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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철폐와 관련하여 총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학벌없는사회 전국학생연합(이하 학생연합)>은 7월 25일 서울대 본관 앞에서, ‘정운찬 총장의 학벌관련 망언’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연합은 학벌타파를 희망하는 시민의 뜻을 ‘포퓰리즘’으로 부른데에 대한 정운찬 총장의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연합은 문제의 발언이 국립서울대학교 총장의 발언으로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와 관련하여 당일 총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총장 부재로 인해 성사되지 못했다.

ⓒ 전준홍
사회자인 이성민씨는 총장 면담 실패 후 가진 회견에서 “국립서울대의 총장의 위치라는 것은 거의 교육부차관과 맞먹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질서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할 말에 대해서 모든 국민들이 동의하고 위안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지 어떻게 동문과 학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문지기 역할을 자초하는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다시 정운찬 총장이 자신들을 “포퓰리즘에 빠지고 학벌 피해의식에 빠진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학생모임측은 학교측의 비협조로 회견장에 쓸 탁자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로 부담되는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선발대로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이성민씨는 “총장이 상당히 긴박하게 반응한 것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위기의식을 심어줬다는 데에서 나름대로 평가하자면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7월 3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학생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 <학벌관련 망언 규탄> 2차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정운찬 총장의 발언 파문은 지난 21일 한 일간지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불거졌다. 정운찬 총장은 인터뷰에서 “대학서열 철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생각된다”라는 발언과 함께 ‘고교 입시 부활 제고’와 ‘서울대 지원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벌없는 사회>의 사무처장 김태수씨는 “서울대 지원 확충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교입시를 주장한 것이 우리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포퓰리즘이라는 말로 비하를 했기 때문에 학생모임을 중심으로 하여 항의차 대학을 방문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운찬 총장님은 절대 안 만나실 겁니다"

정운찬 총장의 학벌 관련 발언을 보는 서울대 학생들의 시각은 어떨까. 서울대 경제학과 홈페이지의 익명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을 살펴봤다. 게시판의 첫 화면에는 정해진 규칙을 지키지 않는 글은 삭제된다는 경고가 붙어있다.

규칙중 하나는, ‘2. 학과간, 단대간, 학교간 서열논쟁 혹은 그를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인데 최근 일주일 새 일어난 사건들로 이 규칙이 잘 지켜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정운찬 총장관련 기사는 거의 전문이 수록되어 경제학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현재 사태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7월 21일 인터뷰 기사에 대한 답글은 ‘믿음직’, ‘총장님 존경합니다 ㅜ_ㅜ’와 같은 내용에서 '총장님도 팩트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하신 것 같다'나 ‘총장님은 생각이 깊으신 분’이라는 말에 ‘저 글 하나보고 그런 말이 나오냐’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본격적으로 학벌타파운동에 대해 반감을 보인 것은 24일자 <오마이뉴스> 기사의 전문이 실리고 나서다.

그 답글에는 ‘서울대 죽이기가 맞네... 아 더럽네 진짜...’, ‘학벌없는 사횐지 뭔지 실력이나 키우고 말해라’는 부정적 답글이 대부분이다. 서울대 죽이기를 말로만 외치지 말고 실력으로 승부하여 납득시키라는 말로 이해된다.

재미난 글도 있다. 6441번의 답글에서는, ‘폐해는 ( )이 다 만들고 괜히 욕은 우리가 먹고 이게 머지?’면서 학연을 중시하는 풍조를 비판하되 그 잘못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보고 있다.

25일자 언론에 보도된 <학벌없는 사회 전국학생 모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다.

‘(총장님은) 무뇌아들과는 절대 안 만나실 겁니다’
‘일같은 일을 안하니 밥먹지 마라’
‘뇌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 정도의 가치는 있겠군-_-’


각자의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기 힘들 듯 하다. 무엇보다 서울대 내부적으로 아직까지는 '그들 방식대로의' 개혁에 공감하는 분위기기 형성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총장님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는 사람들과 '절대 안만나실겁니다'라고 붙잡는 서울대인들이 어떤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간다. / 전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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