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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환 전 연합뉴스 사장
현소환 전 연합뉴스 사장
또 현 전 사장은 이번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다른 한국대표단 의견과 배치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현 전 사장은 한국대표단과 한국위원회 사무국조차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통과된 한국관련 결의문 작성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 전 사장은 지난 23일 자신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신문 <뉴스앤뉴스>(www.newsandnews.com)에 쓴 '잘츠부르크 IPI 총회를 다녀와서'라는 글을 통해 이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이 글에서 "한국언론 결의안이 채택되기는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규탄결의 이후 처음"이라며 "한국 결의안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방상훈(IPI 부회장 겸 한국위원회 위원장) 본부 이사를 대신해 투표권 없는 대리로 이사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에서 한국언론 상황의 개선이 없으므로 IPI 건의대로 감시대상국으로 계속 남겨두기로 결의하는 한편, 한국 결의안도 폴란드, 짐바브웨와 함께 총회에 올리기로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IPI포럼에서 언론자유규제와 관련한 한국의 상황보고를 직접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4일(현지 시각) 열린 IPI 업무총회에서 올리 키비넨(핀란드 칼럼니스트) IPI결의안심의위원회 위원장이 5건의 결의안 내용을 낱낱이 설명하고 토론을 유도했으나 한국결의안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결의문 요지는 이사회가 건의한 대로 "노무현 정부의 한국 언론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IPI 총회에서 한국 결의안이 채택되기는 80년 신군부 언론통폐합 규탄결의 이후 처음이라는 게 그의 평가이다.

그러나 각국 대표들이 한국 결의안 채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한국대표단 반응은 소속사에 따라 제각각이었다고 밝혀 논란이 있었음을 전했다. 그는 "한 방송사 대표는 본인에게 불평을 감추지 않았으나 본인은 평생 언론인으로서 이사회에서 한국 결의안이 제기됐을 때 가슴 아팠지만 반대할 수 없었던 게 나의 양심'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사회와 IPI포럼에서 한국 언론상황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여러 사례를 소개한 그는 AP, 로이터 등 국제통신사들의 보도와 서방 주요 신문들의 보도, 자체로 수집한 정보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마련된 IPI 한국언론 상황보고서는 놀라울 정도로 세밀했다는 소감도 피력했다. 이는 IPI 한국언론 결의문 채택과 그 내용이 외국 언론사의 보도에 근거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마이뉴스>는 24일 이후 수 차례에 걸쳐 현 전 사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26일 현재까지 연락닿지 않아 더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신문협회 이사회, IPI 한국결의안 놓고 '설전'
언론노조 등 "홍석현 신문협회장은 IPI를 제소하라" 요구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신문협회 이사회 참석을 위해 프레스센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신문협회 정기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사회는 국제언론인협회(IPI)가 최근 한국언론 상황과 관련해 결의문을 채택한 뒤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이사회에서 IPI 한국대표단으로 참여했던 채수삼 대한매일 사장은 IPI 결의문 채택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희범 한겨레신문 사장은 "채 사장이 개인 신상발언을 통해 IPI 결의 문건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며 "그러나 IPI가 언론인 개인 자격으로 가입하는 단체고, IPI 문제는 신문협회와 별개인 관계로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세용 대한매일 비서팀장은 "채 사장은 한국대표단에서 중지를 모으는 과정이 전혀 없었던 점에 대해 항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 팀장은 또 "채 사장은 누가 어떤 경로로 한국의 언론상황을 보고했는지 밝혀줄 것을 신문협회가 IPI 한국위원회에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며 "IPI 한국위원회의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문협회 회장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IPI는 신문협회와 상관이 없다"며 "신문협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 협회 차원에서 별도 조치를 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석현 신문협회장, 김학준, 장대환 부회장 등 총 17명의 임원들이 참석한 이날 이사회는 오전 11시경에 시작해 오후 1시30분쯤 끝났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내년도 신문의 날 행사 준비 △협회운영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 언론노조) 조합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프레스센터 1층 로비에서 "조중동의 어용단체 IPI를 규탄한다" "신문협회장 홍석현은 IPI를 제소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의에 참석하는 신문협회 이사들을 기다리며 1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언론노조 조합원 앞을 빠르게 그냥 지나쳤고, 고희범 한겨레 사장은 잠시 이재국 신문개혁특별위원장의 요구를 경청하기도 했다. 이재국 위원장은 고희범 사장에게 "정부의 신문시장 정상화 노력을 언론탄압으로 규정하는 등 IPI 결의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신문협회 차원의 조처를 촉구했다.

