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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 앤드류 로버츠의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


ⓒ 휴먼앤북스
자기 한 몸 추스르는 것도 힘겨운 것이 세상사이고 보면 자신과 더불어 타자까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게 만드는 일은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목적을 향해 사람들을 채근해 이끌어나가는 재주를 우리는 통칭 리더십이라 부른다.

'진정한 지도자가 부재'했다는 풍문이 세간에 흉흉한 2003년 한국. 지도자의 기본품성이라 할 리더십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출간된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휴먼앤북스)은 독일의 철권통치자 아돌프 히틀러와 영국의 지도자 원스턴 처칠의 생애를 통해 리더십의 비밀을 풀어놓고 있다. 저자인 앤드류 로버츠는 이미 <처칠 시대의 위인들> <나폴레옹과 웰링턴> 등의 역사서를 통해 영국민들로부터 질타와 호응을 동시에 받은 바 있는 저술가.

그는 히틀러를 '카리스마의 리더십', 처칠을 '포옹의 리더십'을 가졌던 사람으로 정의하며, 동시대를 산 두 사람의 삶을 통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라는 기초적인 질문에서부터 '어떤 리더십이 세상과 사람을 살리는 것인가'라는 질문에까지 답하고 있다. 말 그대로 '리더십의 모든 것'을 해부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아랫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에 관한 대목이다.

히틀러의 경우 알콜중독자이자 총기 오발사고를 낸 호위대장 부르노 게세를 '동고동락한 옛동지'라는 이유로 끝까지 총애한 반면, 처칠은 제 아무리 자기와 절친한 사람이라도 자리에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인 경우에는 가차없이 해고하는 냉정함을 보인다. 처칠이 총리로 재임하던 시절 추문에 연루돼 해임된 식품부 차관 밥 부비드의 경우도 처칠이 가졌던 냉철한 리더십의 희생물이라 할 것이다.

최근 노무현 정부는 인사와 관련한 각종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측근들의 비리의혹은 '도덕성만은 높은 정권'이라는 현 정부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는 지경이다.

한 나라와 그 나라의 국민을 책임지는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의 리더십, 그 중요성은 더 이상 말 할 필요가 없을 터.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처칠에게서 무엇을 벤치마킹하고, 히틀러에게서 무엇을 반면교사 해야하는 지도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모' 열풍이여 다시 한번!
- 방학기의 <조선여형사 다모>


ⓒ 천년의시작
속칭 '다모 폐인' 열풍까지 일으켰던 MBC 드라마 <다모>의 원작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만화가 방학기의 <조선여형사 다모>(전5권. 천년의시작)가 바로 그것.

드라마와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줄 만화 <다모>는 <애사당 홍도>와 <임꺽정> <꽃점이> 등 토속적 향취 가득한 만화를 선보여온 방학기의 해박한 역사상식과 철저한 고증이 배어있어 만화 이상의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할 듯하다.

"다모가 하나의 드라마에 대한 팬덤현상을 넘어 문화트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추계예대 이보아 교수의 말처럼 '다모 열풍'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 만화에는 드라마에는 담기 어려웠던 방학기 특유의 역사의식과 조선문화에 대한 톡특한 해석까지 더해져 소장본으로서의 가치도 있어 보인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실감나는 연출과 박진감 넘치는 화풍을 선보이는 방 화백은 역사극화라 이름할 수 있는 <조선여형사 다모>를 통해 "조선조의 직제와 관제, 사회제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면 작가로서 고마울 따름"이라는 말로 출간의 기쁨을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을 읽다
- 지승호의 <다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 아웃사이더
홍세화와 강준만, 진중권과 박노자.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는 뭘까? 아마도 '언제나 논란을 일으키는 진보논객' 정도가 아닐지. 이들이 제기하는 각종 사회, 정치, 경제, 문화적 화두는 지속적인 확대재생산을 통해 21세기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한 기제로 작동해왔다.

지승호의 근간 <다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아웃사이더)는 저자와 이들이 만나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서로를 계몽하고 대중이 스스로의 삶에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아웃사이더들의 생각을 조명하고 싶었다"는 지승호의 말처럼 책은 인터뷰를 통해 여덟 명 아웃사이더(위 네 사람 외에 김정란, 한홍구, 김민수, 노혜경)의 생각과 삶을 가감 없이 담고있다.

저자와 아웃사이더들은 언론문제, 진보와 보수문제, 교육과 역사문제, 정치와 현안문제 등에 관해 폭넓게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내놓고 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문제적 인물'인 8명 아웃사이더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진중권은 저자인 지승호를 "질문은 명료하고 예리하며, 글은 간결하고 깔끔하다"고 호평했다.


부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 김윤재의 <워싱턴 퍼즐>


ⓒ 삼우반
미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 세력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었다. 공화당의 압승을 이끈 이들은 백악관과 국방부를 장악한 것은 물론 지속적 자기이익의 확보라는 공격의 내심을 숨기고 '악의 축'으로부터 세계인을 해방시킨다는 전쟁의 명목까지 그럴듯하게 생산해냈다.

미국 내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재(33)의 <워싱턴 퍼즐>(삼우반)은 바로 이 네오콘들의 논리를 심층적으로 해부하고 있는 책이다.

"워싱턴 내부에서 부단하게 벌어지고 있는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 우리(한국)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한반도의 관점에서 워싱턴 정가의 행동방식을 소개함으로써 조지 부시 대통령, 나아가 미국을 움직이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백악관과 미 의회의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대립 과정에서 미국의 외교를 주도하는 네오콘들의 논리와 정치 컨설턴트들의 선거와 홍보전략 등 워싱턴을 지배하는 자들의 파워게임을 생동감 있게 서술한 젊은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조선여형사 다모(茶母) 2 - 방학기 시대극화

방학기 지음, 천년의시작(2003)


워싱턴 퍼즐 - 세계 정치를 지배하는 워싱턴의 작동 방식

김윤재 지음, 삼우반(2003)


다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지승호 지음, 아웃사이더(2003)


CEO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

앤드류 로버츠 지음, 이은정 옮김, 휴먼앤북스(Human&Books)(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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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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