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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책 추진 문건
ⓒ 오마이뉴스
시멘트업계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별도의 언론대책팀을 구성,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수 억원대의 예산을 편성, 언론사에 광고공세와 함께 취재기자들에게도 촌지를 살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29일 단독입수한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책 추진' 문건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되기 하루전인 지난 20일부터 한국양회공업협회 상무이사를 팀장으로 5명의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됐으며,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비판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홍보대책을 마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 따르면, 또 이들 태스크포스팀은 시멘트 업계, 정부(산자부, 건교부) 및 운송사업자와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지속하며, 팀 소요예산으로 4억700만원을 준비한 것으로 되어 있다.

▲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책 추진 문건. 취재지원비로 기자 한명당 30만원씩 책정돼 있음을 볼수 있다.
ⓒ 오마이뉴스
특히 언론대책 추진비로는 3억5900만원이 편성되었는데, 기자 취재지원비 명목으로 한 기자 당 30만원씩 일간지 및 경제지 기자 20명을 상대로 600만원을 집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신문광고비로 3억4900만원이 편성되었는데, 5대 주요일간지(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문화)에 2억 5000만원, 4대 경제지(한국경제, 매일경제, 서울경제, 헤럴드경제)에 9600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시멘트업계의 이같은 입장을 담은 광고는 지난 25일치 이들 조석간 신문에 계획대로 일제히 실렸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산자부와 운송업계가 공동으로 진행한 '시멘트운송 정상화 발표' 선언을 취재하러 갔던 한 기자는 "당시 협회 임원이 따로 불러 봉투를 주려고 했다"며 "나 이외에도 다른 기자들에게 촌지를 주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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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8월 25일자에 실린 시멘트운송업계 입장 광고

한편, 이번 문건은 지난 27일 산자부와 시멘트업계의 공동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작성해온 산자부 직원이 일부 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내는 과정에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국운송하역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은 "지난 5.15 노정합의 이후 교섭을 계속 해오다가 8월 정부의 태도가 돌변했는데 당시 산자부가 가장 강경했다"면서 "당시 산자부 관료들은 '나라가 망해도 화물연대는 인정 못한다'는 망발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자부는 그 동안 보도자료 한 장을 낼 때도 양회협회가 작성한 자료를 항상 첨부해 왔다"며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통해 여론선전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처장은 또 "여론조작을 통해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산자부와 운송업계의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어떤 형식으로든 산자부와 운송업계에 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도 "정부와 업계가 여론선전전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을 기만한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서 "특히 산자부가 시멘트업계와 공동보조를 맞춰 여론선전전을 했다는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양회협회 "문건 만든 건 사실이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책 추진 문건 일부. 테스크포스팀 소요예산으로 총 4억700만원이 책정돼 있다.
ⓒ 오마이뉴스
이와 관련, 한국양회공업협회 관계자는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위해 문건을 만든 적은 있지만 실제로 팀이 구성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언론사를 상대로 광고가 나가긴 했지만 금액이 아직 집행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다”면서 “기자들에게 (화물연대와 관련해) 돈을 준 적도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또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산자부가 보도자료를 낼 때 양회협회 쪽에서 업계 발표문을 첨부해달라고 부탁해 자료를 받았는데 그때 엉뚱한 문건을 실수로 보내준 것 같다"며 "산자부는 업계와 함께 그런 문건을 작성하지도 않았고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찌됐든 산자부 보도자료에 그 같은 문건이 첨부된 것은 우리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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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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