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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광화문역 선로점거와 관련해 전격 구속된 김도현씨
5월 28일 광화문역 선로점거와 관련해 전격 구속된 김도현씨 ⓒ 이철용
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인 20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사전에 의도된 것으로 그간의 보강수사에서 '시위를 하는데 왜 장애인들을 대동하고 나왔느냐?' 또는 '장애인들을 이용해 장애인문제와 관련 없는 다른 주장들을 펼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는 등 장애인이동권과는 상관없는 범법행위로 짜맞추기 하려했다"고 밝혔다.

5월 28일 지하철 광화문역 선로점거는 계속적인 지하철역 사고에 대해 서울시장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5월 19일 서울시청 장애인복지과를 점거한 사건과 고리를 같이 하고 있다.

이동권연대는 당시 서울시 복지여성국장과의 대화에서 책임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지하철을 세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이동권연대는 서울시가 책임있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음에 대한 항의로 광화문역 선로점거를 감행한 것이다.

이번 김도현씨의 구속에 대해 20일 이동권연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구속사태를 김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장애인이동권연대 전체에 대한 비열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김씨의 석방을 위해, 장애인이동권의 완전한 쟁취를 위해 더욱 강고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밝혔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정당한 권리확보를 위해 함께 투쟁해 왔던 김도현 동지를 편파적인 법 적용을 통해 구속시켜버렸다. 장애인의 기본권을 말살하고 정당한 권리의 확보를 위한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서만 휘둘러지는 그러한 법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그러한 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법을 떠나 장애인의 생존권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검찰의 조치에 대해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것은 분명히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선로를 점거했는데 비장애인만을 구속시킴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애이동권 운동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표는 "광화문 선로점거는 장애인이 주체가 되어 생존권 투쟁의 차원에서 감행한 것이고 비장애인은 단순 도우미의 역할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배후 조종을 받고 움직이는 것처럼 여김으로 장애인의 주체적인 운동을 시혜와 동정으로 대상화시키는 단면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검찰과 법원이 당당하다면 선로를 점거한 장애인을 구속시켜야지 단순히 도움을 준 비장애인만 구속시키는 행태는 법의 형평성을 잃은 것이며 다시 한번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것"이라며 "김씨를 구속한다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장애인도 구속시키라"고 요구했다.

5월 28일 광화문역 선로점거시 휠체어 장애인 이광섭씨가 경찰에 의해 들려나오고 있다.
5월 28일 광화문역 선로점거시 휠체어 장애인 이광섭씨가 경찰에 의해 들려나오고 있다. ⓒ 이철용
김도현씨는 경찰에 제출한 변론요지서에서 자신의 장애인권운동과 관련한 활동과 생각, 광화문역 선로점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장애인에 대한 일상적 차별과 생존권 침해의 근저에는 늘 장애인이동권의 침해가 있었다는 점과 장애인의 열악한 현실, 장애인 이동권 침해로 인한 장애인의 사망 등 현실을 들며, 선로점거에 어느 정도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의도는 지하철의 운행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장애인이동권의 현실과 그 문제의 절박함을 사회적으로 알리려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실제로 이 사건은 20분만에 마무리되었고, 누가 다치거나 기물이 손괴된 사실이 없음"을 들어 선처를 요청했다.

김씨는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2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다가 집시법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선고를 받기도 했었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오는 22일 금요일 오후 1시에 검찰에 항의방문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성명서] 김도현 동지의 구속에 대한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입장
김도현 동지에 대한 편파 수사와 부당 구속을 중단하고, 장애인이동권 보장하라!

1. 지난 5월 28일, 장애인이동권연대의 광화문역 선로점거 시위와 관련하여 검찰은 김도현 동지를 8월 20일 전격적으로 구속하였다. 우리는 이번 구속사태를 김도현 동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장애인이동권연대 전체에 대한 비열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김도현 동지의 석방을 위해 그리고 동지의 바람이기도 했던 장애인이동권의 완전한 쟁취를 위해 더욱 강고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서두에 밝힌다.

2. 장애인이동권투쟁의 한 계기가 되었던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의 박소엽씨 추락사망사고 이후에도, 지하철역에서 장애인들의 죽음과 사고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시설의 미비와 관리의 소홀로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하다 죽거나 다치더라도, 그 모든 책임을 혼자 떠 안게 되는 불합리하고 분노스러운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3. 2002년 발산역추락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무책임한 작태에 이어 올해 5월 14일, 송내역에서의 장영섭씨(시각장애 1급, 58세) 추락 사망사건 이후에도 정부당국의 이러한 기만과 무책임한 행태는 반복되었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우리의 절박함과 요구를 알려내기 위해 너무나 정당한 투쟁으로서 광화문역 선로 점거 시위를 전개한 것이다.

4. 김도현 동지는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투쟁, 장애인 노동권·교육권 쟁취를 위한 투쟁, 그리고 장애인이동권연대의 투쟁 등 장애운동의 현장에서 항상 우리의 곁에 있었던 너무나 소중한 동지였다. 그리고 그러한 투쟁의 와중에 지난 2001년에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형(刑)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의 과정 속에서 장애운동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문제를 진보적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난 2월부터는 인권운동사랑방 부설 '인권운동연구소'에서 상근연구원으로 일해왔다.

5. 하기에 동지는 현재 장애인이동권연대의 투쟁에 대해 일상적으로 논의하거나 책임을 지는 위치에는 있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은 단순히 도움을 요청받고 참여했던 김도현 동지에게 이번 투쟁에 대한 사전 공모와 주동자의 혐의를 덧씌우기 위한 짜맞추기식의 무리한 수사를 계속해 왔으며, 또한 수사의 과정에서 "시위를 하는데 왜 장애인들을 대동하고 나왔느냐?" "장애인들을 이용해 장애인문제와 관련 없는 다른 주장들을 펼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 라는 질문을 하는 등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목숨까지 내걸고 투쟁하는 장애인 주체들을 철저히 대상화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분열시키며, 시혜와 동정의 이데올로기로 장애 운동의 정당한 요구를 희석시키려는 비열한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6. 또한 이 땅의 사법부는 장애인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서는 "그러한 권리가 헌법으로부터 직접 도출되지 않으며, 장애인들의 사회활동참여와 복지증진을 위하여 국가가 구현해 주어야 할 사회적 기본권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야만적인 판결을 내리면서도, 이러한 정당한 권리의 확보를 위해 함께 투쟁해 왔던 김도현 동지를 편파적인 법 적용을 통해 구속시켜버렸다. 장애인의 기본권을 말살하고 정당한 권리의 확보를 위한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서만 휘둘러지는 그러한 법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그러한 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7. 이 땅의 사법부와 검찰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장애인 주체들을 철저히 우롱하고 대상화하는 작태를 멈추고, 김도현 동지를 즉각 석방하라! 만일 그렇지 않을 시에는 장애인이동권연대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더욱 치열하고 강고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

2003년 8월 20일 /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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