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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위 공동대표들이 6개항의 우리의 요구를 내걸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여수시민위 공동대표들이 6개항의 우리의 요구를 내걸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이상율
'여수산단정부대책촉구를위한 범시민위원회'(이하 여수시민위)는 여수산단 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면서 지난 3일부터는 석창 삼거리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 11월 6일로 4일째를 맞고있다.

이들은 농성에 앞서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민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국가산단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님으로 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산단 문제를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우리의 요구 6개항을 수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의 요구 6개항은 1) 환경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재난관리 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할 것 2) 주변 주민과 노동자에 대한 건강 역학 조사와 환경위생평가 실시 3) 주변마을 신속 이주 4) 산단에서 징수하는 국세 5%를 지방세로 전환 5) 국도 17호선 대체도로 및 지역발전방안 제시 6) 산단입주업체 본사 현지 이전 및 불평등 하도급 개선 등이다.

환경안전 재발방지대책과 재난관리 시스템의 조속한 실현을 요청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10월 3일 호남석유화학 폭발사고는 자칫 대형사고로 비화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충격과 공포, 분노를 촉발시켰다.

심지어 도심지역인 여서·문수동 일대까지 화재에 의한 낙진이 발생, 안전지역이 부재함을 들어내기도 했다.

여수국가 산단은 1967년 개설 이래 폭발, 화재사고와 독극물 유출 등 각종 환경안전사고가 150여건이나 발생하였지만 사고발생 직후 법석을 떨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등 근원적 문제 해결이 제대로 이루어져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한국과학기술원의 여수산단 주변에 대한 환경오염실태 조사 용역 결과, 사람 살기 어려운 환경이란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도 두암 등 인근 부락 이주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못해 장기간 거주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변 주민과 노동자에 대한 건강 역학 조사와 환경위생평가를 실시해 달라는 것은 당연한 요구이다.

국가 산단에서 업체들의 생산 판매실적은 22조원이 넘고 정부는 국세만도 5조원이 넘는 돈을 징수하고 있지만 남해화학을 제외하고는 현지 법인이 하나도 없어 지방세 수입은 겨우 250여억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항상 위험에 직면해 있는 지역으로서는 국가 산단의 지역 기여도가 미미한 함으로 정부는 5조원의 국세 중 일정부분을 지역개발사업과 환경안전 대책에 투자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외면해 왔다.

원전이나 핵 폐기장 건설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도 이미 공해와 안전사고에 시달려온 지역에는 투자를 외면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부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별법을 재정하거나 세법을 개정해서라도 공해를 방출하는 지역이나 시민들에게 보상적 성격의 재정투자가 공식화되어야 한다는 요구이다.
따라서 대정부 투쟁을 위한 천막 농성은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환경, 안전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17호선 대체 도로문제는 매우 시급한 요구다.

국가산단 건설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산업용 전용도로 하나 없어 여순간 국도에는 하루면 수백대의 대형 탱크로리, 컨테이너 차량이 마(魔)의 도로를 마구 질주하는 바람에 안전 운전을 위협받고 있으며 잦은 사고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여수-순천간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시급히 개설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천막 농성에는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함으로써 앞으로 정부의 대응에 따라 범시민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정부는 산단 인근부락 주민 이주 문제만 종결되면 산단의 제반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민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를 면담,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천막 농성의 장기화 그리고 17호선 점거농성 등 수위 높은 투쟁을 다짐하고 있어 자칫 제2의 부안 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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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닥다리 기자임. 80년 해직후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밥벌이 하는 평범한 사람. 쓸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것에 대하여 뛸뜻이 기뻐하는 그런 사람. 하지만 항상 새로워질려고 노력하는 편임. 21세기는 세대를 초월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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