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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외수씨
작가 이외수씨 ⓒ 이철용
"모든 사람은 장애인입니다."

이것이 그의 첫 말이었다. 그는 사람의 종류는 4가지로 "육체적으로 장애는 없지만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정신적 장애는 없지만 육체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모두 가진 사람",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모두 갖지 않은 사람". 이 모든 사람들은 장애인이라고 말했다.

흔히들 비장애인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도 다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것은 비정상적인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장애인"이라는 말이다. 그는 "인간은 완전무결한 존재가 없다. 인간은 지구에서 막내다. 제일 나중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생명체를 놓고 볼 때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외수씨는 모든 사람이 장애인인 세상에서 신체적 장애의 유무가 문제가 아니라 "조화"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시대, 자연, 우주와 조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단순히 육체적 장애를 가진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육체보다 정신력이 더욱 중요"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은 장애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은 장애인이라고 말한다. ⓒ 이철용
그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 가운데 사회가 말하는 장애인들 중에 비장애인들 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데 장애인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전한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타고난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련과 고통을 통해 되어진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은 열등감을 1개 이상 갖고 있는데 그 열등감이 사람들의 걸림돌이 아니라 때론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회로 삼는다면 자신들의 한계를 띄어 넘을 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장애인들이 절망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살이가 날개가 있고 호랑이가 날개가 없다고 장애를 가졌다고 할 수 있는가? 단지 외형적인 결함으로 나누는 것은 만물의 영장으로 수치스러운 것이다. 외형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애인' 이외수

사실 그도 장애인이다. 등록 장애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엎드려서 글을 쓰느라 허리가 망가진 상태고 한쪽 눈도 거의 시력을 잃었다. 그는 인터뷰 전날, 무사고 10년 운전경력으로 1종면허로 갱신을 하기 위해 갔다가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신체적 장애의 이유로. 그는 단지 필요를 느끼지 않아 장애인 등록을 안했을 뿐이다.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도 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이 있다. 두 아들 중 둘째가 어릴 때 중이염을 심하게 앓아 현재 한쪽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함께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장애인들이 있지만 전혀 그들을 장애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그러나 어느날 식당에라도 가려고 2층에 자리를 잡으려다 "아차"하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올 12월에 새로운 작품이 출간된다. 이미 탈고를 해서 출판사에 넘겨진 작품은 <날자, 타조>이다. 이 작품은 날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타조는 새이지만 날지를 못한다. 그런 타조를 날도록 하고 희망과 꿈을 접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도 물론 장애인이 등장한다. 그는 그의 첫 작품에서부터 항상 장애인이 등장했다. 이번에도 "장애입은 그대에게"라는 부분이 있다. 이렇듯 그의 모든 작품에서 장애인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을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옆에 있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세상에서 아파하고 시련을 겪는 사람들이 그에게 있어서 더 인간적이고 정감이 가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일상의 이야기인 것이다.

사실 그가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있어서 장애인은 일상적인 것이다. 그의 홈페이지(oisoo.co.kr)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이 찾는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도 하루 백여건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는 많은 장애인이 함께 하고 있다. 아직 그의 문하생 가운데 장애인은 없지만 문학에 재질이 있는 장애인들에게 홈페이지와 메일을 통해서 만나고 지도하기도 한다.

이외수와 인터넷

이외수씨의 홈페이지(www.oisoo.co.kr) 초기화면
이외수씨의 홈페이지(www.oisoo.co.kr) 초기화면 ⓒ 이철용
때론 기인으로 불리는 이외수와 인터넷이 어울릴까? 왠지 모르게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인터넷에 빠져 생활한다. 홈페이지도 직접 운영하고 메일에도 일일이 답변을 한다. 이러한 활동이 혹시 작품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 일단 잠을 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하루 적게는 2시간 많게는 6시간, 평균적으로 4시간 정도 잔다. 그에게 있어서 홈페이지와 게시판은 독자와의 만남의 공간이고 새로운 무대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있어서 독자와의 만남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보내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작품의 장을 여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는 홈페이지 OISOO'S board에 그때 그때의 단상들을 계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외수 홈페이지에 올린 단상

"이제서야 졸음이 오네요 (2003/09/10 (23:21:34))

오늘도 시간이 헝클어져서 이 시간까지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식곤증에 의존해서 잠을 잘 요량으로 쵸코파이를 두개나 뱃속에다 처분했더니 다행스럽게도 졸음이 밀려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쵸코파이는 잘 만든 과자다.

문하생들은 모두 휴가를 떠나 버리고 싸모님은 부엌에서 혼자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다. 거들어 주고 싶지만 너무 피곤한 상태라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는 집필실에서 혼자 원고들을 손질하고 있다.