그러나 홍석현 회장을 포함한 신문협회 임원 다수는 항의시위를 미리 알고 프레스센터 뒷문을 통해 이사회 장소로 들어갔다. 방상훈 사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오전 11시30분경 먼저 떠났다. / 최한성 기자

다음은 현 전 사장이 <뉴스앤뉴스>에 쓴 글의 전문이다.

신군부 언론통폐합 규탄 이후 첫 한국언론상황 결의안 채택
- 잘츠부르크 IPI 총회를 다녀와서

현소환 편집위원 (전 연합뉴스·YTN 사장)


○ 세계 각국의 언론자유 문제를 앞장서 감시하고 언론자유수호와 신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국제언론인협회(IPI) 2003년도 연차총회가 9월 13일~16일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개최되었다.

○ 금년 총회는 원래 아프리카의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6월 1일~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국제테러 위협으로 불가피 취소되어, 갑자기 개최 장소를 테러안전지역인 잘츠부르크로 변경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언론인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22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회의 내용이나 그 진지성에 있어서는 가장 알차고 뜻 깊은 총회로 평가 받고 있다.

○ 첫날인 9월 13일, 오후 6시 개회식을 앞두고 쉐라톤 호텔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전의 이사회와 오후의 IPI포럼 (IPI이사, 각국의 위원장, IPI종신회원 등 핵심 간부 참석)에서는 한국의 언론 상황이 주요 의제중 하나로 다루어졌다. AP, 로이터 등 국제통신사들의 보도와 서방 주요 신문들의 보도, 그리고 자체로 수집한 정보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마련된 IPI의 한국 언론상황보고는 놀라울 정도로 세밀했다.

○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정부의 언론정책은 한마디로 주요 독립 신문들을 규제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평가였다. 따라서 IPI는 한국을 언론 감시 대상국(Watch List)에서 뺄 수 없으며 노 대통령에게 정부기관들을 동원한 비판 언론 통제 노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할 것을 이사회에 건의했다.

○ 본인은 방상훈 본부이사 (IPI부회장)를 대신하여 투표권 없는 대리로 이사회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종신회원으로 IPI포럼에 동참하였다. 이사회에서는 금년 초 스리랑카를 방문한 IPI조사단의 건의대로 스리랑카를 Watch List에서 제외시키기로 합의하는 한편 러시아, 한국,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 4개국은 언론 상황의 개선이 없으므로 IPI 건의대로 감시대상국으로 계속 남겨놓기로 결의했다. 한국 결의안도 폴란드, 짐바브웨 결의안과 함께 총회에 올리기로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 (다만 폴란드 결의안은 정부조치가 금명간 있을 것으로 보여 시간관계상 이사회 결의안 채택)

○ 이날 오후 IPI포럼에서는 언론자유규제와 관련된 여러 나라의 상황보고가 있었다. 네팔,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 관한 보고를 맡은 본인은 한국 언론의 전반적인 상황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대한 편견과 혐오, 이창동 장관의 소위 ‘신보도지침’과 신문공동 배달제 추진, 공정거래위원회(FTC)의 불공정거래조사, KBS 등 주요 방송의 조선·동아일보 흠집내기, 일부 친정부 시민단체와 일부 인터넷신문들의 주요 신문 공격 등 구체적인 사례들도 설명했고 좋은 호응을 얻었다. 각국에 관한 보고는 남아연방, 베네수엘라, 나이제리아, 폴란드, 짐바브웨, 헝가리 순으로 이어졌다.

○ 중세 암흑기 천주교 독립국가 잘츠부르크를 통치했던 대주교 겸 군주들이 살았던 레지덴츠 궁에서 개최된 개회식은 카메라파솔로이스트 실내악단의 우아한 모차르트 연주로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 총리 볼프강 쉬셀 박사는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시민들이 실제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너무나 적은 상황에서 소수의 반대자들이 유익한 정책안들도 무산시키고 있다면서 언론인들은 정치인들과 함께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를 ‘깨우쳐진 사회’(informed society)로 만들기 위해 실력과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 박수갈채를 받았다.

