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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읍 내평리 고분에서 수습된 토기편.
ⓒ 최연종
백제시대 능주의 행정구역이었던 이릉부리군(爾陵夫里郡)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최근 능주 일원에서 발견된 5기의 고분에 대한 지표조사 결과 청동기 시대에서부터 백제시대에 이르는 화순 고대사회의 시대별 권력의 이동, 중앙권력과 토착세력의 관계가 그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청동기 시대에는 세형동검과 팔주령 등 국보급 유물이 발견된 도곡면 대곡리와 능주면 백암리에 상당한 권력을 가진 세력이 존재했고, 삼한시대(철기시대)에는 도암면 용강리, 화순읍 연양리가 중심지역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국시대 중기가 되면 능주의 이릉부리군의 토착세력이 화순천변에 있는 계곡을 따라 생활하며 구릉 위에 고분을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화순읍 내평리와 연양리, 능주면 백암리 일대에 대규모 고분을 축조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세력이 출현하며 6C 중엽 이후에는 능주 천덕리 일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 화순읍 내평리 고분. 일제에 의해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 최연종
화순군은 최근 문안식 군 문화재 전문위원 등 관계 공무원이 능주 백암리에서 삼국시대 고분 1기를 발견한데 이어 같은 장소에서 2기를 추가로 발견했다.

또한 화순읍 내평리와 연양리에서도 각각 1기씩 등 최근에 5기의 삼국시대 고분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내평리 고분은 높이 5m, 가로 10m내외로 원형은 남아 있으나 일부는 훼손된 채 발견됐다. 고분 주위에서 다수의 토기편이 수습됐으며 광주박물관의 확인결과 백제 횡혈식 석실분으로 추정됐다.

현지 주민들은 이 고분을 말 무덤이나‘고려장’으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이미 석실이 열렸던 것으로 보아 일제에 의해 도굴된 것으로 보인다.

연양리 고분은 공동묘지 정상 일대에 완만하게 솟아 있으며 높이 7m, 가로 30m, 세로 20m 내외 대규모 고분으로 주변에서 토기편이 1점 밖에 수습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도굴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분 사면에 다수의 민묘가 조성돼 원형이 훼손됐다.

▲ 화순읍 연양리 고분. 주변에 공동묘지가 조성돼 있다.
ⓒ 최연종
지금까지 조사된 유적, 유물이나 최근 발견된 고분들을 볼 때 능주 백암리와 도곡 대곡리 일원에서 살던 청동기인들은 3C 초 삼한시대(철기시대)에 이르러 도암면 용강리에 토광묘와 옹관묘를, 같은 시기에 화순읍 연양리에 옹관고분을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가 되면 막강한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은 화순읍 내평리와 연양리, 능주 관영리와 도곡 농공단지에, 그리고 능주면 백암리 일대의 구릉에 고분을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백제 후기에는 지석천과 화순천이 만나는 천덕리 일대에 중심 취락을 형성하면서 천덕리 회덕 고분을 축조한 알려졌다. 이로써 백제 이릉부리군은 화순천변에 가까운 능주면 천덕리와 백암리, 그리고 화순읍 연양리, 내평리 일대가 중심 지역이었음을 말해 준다.

▲ 연양리 고분. 주변에 민묘가 조성돼 있다.
ⓒ 최연종
즉 삼국시대 중기 이릉부리군의 중심지는 화순읍이나 능주면사무소 일대가 아니라 능주 백암리, 연양리, 내평리 일원으로 최근 발견된 고분에 대한 지표조사 결과 추정된 것이다.

이 세력은 지석천을 따라 도곡 쌍옥리 부근의 옥계고분을 축조했을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이릉부리군은 능주면 천덕리를 중심으로 취락을 형성한 뒤 뱃길로 연결되는 도곡면 쌍옥리와 화순읍의 토착세력과 관계를 맺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 세력은 강 건너에 비봉산성을 축조한 것이다. 백제 후기가 되자 중앙권력의 지방지배가 강화되면서 중심지는 다시 천덕리 회덕고분군으로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릉부리군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경덕왕 때 이르러는 능성군(綾城郡)으로 재편된다.

▲ 화순읍에 있는 남산공원. 삼국시대에 축조된 고성으로 추정된다.
ⓒ 최연종
한편, 능주의 이릉부리군과 화순읍의 잉리아현(仍利阿縣)은 공설운동장 뒤 화순천이 자연적인 경계가 됐다. 현재 군민회관이 있는 남산은 고성지(古城址)로서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산의 서쪽 단애를 보면 구릉을 깎아내 급경사를 만들고 부분적으로 토축, 혹은 석축을 했는데 거의 파괴된 채 방치되어 있다.

현재 광덕리 일대가 성안에 해당되며 성안 중심부에서는 삼국시대 토기편이 출토됐다. 화순군은 공설운동장에 문예회관을 건립한 뒤 군민회관을 헐고 남산 일대의 성을 복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식 전문위원은 “최근 발견된 청동기 유물과 삼국시대의 고분에 대한 현지 조사결과 백제 이릉부리군의 실체가 밝혀져 그 의의가 크다”며 “다만 현재까지 조사된 자료를 통해서만 연구가 이뤄지는 한계가 있어 향후 발굴이나 조사가 더 이뤄지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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