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수폭금지협의회'(겐슈이쿄) 한국방문단(단장 기쿠치 사다노리)과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미군기지를 확장하려고 공사를 강행하려 하면, 함께 불도저 앞에 드러눕기"로 합의했다.
겐슈이쿄 한국 방문단은 19일 오후 서탄면 황구지리(이장 신용조) 앞 '평화의 논'과 팽성읍 대추리(이장 김지태)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이들이 찾은 '평화의 논'은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원회가 '미군기지확장반대 땅 한평 사기 시민운동'을 통해 사들여 첫해 농사를 지은 605평짜리 논으로, 국제적으로 이미 평화기행 필수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팽성읍 대추리는 일제 때 일본군이 만든 군사기지 때문에 일곱집이 쫓겨난 뒤 1945년 미군이 들어오고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1952년 미군이 기지를 넓히는 바람에 '구 대추리'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대추리 주민들은 미군 헬기 소음을 50년 넘게 겪으면서도 '안보' 때문에 "찍 소리 못한 채" 타향인 현재의 '신 대추리'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LPP(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와 용산 기지, 동두천 기지 평택이전 계획 때문에 또다시 쫓겨날 위험에 처해있다. 이들은 주민 전체가 미군기지 수용 결사반대를 외치며 다른 마을 이장들까지 연대하는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읍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지태)까지 결성해서 한미 두 나라 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평택 기지 기행을 마친 일본인들은 이날 저녁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가 주최한 '미군기지확장반대 투쟁 기금 마련 하루 주점 및 후원의 밤' 행사에 참가해서도 국제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오뚜기 인형과 뱃지, 사진, 조끼 같은 선물과 후원금을 전달했고, 참석자들은 우리말로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불렀다.
한편 평택대책위원회는 곧 평화의 논 가을걷이를 한 뒤, 거기서 생산한 쌀로는 떡과 막걸리를 빚어 대규모 '평화의 잔치'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