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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26일 박 최고위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의 발언을 반기며 "앞으로 힘을 합쳐 민주당의 정통성을 수호하겠다"면서 전의를 가다듬었다.

그는 신당주도 세력이 추구하는 신당에 대해 "신지역주의를 일으키고 이념적 갈등을 더하게 될 것이다"며 신주류에 맞서는 대립의 각을 바짝 조였다.

특히 "정통모임을 지지하는 의원의 수가 원내교섭단체 정원을 넘어섰다"며 "분당이 되더라도 참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해 세과시에서 밀리지 않음을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 한화갑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화갑 전 대표가 민주당 해체를 반대하고 현재와 같은 신당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환영한다. 앞으로 힘을 합쳐 민주당의 정통성을 수호하겠다."

- 최근 발족한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정통모임)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신당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신당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정당의 틀을 바꿔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통성과 법통을 단절시키면서, 또 지금까지 민주당의 중도개혁노선까지 부정하면서 신당을 하자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민주당은 반세기가 된 정당이다. 독재정권하에서는 반독재 민주화투쟁으로, 6월항쟁 이후에는 정치개혁 입법을 통해 우리나라를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시킨 정당이다. 또한 IMF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기초생활보호법제정 등 민주화와 서민복지를 향한 혁혁한 전과를 올린 정당을 해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민주당은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반세기의 전통을 유지해온 민주정당이다. 따라서 신주류가 추진하고 있는 정당이 진보정당이 아니고 통합신당 즉 국민정당이라면 굳이 성격이 같은 현재의 민주당을 해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그렇다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신당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신당이 진보일색의 범개혁세력 단일정당의 성격을 갖고 추진된다는 점과 PK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려고 호남을 배제하려는 신지역주의에 매여있는 등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로 이념지향적 정당의 문제다. 정당이 어느 특정한 계층만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했을 때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만약 진보성향의 정당이 뜬다면 한국의 정당구도가 보수·진보 구도로 변화할 것이고 따라서 지금의 지역갈등과 함께 이념적 갈등 계층적 갈등이 더해져 국민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다.

때문에 신당은 지금의 민주당과 같은 성격 즉 중도개혁의 노선을 유지하는 미국의 민주당과 같은 국민정당의 틀을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전국정당을 위해 즉 PK쪽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탈(脫)호남과 탈(脫)DJ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PK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왔고 정치를 잘했다는 점을 내세워야 한다.

그러나 PK지역에서 의원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호남세력은 정계를 떠나있거나 물러나라는 식으로 특정지역을 약화시키고 인위적인 호남세 약화를 요구하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

정치인에 대한 심판은 오로지 당원과 국민이 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결정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또 다른 지역주의 즉, 신지역주의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신당은 어떤 창당방식과 인적구성 작업을 거쳐야 옳다고 보는가.
"신당은 민주당의 정통성과 법통을 유지하고 개혁적 국민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의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견지하면서 새로운 인사들을 대폭 영입하는 리모델링 방식이 현실적이고 적절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신당에는 합리적인 진보적 인사와 유능하고 깨끗한 중도·보수인사가 다양하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진보성향의 정치인들에게도 현재의 민주당과 같은 국민정당체제가 선거에서의 당선을 위해서는 더 유리하다. 왜냐면 국민정당성격의 후보로 나설 때는 보수성향 국민과 중도성향 국민의 지지를 받지만 순수한 개혁성향의 정당후보로 나설 때는 보수·중도층의 득표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보성향의 정치인은 환영하지만 우리당이 진보정당으로 될 필요는 없다는 소신에는 아직도 변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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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천 최고위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인위적 인적 청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실제 신당 주도세력에서 인위적 인적 청산을 기도한다는 구체적 징후가 있다고 보는가.
"인위적 인적청산은 신당주도세력들 전체의 뜻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다만 인적청산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지난번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석상에서 신당에 대한 나의 입장을 분명히 한 후부터 나온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인위적 인적 청산이라는 것이 의혹차원을 넘어 실제로 거명되고 있지 않나. 나는 이것을 신당의 성격이 겉으로는 통합신당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중도보수세력과 함께 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얼마전 이강철 민주당 대구시지부장 내정자가 실명을 거론하며 인적청산을 거론했다. 박 최고의원은 이씨의 발언이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노심(盧心)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가.
"나는 노 대통령의 뜻으로 보지 않는다. 인적청산이라는 것은 전제주의 체제 또는 군사독재정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그런 일에 개입했을 리 없고, 그럴 시간도 없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

- 정통모임이 신당 창당에 동의한다고 할 때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신당은 당내 공식기구에서 모든 세력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두 가지 조건을 지켜야 한다. 첫째, 민주당 해체는 안되고 둘째, 개혁적 국민정당의 성격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민주당 정통성 계승'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민주당의 정통성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유로든 당을 해산시켜서는 안된다. 신당 추진세력중 일부 강경파가 선명한 당을 만들려면 우선 민주당을 공중분해 시키고 한나라당 개혁세력, 개혁국민당, 그리고 일부 시민단체 인사들과 신당을 만들어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국회의원 2명 가진 개혁국민정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반세기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민주당을 해체시킬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또 하나, 개혁적 국민정당으로서의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지켜야 한다. 이 두가지가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길이다. 최근 각종여론조사에서 현재의 민주당이 한나라당 보다 지지도가 평균 10%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대선때 전국의 민주당원들이 노 대통령을 지지한 가장 큰 이유는 노 후보가 민주당이 내세우는 중도개혁노선에 입각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펴나갈 것이라고 신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 신당 추진세력과 '정통모임'이 지향하는 바가 달라 민주당이 분당될 경우 '정통모임' 의원들은 민주당에 잔류할 방침인가.
"정통모임이 지향하는 바는 민주당의 정통성과 법통을 지키는 것과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잔류라는 표현은 적당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확고부동하며 대다수 소속의원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우리는 민주당을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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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그렇다면 '정통모임'을 가리켜 지역주의에 기대는 낡은 정치의 연장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은 이미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당이 아니다. 우리가 민주당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중도개혁노선을 지키고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려는 것이지 호남패권을 지키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PK지역진출을 위해 그곳 주민의 정서가 탈(脫)호남, 탈(脫)DJ이기 때문에 동교동계, 보수파, 후단협 등을 정리하겠다는 것이 또 하나의 신지역주의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비호남출신이고 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전국정당의 이미지에 맞게 구성한다면 충분히 내년총선에서 영남권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분당될 경우 '호남판 자민련'이 탄생한다는 분석도 있고 더불어 또 다른 지역할거주의가 출현할 우려와 비판이 있는데.
"우선 분당은 막아야 한다. 지금의 민주당이 분당된다면 지역주의 정치가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계층간의 갈등도 뒤따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만약 분당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지금 같은 성격의 신당에 참여할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도 대거 진출할 것이므로 호남판 자민련이 될 걱정은 없다."

- 현재 '정통모임'에 참석하거나 지지하는 의원들은 얼마나 되고 누구인가.
"지금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압력과 회유를 받게되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공개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원내교섭단체 정원을 이미 넘어섰고 지금 정통모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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