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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바람이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하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이런 6월의 여행지에 가장 알맞은 고장은 어디일까? 보기만 해도 마음이 탁 트이는 푸른 바다가 있고 녹음이 짙은 울창한 산과 계곡이 있으며, 또한 거기에 그 고장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있는 여행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6월의 여행지 중에 가장 가볼 만한 곳! 동해의 바다를 소개한다.

▲ 6월의 동해안 바다풍경
ⓒ 최승희
일단 6월의 동해안은 일년 중 바다가 유일하게 연녹색을 띠는 장관을 연출하는 시기인데다가 피서 시즌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도 않기 때문에 여유롭게 바다내음을 즐길 수가 있어서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도권에 계신 분들의 경우에 거리가 멀어 넉넉하게 일정을 잡지 않으면 다녀오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시원한 바다와 먹거리를 기대하고 떠난다면, 고생만큼 낙도 많은 여행 코스이기에 여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하는 코스는 동해안의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평소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포구와 유적지들이다. 동해안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평소에 잘 알지 못해서, 혹은 다른 계획이나 일정에 밀려 선뜻 들어서기가 망설여지던 곳 몇 군데를 소개한다.

사실 동해안 바닷가에는 대포항을 비롯해 수많은 포구와 바닷가 마을이 있고, 그 마을마다 아주 독특한 풍경과 인심 그리고 먹거리가 있다. 그 중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속초에서 북쪽 고성군 간성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포구 마을 '공현진'을 소개한다.

▲ 공현진 마을 풍경
ⓒ 최승희
오늘의 첫 번째 코스인 공현진은 고성군 가진 항구와 남쪽의 송지호 해수욕장 중간에 위치한 조그만 항구로 해방 전에는 북쪽과 남쪽의 양양지역까지 운행하는 기차역이 있었던 지역이다.

예전엔 200여 가구가 넘는 큰 포구 마을이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도로가 생겨서 북쪽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항구를 직접 볼 수가 없고 가구수도 예전보다는 눈에 띄게 많이 줄었다.

이정표를 따라 구 도로로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마을과 항구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그맣고 아담한 공현진 마을이 나타난다. 특별한 숙박시설이 없는 만큼 하루를 묵고 갈 만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여름바다를 즐기기에 무척 좋은 경관을 가지고 있어 한 번쯤 꼭 들러볼 만한 드라이브 코스라고 할 수 있다.

▲ 공현진 항의 깨끗한 바다
ⓒ 최승희
물론 공현진에도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에는 피서지로 관광객들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공현진 마을의 해수욕장은 백사장 모래가 다른 지역보다 곱고 수심이 얕으며 바닷가 얕은 뭍이 잔잔한 암석으로 되어 있어 맑고 깨끗한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명한 포구나 해수욕장의 벅적거림이 부담스럽고 조그맣고 아담한 곳에서 한적하게 6월의 비취색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봉포항'과 이 '공현진' 마을을 꼭 한번 들려보시라.

두번째 코스로는 7번 국도를 따라 토성면 청간리를 지나다 보면 오른편 해변가 언덕 위에 서 있는 조그만 정자 하나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이다.

청간정 역시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가에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쉽게 들르는 곳이기도 하지만, 또한 많은 관광객들이 그저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간정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바다 풍경을 한 번이라도 내려다 본적이 있다면 그냥 쉽게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아직 그곳에 들려보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꼭 한 번 정자에 올라가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 청간정과 청간정에서 바라 본 동해바다
ⓒ 최승희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청간천과 동해 만경창파가 만나서 장엄하게 만들어내는 시원스런 경관은 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고 푸른 바다를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팔각지붕의 이 청간정은 제 아무리 더운 여름일지라도 그 위에 올라 있으면 땀이 금방 식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 혹자는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시원한 기운에 한기를 느낀다 하여 그곳을 동해의 서빙고라 부르기도 한다. 여름철 찌는 듯한 폭염에 시달린 분들이 땀을 식힐 겸 겸사겸사 올라보면 충분히 청간정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관광객들이 쉽게 지나치기 쉬운 세번째 코스는 동해안 여행 중에 가장 중요한 먹거리 코스 중의 하나이다. 고성군 죽왕면에 위치한 '가진항'은 처음 소개한 공현진 마을에서 바로 북쪽으로 마을이 보이는 조그만 포구로 고성지역에서 물회가 가장 유명한 고장이다.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도 자주 이곳을 찾아 물회를 즐길 만큼 오징어나 가자미 등으로 만드는 다양한 물회의 참 맛을 느낄 수가 있다.

▲ 가진항 물회식당 촌
ⓒ 최승희
물회는 싱싱한 자연산 오징어나 가자미를 회쳐 초고추장을 풀은 얼음물에 말아먹는 음식으로 더위를 쫓는 데는 그만한 것이 없을 만큼 시원하고 상쾌한 맛을 내는 향토음식이다.

물회는 거친 바다와 싸우던 어부들이 만든 음식으로, 회에 얼음을 붓고 양념을 해서 그대로 한 사발씩 퍼마시고는 바다로 나가야 했던 어부들의 습관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비린 맛이 전혀 없어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분들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여름철 음식이다.

▲ 가진항 한 식당에서 시킨 물회
ⓒ 최승희
가진항은 공현진과 간성읍 사이에 위치한 항구로, 그곳을 찾아가는 길은 7번 국도에서 마을로 통하는 도로를 이용하여 직접 갈 수도 있고 공현진 마을을 지나 새로 생긴 해안도로(우회도로)를 이용하여 바로 갈 수도 있다.

각종 회와 가자미와 오징어 물회가 유명한 식당들이 항구에 여러 곳 모여 있어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물회를 맛볼 수 있다. 모듬 물회가 일인분에 1만원으로, 제법 가격이 세지만 그 시원하고 알싸한 물회 한 접시에 상쾌함을 느끼는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질 만큼 강력한 맛을 자랑한다.

광범이네 횟집(033-682-3665)과 장수해녀 횟집(033-681-6455)이 현지에선 유명하다.

▲ 공현진에서 가진항까지 지도
ⓒ 최승희


싸고 맛있는 횟집 하나 - 속초 동명항 선창횟집

▲ 선창횟집
맛있고 싼 횟집은 어디 없을까? 동해에 내려와서 물치항이나 대포항 활어타운에 직접 다녀오면 좋겠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는 분들이라면 속초시 동명항에(영금정방향) 위치한 선창횟집을 소개한다.

관광객들보다 현지 속초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이 집은 싱싱한 활어를 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연산 광어를 언제든 맛 볼 수가 있으며 4인 기준으로 3~5만원 정도면 싱싱한 활어를 기분좋게 먹을 수 있다.

곁들여 나오는 해삼과 멍개 그리고 성게들은 덤인 셈이다. 조금 더 달라고 해도 기분좋게 서비스하는 주인장 아저씨의 마음 씀씀이가 반가운 횟집이다. (속초시 동명동 활어타운 033-632-5051) /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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