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오전 7시, 한국 기독교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종로5가에 자리잡은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대강당. 최근 31억원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홍도(금란교회) 목사는 이날 이 시각 이 곳에서만은 한국기독교의 위대한 순교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김 목사 석방을 위한 모임인 '한국기독교 교회수호대책위원회(위원장 지덕 목사)'는 1000여명의 금란교회 교인이 참석한 이날 '김 목사 석방 및 교회 수호를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공권력에 억압받는 김홍도 목사 구출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좌경 친북 세력에 대항하는 애국자인 김 목사의 구속은 기독교 탄압이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친북세력 대항하는 애국자"
이날 기도회는 신신묵(한강중앙교회) 목사의 사회, 김진호(감리교 감독회장) 목사의 기도, 신현균(성민교회 원로) 목사의 설교, 최병두(예장통합 전 총회장) 목사와 윤낙중(예장개혁 총회장) 목사, 이상형 구세군사관, 홍순우(한국복음주의협의회 전 회장) 목사 등의 특별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또 김홍도 목사의 큰 사위이며 임시 담임목사 대리인 최정렬(37) 목사의 '김 목사 구속 경과 보고'와 한창영(수호대책협 상임총무) 목사의 결의문 낭독, 김세영(수호대책협 서기) 목사의 구호제창, 이만신(중앙성결교회 원로) 목사의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
이 기도회를 주최한 수호대책협은 김홍도 목사 석방을 요청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던 교계 인사들이 2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결성한 모임으로 현재 길자연·최해일·최성규 목사 등이 명예회장, 신신묵·박정근·박태희·정인도·조병창·최병두·윤낙중·엄기호·엄신형·이상형·최승강·한창영·정재규·정창화 목사와 김경래·유상열·정연택 장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 발족 취지에 대해 “10만여명의 성도를 가진 대교회 담임목사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구속 사유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구속한 것은 정치적 탄압일 수 있다”며 “기독교계 지도자를 이처럼 쉽게 구속하는 현 정권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도회 설교를 맡은 신현균 목사는 '교회를 수호하자'는 제목의 설교에서 "김홍도 목사 구속은 다분히 종교 탄압의 소지가 있으므로 당장 철회돼야 한다"며 "김 목사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낙중 목사는 '교회를 파괴하는 사탄의 세력을 막기 위하여'란 제목의 특별기도에서 "마귀와 공산주의, 좌경세력과 무시로 싸웠고, 교회 안의 자유주의 무신론 신학과 싸웠던 김홍도 목사님을 적그리스도와 공권력이 편향된 언론의 힘을 빌려서 부당하게 침노했다"고 주장했다.
윤 목사는 또 "부당한 공권력에 굴하지 말게 하소서! 교회와 진리 수호 위해 한국교회가 손에 손잡고 나가도록 주여 이루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오 신부 불구속 · 김 목사 구속은 종교탄압!"
'고난 중에 있는 김홍도 목사를 위해' 기도한 홍순우 목사는 "세례요한은 불의의 세력에 대항하다가 죽음을 당했고 김 목사는 북의 잘못된 것 책망하다가 당했다"고 전제하고 "요셉이 감옥에 들어갔지만 결국 복을 받은 것처럼 김 목사가 현재 화를 입어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만 하나님 함께 하시면 더 좋은 길이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수호대책협 위원장 지덕(강남제일교회) 목사는 인사말에서 "열심히 통성기도를 하면 한국교회가 수호되고 김 목사가 예정보다 일찍 석방될 것을 믿는다"고 말하고 "김 목사는 감리교와 한국교회를 대표해 남산에서 떨어진 돌을 대신 맞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 목사는 "김 목사는 죄가 있어서 돌을 맞은 것이 아니고 한국교회가 하나되기 위해서 대신 돌을 맞은 것이다"고 거듭 강조하고 "(김홍도 목사의) 순교의 피는 헛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란교회 임시 담임목사 대리 최정렬 목사는 경과보고에서 "김홍도 목사는 8.15 구국집회를 하루 앞두고 사전구속영장이 집행돼 성동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고 말하고 "인터넷 일부 언론의 음해·왜곡·편파 보도에 이은 영장집행은 매우 부당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최 목사는 "지난해 10월 유모 장로 등이 고발이 있은 후 검찰이 8개월 동안 내사하면서 많은 참고인을 비롯 김 목사를 4차례나 소환했다"며 "그동안 금란교회와 김 목사는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혐의 부분에 대해 합법적 결의절차를 거친 지출이었다는 점을 입증했음에도 검찰은 고발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특별기도회 사회자인 신신묵 목사는 "김 목사 구속은 어떤 모양이라도 한국교회 탄압이다"고 전제하고 "대형교회 50개를 순번으로 정해 놓고 (국가기관)이 친다는 얘기 있다. 모조리 죽인다는 얘기다. 김 목사는 첫 번째 희생자일지도 모른다"는 소견을 털어놨다.
수호대책협은 이날 공식적으로 채택한 결의문에서 "교회를 파괴하는 어떤한 사탄의 세력도 물리치고 한국교회를 끝까지 수호할 것을 다짐한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김 목사 구속한 것에 대한 사직당국 책임자가 한국교회 앞에 정중히 사과할 것과 김 목사의 즉각 석방"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또 찬송가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제창한 참석자들은 '△좌익세력 판치는 우리조국 수호하자 △신앙으로 무장하여 한국교회 사수하자 △공권력에 억압받는 김홍도 목사 구출하자'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 사법당국을 향한 전의를 불태웠다.
구호 제창을 인도한 김세영(수호대책협 서기) 목사는 "이 같은 구호가 청와대 국정원 동부지청에 울려 퍼질 수 있게 하자"고 호소했고, 정창화(수호대책협 사무총장) 목사는 광고시간을 통해 "경기도 화성 지하 20미터에 땅굴이 있는 상황에서 애국세력 선봉장 대장군 김홍도 목사가 구속됐다"며 "김 목사는 그렇게 가둘 인물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