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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장들이 한해동안 1백일 넘게 출장을 다녀온 기록
일부 교장들이 한해동안 1백일 넘게 출장을 다녀온 기록 ⓒ 최인
박일범 위원이 2002학년도 학교장 출장 현황과 관련해 전북도내 7개 시군 지역을 표본 조사한 결과, 대상 학교 379개 학교 가운데 30.6%인 116개 학교 교장이 60일 이상, 18.5%인 70개교 교장이 수업일수의 3분의 1이 넘는 70일 이상 출장을 갔으며, 백일 이상 출장간 교장도 9명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출장비도 2백만원 이상 사용한 교장은 모두 75명이었으며, 그 가운데 3백만원~4백만원 17명, 4백만원~5백만원 2명, 5백만원 이상 2명, 심지어 한해동안 6백만원 이상의 출장비를 사용한 교장도 1명 있었다.

2003학년도 1학기 동안에도 비슷했다. 수업일수의 40% 정도인 40일 이상 출장간 교장이 34명으로 그 가운데 3명은 60일 이상 출장을 기록(?)했다.

학교운영비는 교장 '호주머니 돈'?

6백만원 넘게 출장비 쓴 익산 모 교장의 출장비 반납 내역
6백만원 넘게 출장비 쓴 익산 모 교장의 출장비 반납 내역 ⓒ 최인
2003학년도 1학기동안 백만원 이상의 출장비를 사용한 교장은 조사 대상 379개교 교장 가운데 24.5%에 이르는 93명이었으며, 그 가운데 2백만원 이상 사용한 교장은 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 교장은 상습(?)적으로 출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질의를 한 전라북도 교육위원회 박일범 위원은,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장 출장 문제를 지적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전북지역 각급 학교장 가운데 70일 이상 출장을 기록한 교장과 3백만원 이상의 출장비를 사용한 교장은 몇 명이나 되는지 파악해 자료로 제출’할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다.

박 위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 익산의 J중학교 S 교장은, 지난 한해 동안 92일을 관외로 출장갔으며, 632만원을 출장비로 사용했다가 문제가 되는 바람에 익산교육청으로부터 216만원을 환수조치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데도 이 교장은 2003학년도 3월부터 7월까지 47일을 출장 처리했으며 출장비로 374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위원은 조사 결과, "익산 J중학교 S 교장은 공예품 대전 참여 등 하여튼 안 간 곳이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출장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며 "이처럼 잦은 출장을 가는 교장들로 인해 교사들이 업무결재의 어려움으로 학교 업무추진에 차질이 발생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교장들이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함으로 인해 학교경영에 빈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출장 명령 내고, 자신이 결재하고 출장비 빼가

이들 잦은 출장을 간 것으로 나타난 학교장들은, 자신들이 출장 명령을 내고 본인이 학교장 직인으로 결재를 하고 출장비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장지나 출장 목적 등이 불분명해 실제 출장을 갔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은 문용주 전라북도 교육감에 대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또 알고 있었다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물었으며, 교육당국의 학교장 지도감독 소홀을 질책했다.

지난 11개월간 114일 출장 기록한 교장이 지역교육장에 임용돼 논란 예상

학교장 출장비 문제 제기한 전북도교위 박일범 위원
학교장 출장비 문제 제기한 전북도교위 박일범 위원 ⓒ 최인
박 위원은 또, 과다한 출장과 출장비를 사용해 교사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교장이 교육장에 임용됐다며, 그런 교장을 교육장에 임용해도 괜찮은지를 교육감에게 따졌다.

교육장 공개전형을 통해 오는 9월에 지역 교육장에 임용되는 K 교장은 진안 모 학교에 근무했던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무려 114일을 출장간 것으로 조사됐다.

박 위원은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고유권한이라는 명분만으로 교육장 임용을 강행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히고 있어 처리결과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박 위원은 20일 교육감의 답변을 들어 본 후 납득하기 힘든 정도라면 보충질의를 통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일범 위원은 ‘출장이 빈번하고 과다한 출장비를 사용한 교장 가운데는 정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교장들이 많다며, 교육당국도 정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교장이 근무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3년마다 한번씩 하는 종합감사를 대충 실시하고 있어 이런 문제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종합감사의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용주 교육감은 이날 오후 전라북도 교육위원회실을 비공식적으로 찾아, 이같은 문제제기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을 보였으며, 일단 철저하게 감사해 시정하고 가능하다면 환수조치까지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박 위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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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1988~2014)와 프레시안(2018~2021) 두군데 언론사에서 30여년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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