티브이를 보니까 고속도로마다 정체현상이 심각하다. 영낙없는 주차장이다. 어디서 저 많은 차들이 쏟아져 나왔을까. 마치 우리 나라가, 도로소통을 위해서는 한푼도 돈을 투자하지 않고 차를 만들기 위해서만 무진장 돈을 투자하는 나라 같다. 이러다가는 조만간 추석 연휴나 설 연휴를 일주일로 늘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될지도 모른다. 집에서 가족들과 추석을 지낼 수 있는 팔자를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알콜중독이 재발해서 술을 끊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일은 한가위다. 제사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음복을 해야 한다. 지금 생각으로는 딱 한잔만 마실 작정이다. 못내 아쉽겠지만 그래도 딱 한잔만^^"

"아버님의 충언(2003/08/31 (06:16:34))

어제 아버님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문병을 가니 아버님은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아프세요?"
"하나도 안 아프다"
두 주일 정도는 입원해 계셔야 한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이었다. 담당의사는 싸인을 받고 싶다고 내게 농담조로 말했다. 나는 새로 출간된 산문집<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에 싸인을 해서 병실을 담당하는 모든 간호사와 의사들께 드리겠노라고 약속했다. 의사가 회진을 끝내고 나가자 아내가 말했다.
"퇴원하실 때 드리세요"
내가 물었다.
"왜?"
아내가 대답했다.
"그래야 기대감으로 계속 치료를 잘 해 드릴 테니까요"
쪼잔하기는.
하지만 침대에 누워 계시던 아버님께서 백번지당한 멘트라는 의미를 담은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덧붙이신다.
"에미한테 잘 해라"

한달 300명의 방문객, 먹이고 재우고 차비 주고…

요즘 그를 찾는 독자들은 한 달에 300여명에 이른다. 작품활동이 왕성한 그에게 이 많은 사람들을 다 만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작품활동은 전혀 할 수 없을테니까.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의 부인과 일정을 잡아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마음은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이외수씨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찾아온 사람들을 매정하게 문전박대 하지는 않는다.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에서 먹는 것, 자는 것 때로는 교통비까지 챙기는 것이 부인 전영자씨의 몫이다.

물론 귀한 발걸음으로 모두를 만나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방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찾아오는 분들을 단순한 손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 가족으로 대하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매일 찾아온다.

"정신지체 장애인은 도인(道人)입니다"

그는 장애인이 더 높은 경지의 작품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장애인이 더 높은 경지의 작품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이철용
작가 이외수는 정신지체 장애인을 도인(道人)으로 생각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천재보다 정신지체 장애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사람을 이 땅에 만들며 만약 천재가 많이 필요하다면 모든 마을마다 천재를 한 명씩 만들어 주셨을 텐데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정신지체 장애인을 마을마다 만드셨다. 이것은 천재보다 정신지체 장애인이 세상에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에서는 장애인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고통받는 장애인에 대한 그의 애틋한 관심도 있지만 장애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장애인이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장애인은 감상적 존재로 그려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작품에서도 감동적 전개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고 공중파에서도 주체적 모습이 아니라 대부분 주변인이었다.

벽을 허물고 높은 경지를 향하여

작가 이외수는 장애인에게는 비장애인이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높은 경지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에 장애인 구족화가를 YTN을 통해서 봤다며 그는 양팔을 교통사고로 잃었지만 남들이 할 수 없는 높은 경지의 작품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장애인이 되기 전에는 몰랐는데 팔을 잃고 나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었다며, 그리는 작품이 자신도 미술을 하지만 정말 일반인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경지였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장애인들이 장애의 벽을 벽으로 인식하지 말고 벽을 허물어서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 편견과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그것만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길을 발견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술가도 사회에 내놓고 보면 대우, 예우가 비참할 정도고 아직도 부모가 말리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것들을 내면의 성찰을 통해서 깨닫고 벽을 허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서 모든 인생의 문제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독립군 이외수

그는 자신을 독립군이라고 말한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춘천의 장애인 단체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장애인 단체는 물론이고 어떤 특정단체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30년간 독립군 생활을 하며 특정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장애인 관련 단체를 찾아 지원을 해왔다. 20여년 이상 지속적으로 장애인 단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싸늘한 바람이 불자 그의 부인은 날씨가 추우니 교동 집으로 가서 대화를 나누자고 한다. 부인의 말에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그 와중에도 계속 사람들은 기념촬영을 요구한다. 간밤을 꼬박 세우며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싫은 기색 한 번 없다. 피곤한 몸을 가지고 응하는 것을 보고 부인이 아주 의자를 갖다 놓고 사진을 찍으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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