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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대인지뢰의 제거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 집회에는 많은 수의 지뢰피해자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낸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지뢰피해자인 사진 속 할머니의 왼쪽발은 의족이다.
ⓒ 홍성식
"한국전쟁 때 뿌려진 것과 1962년 세칭 쿠바사태 이후 미군이 매설한 지뢰의 양은 그 숫자의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민통선 내에서 유실된 지뢰로 인해 죽거나 다친 사람만도 줄잡아 2000명이 넘습니다.

이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는데는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과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민통선 내에선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지요."


<민통선 평화기행>의 저자이자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집행위원인 이시우(36)씨가 전하는 민통선 내 지뢰매설 실태와 피해상황은 놀라웠다.

대인지뢰피해자모임(대표 고준진)과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는 4일 오전 11시 여의도 동아일보 별관 앞에서 대인지뢰에 의한 피해실태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고정호 사무국장과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김숙임 대표, 지뢰피해자 20여명이 참가한 이번 집회는 ▲비무장지대 이남 지역의 지뢰매설 실태조사 ▲대인지뢰 제거 전담기구 운영 ▲대인지뢰피해자에 대한 보상 및 의료지원 ▲지뢰유실 재발방지책 수립 등을 골자로 하는 '대인지뢰의 제거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됐다.

고준진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매년 여름 홍수 때마다 지뢰 유실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이는 곧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지뢰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인명피해를 방치하는 것과 같다"는 말로 지뢰제거에 미온적인 정부와 국방부의 태도를 질책했다.

"군의 예산부족을 이유로 민통선 내에서는 민간인이 공공연하게 지뢰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며 정부는 이런 불법을 묵인하고 있다"는 것도 고 대표의 주장.

이날 집회에는 지뢰사고로 손과 발을 잃은 다수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참석해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이 60세를 넘긴 노인들이었고, 집회주최측은 "이들의 형편을 고려해서라도 대인지뢰에 대한 피해보상은 소멸시효에 관계없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숙임 대표가 읽은 특별법제정 촉구 성명서에는 "대인지뢰를 반대하는 운동은 전쟁의 후유증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과 싸우기 위한 운동"이며, "끝날 줄 모르는 전쟁을 먹고 자란 지뢰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며 사죄"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대인지뢰피해자모임은 향후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설문서를 발송하는 등 조속한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시우 집행위원은 "대인지뢰 문제를 해결할 법률 제정은 국민적 관심이 있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로 지뢰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부탁했고, "내년부터는 미국의 지뢰피해자 단체와 연계해 지뢰제거의 필요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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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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