○ 9월 14일부터 3일간 잘츠부르크 콩그레스 센터에서 계속된 각종 회의에서 ‘다원주의, 민주주의 및 문명의 충돌’, ‘정보화 사회에 관한 세계 정상회의(WSIS)와 언론자유 침해 우려’, ‘SARS질병과 언론’, ‘전쟁터와 분쟁지역에서의 언론’, ‘국제 언론인 안전기구(INSI)의 역할’, ‘언론의 자율규제와 언론자유’ 그리고 ‘유럽과 미국간의 균열’,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오슬로 합의 10년 회고’ 등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번 총회에서 새롭게 눈에 띈 토론은 국제테러가 문명사회를 뿌리 채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나라의 정부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유통을 검열·규제하려는 입법 노력과 (유엔)국제전기통신연맹(ITU)주최로 각국 정부 대표로 구성된 ‘정보화 사회에 관한 세계 정상회의(WSIS)’에 상정된 국제 협약안 등에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대한 IPI의 관심과 심각한 우려 표명이었다.

○ 2003년도 ‘언론자유개척자’상은 정부의 언론통제조치들을 배척하고 자율적인 언론중재를 유도해낸 ‘탄자니아 언론중재위원회’에 수여되었다.

○ 본격적인 토의 둘째 날 오후 첫 순서로 열린 IPI 업무총회에서 2002년도 결산과 2003년도 예산안이 원안대로 승인되었고 신임이사 6명을 선임한데 이어 관심의 초점인 결의안 5건이 상정되었다. IPI결의안 심의위원회 위원장인 핀란드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올리 키비넨 박사는 결의안 내용을 낱낱이 설명하고 토론을 유도하였으나 한국결의안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요지는 이사회가 건의한 대로 “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IPI 회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인의 자유로운 취재권을 존중할 것과 정부기관들을 언론 탄압과 협박을 위한 도구로 동원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촉구한다”는 내용이었다. IPI총회에서 한국언론상황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되기는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규탄결의 이후 처음인 셈이었다.

○ 각국 대표들은 한국의 신정부가 비판적인 신문들을 상대로 그런 식으로 규제하려 한다면 결의안 채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한국대표단의 반응은 소속사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한 방송사 대표는 본인에게 불평을 감추지 않았으나 본인은 평생 언론인으로서 이사회에서 한국결의안이 제기 되었을 때, 가슴 아팠지만 반대 할 수 없었던 게 ‘나의 양심’이라고 대답하였다.

○ 마지막 날인 9월 16일 오전 ‘유럽-미국간의 균열‘을 토론한 회의장 분위기는 회의장을 꽉 매운 참석자들의 관심만큼이나 뜨거웠다. 1960-70년대의 명배우 출신으로 극작가, 영화제작자이면서 UNICEF 친선대사로 광범위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피터 우스티노프 경 (영국)을 필두로 한 유럽측 페널리스트들은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국언론의 ’애국적‘인 보도태도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으나,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성 유럽담당부차관보를 역임한 후 현재 존스홉킨스대학 미-유럽관계 연구소 소장인 다니엘 해밀턴 박사는 미국의 외교정책은 어느 특정 행정부를 초월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아야한다면서 ’철의 장막‘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마당에 유럽이 미국에게 어떤 비중으로 다루어져야 하는지, 미-유럽 관계가 중요하지만 세계화에 따라 미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각 대륙과의 관계에도 못지않은 관심을 두어야하고, 유럽은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를 계기로 “최악의 사태는 지났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국제테러공격을 계기로 “최악의 사태가 앞으로 올수 있다”고 보고 있는 등 긴박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으며, 미-유럽간의 균열을 우려하지만 유럽 국가들 간의 내부 분열이 더 심각하지 않느냐고 차분하게 반박했다.

미국 미주리대학 신문대학원의 스튜어트 루리 교수는 미국 언론을 ‘애국적’이라고 욕하는 것은 미국 언론의 다양성을 너무나 모르는 단세포적인 평가라고 응수, 유럽 측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 내년 2004년 IPI총회는 5월 15일-18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우리나라 정부의 자제와 언론계의 노력으로 한국 언론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어 바르샤바에서는 한국문제가 논의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잘츠부르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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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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