 있다. 이들 4명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특별관리대상이기도 하다.

조성래·정윤재·최인호·노재철, 부산 정개추 '핵심 4인방'

오피니언 리더 그룹인 희망연대와 개혁당, 노사모, 부산상고 동문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부산 정개추의 제1 목표는 '생활정치 실현'이다. 지루한 중앙 정치권의 정쟁에 싫증과 환멸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에게 생활 속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것.

때문에 이들 핵심 4인방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갈등의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개입한다. 정윤재 위원장은 "이미 당의 동의를 구했고 주요 현안이 있으면 직접 관여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 17명보다 훨씬 더 훌륭한 논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재 민주당 부산 사상구 지구당 위원장.
정윤재 민주당 부산 사상구 지구당 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생활정치' 운동은 몇몇 도드라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부산 지역 화물연대 파업 철회가 이들 정개추의 작품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조성래 변호사와 실무진들은 현장에 뛰어들어 밤을 꼬박 새며 협상 중재에 나섰고, 원만한 대화 끝에 화물연대쪽의 '만장일치 파업 철회'라는 큰 결실을 얻어냈다. 지금도 부산 정개추 멤버들은 부산 고속철도 문제, 선물시장 부산 이관 문제, 소형기선저인망 단속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챙기며 부산-서울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

부산 정개추가 사실상의 '부산 개혁여당'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하고 있는 데에는 조성래 위원장의 '동지'랄 수 있는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역할이 컸던 것이 사실. 조 위원장은 최근 화물연대 파업 철회와 관련 "청와대가 했다고 내세우지 않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화물연대의 간부들과 현장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의견을 조정하고 조율했다"며 문 수석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조 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에 관해 사실은 민정수석이 주도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았다고 봐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 정개추의 '서포터' 문 수석의 지원이 없었다면 화물연대 파업 중재는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었음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핵심 4인방'은 민생현안 현장 투입…문재인 수석은 중앙서 '지원사격'

문재인 수석의 지원과 개혁세력의 지지 등을 바탕으로 부산 정개추는 조만간 신당 바람몰이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을 담은 로드맵도 마련했다. 부산 정개추는 이를 위해 시민단체와 지역내 중도보수 세력과 함께 정당개혁 토론회를 공동추진하고 신당관련 연석회의도 조만간 띄울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6월 중순에는 발기인 소집과 관련한 대외 홍보행사를 개최하고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가두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

신당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홍보 방식도 무척 이채롭다. 동영상을 제작한다든가 신당의 조건, 이름 등에 대한 스티커 설문조사도 검토단계에 있다. 대학 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홍보방식을 '생활정치' 차원에서도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6월말 혹은 7월초에는 신당 논의의 증폭과 결집을 위한 문화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정치 속의 문화, 문화 속의 정치라는 독특한 정치운동을 구현하고자 하는 부산 정개추만의 정치개혁운동으로 볼 수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신당 논의가 부산에서 본 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부산 지역 17개 지역구 중 절반 획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부산 정개추는 내다보고 있다. 조성래 위원장은 처음엔 부산 의석의 절반을 확보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역설하면서 "부산에서 10석 정도는 충분하다"고 호언장담한다.

민주당 부산 사상구 지구당 사무실에는 정윤재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는 사진 대신, '역사적인 첫 승리의 그날까지!'라는 이름의 17대 국회의원 총선거 D-day 날짜판이 붙어 있다. 정윤재 위원장은 조성래 위원장과는 달리 인적청산론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부산 사상구 지구당 사무실에는 정윤재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는 사진 대신, '역사적인 첫 승리의 그날까지!'라는 이름의 17대 국회의원 총선거 D-day 날짜판이 붙어 있다. 정윤재 위원장은 조성래 위원장과는 달리 인적청산론 반대하는 입장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근거도 있다. 부산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A씨 등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로부터 조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씩 전화가 걸려오고 있고, 직접 사무실에 방문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 정개추는 일단 '노(No)'라는 대답만 돌려준다고 한다. 부산 정개추의 우선적 영입 대상은 개혁적 시민단체 인사들인데 한나라당 인사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겠냐는 것. 개혁인사의 자발적 참여가 지속되고 있는 판에 굳이 한나라당쪽 사람을 끌어올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정개추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인적청산' 문제로 정개추 내 '갈등'…역(逆)지역주의에 민감한 반응

