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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이 광주시청 앞 금수장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검 거부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25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이 광주시청 앞 금수장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검 거부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에 대해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위한 시간 벌기용"이라고 비난하고 "재의결을 추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광주를 방문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열린우리당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박 대표의 방문은 지난 9월 대표직 취임 이후 첫 광주전남지역 방문이다.

박 대표는 "이번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자신이 관련 의혹을 받고있는 측근비리에 대해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위한 시간 벌기용"이라며 "헌법이 정한 요건에도 맞지않을 뿐 아니라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전직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대한 특검법안은 수용하면서 자신이 관련 의혹을 받고있는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법안을 거부한다는 말이냐"며 "염치없는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청와대가 이런 판단을 한 것은 재의결은 비밀투표로 하기 때문에 의원들의 소신을 바꿀 수 있는 정치공작이 먹혀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거부권 행사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은 재의결을 서두를 것이고 반드시 다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만에 하나 재의결에 실패할 경우, 즉각 새로운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내 놓을 것"이라고 특검법 재의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장외투쟁 등 한나라당의 초강도 투쟁방법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취하고 있는 장외투쟁이나 비정상적인 투쟁방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재의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조강지처 삯바느질해 출세시켜 놓으니까 새 장가 가겠다는 것"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배신자들의 정당을 호남이 수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을 또 다시 비난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배신자들의 정당을 호남이 수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을 또 다시 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박 대표는 "신당은 배신자들의 정당"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의 100만 당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자기 돈 들여가며 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당선되자마자 제 일성이 민주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신당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비유하자면 조강지처가 삯바느질해서 남편 출세시켜 놓으니까 출세하자마자 당신은 그동안 일 하느라 손이 트고 얼굴이 거칠어 졌으니까 새 장가 가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따라간 정당이 신당"이라고 열린우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또 박 대표는 "배신자들의 정당을 호남이 수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그러면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이 될 것"이라고 '배신론'과 '의리론'을 거론했다.

박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와 관련 "내각을 여러 당이 연합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극단의 대립상황을 피하고 지역, 노사간에 공존하면서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빼앗긴 정권을 절반이라도 되찾아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노 대통령의 재신임과 관련해 뒤늦게 철회입장으로 선회한 것에 대해,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 내재된 것임을 고백했다. 박 대표는 "만약 재신임 국민투표가 실행되면 신임하는 세력은 신당을 중심으로 뭉칠 것이고, 불신임해서 하야시키려는 세력들은 한나라당으로 뭉치면 민주당은 설자리가 없다"며 "민주당의 전략적 사고가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재신임 철회 요구의 배경에는 실제 민주당의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음을 박 대표가 뒤늦게 고백한 것이다.

한편 이날 박 대표는 민주당 강진·완도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하고 저녁 7시 조선대에서 '민주당의 진로'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강진·완도지구당 조직책에는 황주홍 건국대 교수가 선정됐다.

노 대통령 재신임 반대에 담긴 민주당의 '전략적 사고'

다음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측근 비리 특검을 제기하면서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인상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더 안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검찰은 최도술씨 건 11억만 조사하고 300억 의혹이 있는 부산 것은 손 하나도 안 댔다. 최씨는 노 대통령의 경리를 담당하는 집사에 불과하다. 정치인이 아니다. 어떻게 그 사람이 정치자금법으로 기소할 수 있는가. 더군다나 대선이 끝난 다음이다. 당연히 뇌물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하면 실형을 안 살수가 없는 중형으로 규정돼 있다.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해서는 50억은 수사하지 않고 오히려 50억을 수사하려는 검사를 몰래카메라로 잡아넣었다.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의 썬앤문 95억 사건은 아예 수사조차 하지않고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 비리에 대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공식입장이었다. 한나라당이 특검의 '특'자를 말하기 전이었다. 그래서 특검이 이뤄진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것일 수 있는가. 그러면 노 대통령이 어떤 비리를 저질러도 일체 잘못을 물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

-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사고가 들어간 것'이라고 표현했는데.
"우리 헌법에는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만 국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것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 위반해서 측근이 돈 받았으니까 내가 사임하고 안하고를 국민한테 묻겠다는 것인가. 딱 떨어지는 위헌이다. 위헌인데 그 위헌이 우리당의 전략하고도 맞다는 것이다."

-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예전보다 못하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노 대통령도 와서 제2의 고향이라고 하고 인사보좌관이라고 돌아다니고, 서울서는 지금 호남향우회도 찾아가고 있다. 또 우리가 요청해 노 대통령한테 한번 표를 줬지 않은가. 한번 표 준 사람한테는 거기에 애착이 있다. 그래서 낮아졌는지 모르겠는데 내년 총선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배신자들의 정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총선후보 선출방식과 관련해 현역의원에 대한 기득권보장이 심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어떤가.
"현역의원이 다소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후보 선출방법은 국민참여경선, 전 당원 경선, 여론조사 세가지 방법인데 지구당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할 때 아무래도 지구당위원장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 이 시간에도 신당에서 의원을 빼내갈려고 공작하고 있는데 현역의원한테 그것마저 안 줄 수가 없다."

- 열린 우리당과의 합당 전망은 있는 것인가.
"열린 우리당이 민주당의 법통을 잇고 해체하지 않겠다고 할 때는 얼마든지 받겠다. 지난번에는 우리가 민주당의 명맥만 유지한다면 다 받아주겠다고 했지만 뛰쳐나가지 않았나. 민주당을 존속시키면서 들어온다고 하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 한화갑 전 대표가 외부 영입인사와 관련, 상향식 경선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입대상자 중 경선을 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막상 경선을 하면 당에 오래있던 사람한테 떨어지기 쉬운 것도 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인물이 있다면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당에 있는 사람은 적용되지 않는다. 누가봐도 더 큰 이득을 민주당에 안겨주는 꼭 필요한 분은 그렇게 할 것이다. 광주는 비교적 당선이 용이한 지역이어서 그렇게 하기 힘들 것이다."

- 김민석 전 의원의 복당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
"나는 복당은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일부에서는 반대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복당은 될 것이다. 그런데 조직책을 주느냐 안 주느냐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조강특위에서 엄격히 심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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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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