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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후
송재구 전 전남부지사와 강용재 전국민주화운동상이자협회 의장, 현지 원효사 주지 등 각계 인사 3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광주전남 정개추는 민주당의 신당 창당 갈등과 맞물리면서 지역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오는 12일 광주KT 빌딩에서 예정된 창립총회를 계기로 광주전남 정개추의 구체적 사업계획을 공표할 계획이다.

광주전남 정개추, 구심점 구축으로 집중력 길러야

광주전남보다 먼저 출범해 여러 사업을 펼치는 영남지역 정개추와 달리 광주전남 정개추의 공식활동은 뒤늦은 감이 있다. 또 영남지역 정개추가 공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광주전남 정개추는 수세적 측면이 더 강한 인상을 받고 있다.

현재 정치개혁추진위원회가 결성된 곳은 부산, 울산, 대구, 경남지역이다. 부산은 지난달 9일 정개추가 출범했고 경남은 조직 이름은 '경남참여운동본부'라고 달리 쓰지만 지난달 2일 결성됐다.

또 울산은 5월 27일 울산 정개추가 발족됐다. 대구 역시 지난달 15일 대구 정개추 준비위원회(위원장 이재용 전 남구청장)를 발족시켰다. 대구 정개추는 6월중 '개혁신당추진위'로 조직을 개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의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중 부산 정개추(위원장 조성래 변호사)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대신해 현지에서는 '개혁여당'대접을 받을 정도로 힘을 얻고 있다.

부산 정개추가 이렇듯 세가 모이는 이유는 명망가 몇 명의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주체세력을 중심으로 시민생활 속에 파고드는 정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정개추 위원장인 조성래 변호사와 정윤재 민주당 사상구 위원장, 최인호 민주당 해운대·기장갑 위원장, 노재철 민주당 동래구 위원장은 '핵심 4인방'으로 불리며 조직의 무게중심을 잡고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부산 정개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광주전남 정개추는 아직까지 조직을 아우를 리더십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광주전남 정개추가 공개적인 발기선언 기자회견에서 준비위원장마저도 내세우지 못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하기 나주병원장은 "정개추 발기인 선언 이전에 지역에서 해왔던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100인·1000인 선언의 맥락에서 보면 정개추의 공감대는 충분히 공유한 셈이다"고 말해 조직적 체계보다는 정치개혁의 당위성을 설파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광주전남 정개추의 활동이 본궤도에 신속히 오르고 조직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심점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주의 극복 위한 구체적 대안 제시 필요

ⓒ 오마이뉴스 이승후
광주전남 정개추는 발기선언문에서 "정치꾼들은 살아남기 위해 지역주의를 부추긴다"며 정치개혁의 장애물인 지역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광주전남 정개추의 주된 목표중 하나가 지역주의 청산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 청산을 다짐하는 단호한 발기선언문과는 달리 지금까지 광주전남 정개추의 활동은 그다지 활동적이지 못하다.

이에 대해 광주전남 정개추 발기인 김하기 나주병원장은 "지역적 특성"을 거론했다. 김 원장은 "이쪽(광주전남)이 민주당 본거지다 보니 인적청산 문제 등 여러 가지가 걸려있어 운신의 폭이 협소한 상황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세인 광주전남 지역에서 민주당 해체와 인적청산을 전제로 하는 신당에 뜻을 둔 정개추의 활동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개추가 지역주의 족쇄에 물려있는 것은 광주전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송철호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진영우 울산민주시민회 의장이 대변인 겸 운영위원장을 맡은 울산 정개추나 경남참여운동본부(본부장 김동민) 역시 높은 지역주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때문에 울산 정개추 관계자는 "2004년 총선에서 정치개혁을 실현하여 범개혁세력이 승리할 수 있도록 민주노동당, 개혁국민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등과 선거 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혀 단체간 연대로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엿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광주전남 정개추가 발기인 선언을 하게 된 동기중의 하나를 설명하는 김하경 나주병원장의 발언은 흥미롭다.

김 원장은 "지난 5월 18일 조성래 부산 정개추 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같이 하자'는 조 위원장의 권유를 받고 광주전남 정개추의 구체화 작업을 더욱 서두르게 됐다"고 밝혔다. 김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광주전남 정개추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영남지역 정개추 조직과 연대활동을 펼칠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영·호남이 연대해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며 "국민참여형 정치를 구현하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영·호남이 공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청사진 제시로 시민 공감대 형성해야

광주전남 정개추는 영남지역 정개추와 달리 호남지역 정서를 업고가야 한다. 즉 민주당으로부터 자유로운 영남과 달리 호남지역은 지역주의와 정치개혁 정서가 복잡하게 뒤엉키고 투영된 '민주당'이라는 존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 광주전남 정개추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 해체와 일부 정치세력의 청산을 전제로 하는 광주전남 정개추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전남 정개추의 첫 번째 단추를 언급한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의 발언은 음미할만 하다. 김 사무처장은 "광주전남 정개추는 자신들의 청사진을 제시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광주전남 정개추 기자회견은 발기인들의 '선언'만 있을 뿐 구체적 활동계획과 정책은 밝히지 않아 뜻있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샀다.

오는 12일 광주KT빌딩에서 창립대회를 갖는 광주전남 정개추는 이때 조직의 구체적 정책과 활동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남지역에 비해 활동력과 구체적 내용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광주전남 정개추가 앞으로 어떤 비전으로 정치개혁 '서남풍'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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