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이 다 그렇겠지만 지리산은 언제 가보아도 좋습니다.
유월 첫날,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기 위해 서둘렀습니다만 늦어 성삼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지 못하고 뱀사골로 향했습니다. 뱀사골은 경관이 아름답고 등반이 힘들지 않아 즐겨 다녔던 코스입니다만 꽃을 찍기 위해서는 가본 일이 없었습니다.
올라갈 때는 등산로로 가고 내려올 때는 강가 자연 체험로를 따라 내려왔습니다. 노고단에서 볼 수 있는 들꽃보다는 좀 못했지만 다양한 들꽃들이 반겨주었습니다. 고광나무, 때죽나무, 함박꽃나무가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화려하게 맞아주었고 아직까지 찔레꽃이 진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꽃이 무성하게 핀 산딸나무가 계곡 건너편에서 부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엉겅퀴가 위용을 뽐내고 있고 그 옆에는 뱀딸기, 붓꽃, 금낭화, 좀가지풀, 쇠별꽃, 뽀리뱅이, 개망초가 사이좋게 어울려 있었습니다. 산괴불주머니, 지느러미엉겅퀴, 참조팝나무를 처음 보게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들꽃이 아무리 아름답다해도 맑은 물, 바위 그리고 숲으로 어우러진 뱀사골의 아름다움에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뱀사골에 한번 가보세요. 몸과 마음이 새롭게 태어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