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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문소녀
또문소녀의 첫 번째 책 <초경파티(노지은 이현정 글/ 장정예 그림, 또문소녀, 2002)>는 '신나는 초경맞이'를 위한 책이다. 여성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최초의 표시로써 월경은 이제까지는 부끄럽고 불편한 것, 감추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초경파티>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대해 물음을 제기한다.

"정말 월경이 부끄럽고 불편하기만 한 것일까?"라고.

<초경파티>는 소녀가 초경파티 초대장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달 여신의 신전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서 '소녀에게 꼭 필요한 지혜의 선물'을 받기 위해 소녀는 여행길에 오른다.

<초경파티>가 추천하는 월경통 다스리기

·아로마 오일로 복부나 허리를 마사지한다.
·탄산음료나 카페인 음료 대신 물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차나 인삼차를 마신다.
·다리를 45도 각도로 들어올린다.
·뜨거운 목욕을 하거나 따뜻한 물주머니를 댄다.
자궁성과 달거리, 월경 오두막 등을 지나면서 소녀는 월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한다. 소녀는 점차 월경이 무엇이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월경의 주기는 어떻게 계산하고 월경통 치유법은 무엇인지, 자궁은 어떻게 생겼고 무슨 기능을 하는지 등 월경과 여성의 몸에 대해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나라와 시대에서 월경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등도 보게 되는데 초경을 한 여자는 달의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중앙 아프리카의 자이레, 여성이 초경을 하면 온 마을이 잔치를 벌이는 인도 남부 실론 섬 등의 풍습이 소개되어 있다.

<초경파티>는 월경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도 하고 있다. 패드와 탐폰 등의 월경대의 장담점을 비교하여 때와 용도에 맞게 월경대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천연 고무컵이나 스펀지 등의 대안 월경대와 함께 대안 월경대를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초경을 맞은 소녀들을 위해 초경을 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세탁법 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또한 책 커버 안쪽에 커다란 월경 달력을 만들어 두어 소녀들이 자신의 월경 주기를 기록하면서 "내 몸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무늬"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

‘월경’이라고 말하자!

월경은 달거리, 멘스, 생리 등의 다양한 말과 함께 쓰인다. 순 우리말인 달거리는 달마다 지나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멘스는 '달의 변화'를 뜻하는 영어단어 멘스트루에이션(menstruation)에서 따온 말이다. 요즘 가장 흔히 쓰이는 말은 생리인데 <초경파티>는 생리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생리라고 하면 더럽거나 수치스러운 것을 에둘러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당당히 말하자! 월경이라고.
<초경파티>는 월경은 부끄럽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일어나는 놀랍고도 신비로운 일"이며 "신나는 인생이 시작된다"는 징표라고 답한다. 또한 단순히 몸가짐을 조심해야 하고 숙녀답게 매무새를 깔끔하게 해야한다는 당부만으로는 소녀들의 성장에 대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월경이 자랑스럽고 신비로운 것임을 소녀들 스스로가 인식할 때 소녀들은 비로소 자신의 주인으로서 자신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특히 많은 삽화가 곁들여져있고 쉽게 씌어져 누구나 단번에 그리고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강점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기에 <초경파티>는 여성으로서의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많은 소녀들을 위한, 그리고 그들의 부모를 위한, 그리고 그들과 어우러져 살아갈 소년들을 위한 책이다.

소녀는 이 여행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신감과 몸에 대한 긍정적인 정체성이라는 여신의 선물을 받게 된다. 많은 소녀들 역시 이 여행을 통해 여신의 선물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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