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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천터미널 뒤 금호월드 복합상가 전경
광주 광천터미널 뒤 금호월드 복합상가 전경 ⓒ 이국언

지하 5층 지상 17층 1만7000평 복합건물의 일부분인 금호월드는 원 소유자는 따로 있고 그동안 시공과 분양을 금호건설에서 맡아 관리해왔다. 금호건설은 애초 1층 이 부지에 은행지점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IMF를 맞으면서 분양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 상가건물에는 현재 가전업과 컴퓨터, 가구점, 혼수품 등 720여 점포가 입주해 있으며 분양자는 680여명이다. 광주에서 이런 대규모 상가분양은 첫 사례여서 분양 당시 투자가치를 두고 한때 이목을 끌기도 했다.

"투자자 동의없이 용도 변경, 사기분양"

이 상가 투자자들은 "금호건설이 분양 투자자의 동의도 없이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했다"며 "사기분양으로 점포가격이 하락하는 등 재산상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상가 2층에서 가전업체를 운영중인 안이근(55)씨는 "금호건설은 분양당시 은행을 입주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은행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해 분양을 받은 것인데, 그 약속을 어겼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들어설 업무시설을 빼면 1층 면적이 협소해 손님이 2층으로 올 것으로 생각해 일부러 2층을 분양 받았다"며 "1층에 큰 가전업체가 입주하면 큰 곳으로 손님이 몰리지 작은 곳으로 오겠느냐"고 말했다. 안씨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임차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기업 횡포에 소상인들만 손해를 입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층에 입주한 점포 업주들은 1층에 동종 업종이 입주하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판단에 따라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층 가전업체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민경주 소장은 "업무시설과 판매시설은 같은 군으로 분류되고 있어 용도변경이 문제되지 않는다"며 "상가를 계속 비워둘 수 없어 소수 반대 의견이 있는 줄 알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충분한 동의 구해, 소수 이견은 있다"

민 소장은 "IMF로 은행 통폐합이 이뤄지면서 인근에 있던 동화은행과 외환은행 점포도 문을 닫는 마당에 은행유치는 어쩔 수 없었다"며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가 아닌 경우 어떤 은행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 소장은 "공사비는 뒷전이고 미분양이 발생해 관리비도 못 내고 채무만 늘었다"며 "1층 상인들의 경우 쓰레기장이 된다며 왜 점포를 비워두느냐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또 "10년~20년 방치상태로 그냥 놔 둘 수는 없다"며 "관리단과 4차례 회의를 갖는 등 충분한 동의를 구했지만 집합 상가이다 보니 소수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은행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높은 임대료를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임대료를 싸게 했더라면 은행이 들어왔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용도변경 매각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사전에 알렸는데 투자자 의견을 무시하고 편법을 저질렀다"며 "피해보상을 위한 적극적 권리행사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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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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