하지만 정개추의 신당 추진 작업이 매번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참여 세력이 증가하면서 암초에 부딪치는 경우도 점차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적청산 문제를 둘러싼 부산내 민주당 구주류의 반발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어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조성래 위원장은 "우리는 근본적으로 수구적이고 기득권을 고수했던 이른바 구시대 인물들과는 같이 갈 수 없다"며 청산 당위론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윤재 위원장은 본의와 관계없이 강한 지역적 반감을 사게 되면서 지역주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역(逆)지역주의'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인적청산 논의는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부산 정개추는 신당 창당이 역(逆)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통한 전국정당화라는 신당추진 정신이 역설적으로 호남발 지역주의 공격의 타격을 받고 "영남당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 일부인사는 "결국 보수적인 부산 정치풍토상 개혁신당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신당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조성래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조성래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에 대해 정윤재 위원장은 호남민들을 향해 "90년대 이전 민주화 성지로서의 부산과 90년대 이후 보수화된 부산 중 90년대 이전의 부산을 기억해 달라"며 민주화 성지 두 축으로서의 동질감을 강조했다. 아울러 말 잔치에 불과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부산 정개추는 '영남·호남 개혁인사 신당참여 합동 기자회견'도 준비하고 있다. 저변에는 영호남의 화합 없이 신당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부산 지역에서 개혁신당의 성공 여부는 신당 논의의 조속한 매듭에 달려있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현재 국회의원들간의 신당 논의가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쳐지는 면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신당 출범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지역민의 신당에 대한 오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산 정개추가 중앙 정치판에서의 신당 논의와는 별개로 지역신당 논의를 조속히 추진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은 지역특성상 '17개 지역구가 한 개의 지역구와 같다'는 것이 선거 전문가들 사이의 통설이다. 잘하면 '한판승' 못하면 '한판패'만이 존재한다는 부산 선거에서 정개추의 '생활정치' 실험이 성공한다면 조 변호사가 호언장담했던 10석도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산발 동남풍이 '찻잔 속 미풍'에 그칠지 아니면 거대한 태풍으로 거듭나 전국에 영향을 미칠 지는 부산 민심과의 눈높이를 얼마나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표]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
성명 직책 주요경력
조성래 위원장  노무현후보 부산선대위 위원장
  부위원장  
신상우 상임고문  前 국회부의장
김동수 고문  생명의 전화 이사장
김민남 고문  동아대교수,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 위원
김상찬 고문  민족자주평화통일부산회의상임의장
김성종 고문  소설가
이창우 고문  前 부산일보 전무이사
이태일 고문  前 동아대 총장
이홍록 고문  변호사, 부산선대위 고문
하일민 고문  부산대 교수
한이헌 고문  前 청와대 경제수석
허평길 고문  부산대 교수, 희망연대 상임대표
김광철 정책자문단장  동아대 교수
김 훈 정책자문단  충효회 회장
강재호 정책자문단  부산대사회대 행정학과 교수
김광수 정책자문단  선대위 종교특위 위원
김규도 정책자문단  부산선대위 고문
김대래 정책자문단  신라대 경상대 교수
김대오 정책자문단  前 부산매일신문 기자
김동기 정책자문단  철학박사, 희망연대 과제별위 위원장
김무곤 정책자문단  동국대 신방과 교수
김종길 정책자문단  민족문화정책연구소 부산지부장
김진영 정책자문단  부산대 정외과교수
나종만 정책자문단  정치학박사, 희망연대 정치개혁위 위원장
남수현 정책자문단  동의대 경영학 교수
배응기 정책자문단  前 강서구청장
서혜란 정책자문단  신라대인문사회대 교수
신선명 정책자문단  민족미학연구소 이사
신종관 정책자문단  선대위본부장, 전 수영구구청장
신혜숙 정책자문단  여성문화인권센터 대표
안준노 정책자문단  희망연대노동위원장, 前 한국노총부산본부상임부의장
안철현 정책자문단  경성대 법정대 정치외교학 교수
여창호 정책자문단  민주당 북강서갑선대위 위원장
원형은 정책자문단  부산인권센터 대표, 목사
유영국 정책자문단  정치학박사, 희망연대 지방자치위 위원장
이병환 정책자문단  희망연대 항만위 위원장, 前 항만노조협의회의장
이세일 정책자문단  부산기독교문화회 회장, 의사
이송희 정책자문단  신라대 교수, 희망연대 여성위 위원장
이숙재 정책자문단  여성장애인연대부설 성폭력상담소소장
이승렬 정책자문단  부산광역시의원, 사회복지법인, 새길공동체 이사장
이재홍 정책자문단  민주당 남구지구당위원장
이진걸 정책자문단  희망연대 청년위원장
이창용 정책자문단  
이철희 정책자문단  부산약사회 대의원총회 의장
이행봉 정책자문단  개혁과 통합을 위한 교수모임
이희원 정책자문단  전국건지대표, 희망연대보건의료위위원장
전윤경 정책자문단  낙동수산 대표
정이근 정책자문단  경제학 박사
정진우 정책자문단  민주당 북강서울선대위 위원장
정철상 정책자문단  (주)우연 대표, 희망연대 재정위원장
정홍섭 정책자문단  신라대 교수, 부산 I&C 이사장
조병식 정책자문단  의사
차성수 정책자문단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최택용 정책자문단  참여정치연구소 대표
하영환 정책자문단  부산약사회 사무국장
황호선 정책자문단  부경대교수, 부산비전21위원회 위원장
김재규 운영위원장  前 민주공원 관장
고봉석 운영위원  선대위 대외협력특위장
문정현 운영위원  희망연대 공동대표
변상경 운영위원  국참조직팀(백양)
원장희 운영위원  국참 공동본부장
허진호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  前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 희망연대 상임대표
노재철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동래구지구당 위원장
유정동 종합 민원실 실장  변호사
정윤재 정책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사상구지구당 위원장
조경태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사하을지구당 위원장
최인호 대변인  민주당 해운대기장갑지구당 위원장
ⓒ 오마이뉴스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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