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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광주여성발전센터에서 갖은 열린우리당 광주서구지구당 창당대회에서 정동영,김근태,정동채,김태홍 의원과 당원들이 '우리당만세'를 부르고 있다
28일 저녁 광주여성발전센터에서 갖은 열린우리당 광주서구지구당 창당대회에서 정동영,김근태,정동채,김태홍 의원과 당원들이 '우리당만세'를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민주당의 새 대표 선출이 이뤄진 28일 같은 시각, 열린우리당은 광주 서구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제2의 정치혁명'을 호소했다. 열린우리당 광주 서구 지구당은 28일 오후 7시 여성발전센터에서 지구당 창당대회를 갖고 "내년 4·15 총선에서 한국의 정치세력을 열린우리당으로 바꿔내자"고 다짐했다.

대회 시작 무렵 민주당의 새 대표선출 소식을 접한 열린 우리당은 이날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당원들의 결의를 주문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김근태 원내대표, 장영달, 정동영, 김태홍 의원과 내년 광주지역 총선 입지자 및 당원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축사에 나선 김근태 원내대표는 "작년 이맘 때 정권재창출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비관했지만 광주에서 95% 득표를 이끌어 놀라운 역사를 만들었다"며 "97년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제1의 정치혁명이라면 작년 12월의 정권재창출은 제2의 정치혁명이다"고 광주의 저력을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이어 장외투쟁에 나선 한나라당에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국회를 나가버리는 마피아식, 조폭식 정치가 여전히 관철되고 있다"며 "대통령을 두 번이나 교체했지만 국회는 단 한번도 과반수를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태홍, 정동채 의원이 (신당을) 결단할 때 호남지역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저려왔는데 최근 여론조사와 지방의원 선거를 보면서 한 숨을 돌렸다"며 "제1의 혁명과 제2의 혁명을 광주에서 만든 것처럼 내년 4월 15일이 한국정치 역사에 있어 제3의 혁명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150석 가진 대표가 왜 굶는 단식 하나"

정동영 의원은 우리당이 국민참여를 통한 상향식 공천으로 총선후보를 선출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열린 우리당이 새로운 정당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신당참여 얘기를 꺼내며 "한참 어려울 때 신당에 들어가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정치를 하는 한 정동채 형님을 끝까지 모시겠다"고 한 껏 치켜 세우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신당참여 얘기를 꺼내며 "한참 어려울 때 신당에 들어가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정치를 하는 한 정동채 형님을 끝까지 모시겠다"고 한 껏 치켜 세우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정 의원은 김영삼, 김대중 전직 대통령을 일일이 거론한 후 "(지금까지) 그 분들 주머니에 들어있었던 국회의원 공천권, 지구당 공천권, 시장 공천권은 누가 가져가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잔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른바 실세들이 둘러앉아 내 몫 니 몫 갈라 챙길 수 있을 것이지만, 우리당의 주인은 여러분의 뜻이다"며 "공천권을 1인 지도자의 손으로부터 확실하게 일반당원과 시민들 손으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당원들을 한껏 고무시켰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150석이라는 국회의 55% 의석을 가진 정당이다"며 "남자를 여자를 바꾸고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일만 빼 놓고 모조리 국회를 장악할 수 있는 당의 대표가 왜 굶는 단식을 선택하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정 의원은 "한나당은 SK에서 받은 100억이 또 다른 제2의 100억, 제3의 100억이 나올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그들을 두려움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더 이상 국민은 한나라당을 이 땅의 정치 주도세력으로 세워주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한국 정치의 주도세력은 한나라당에서 열린 우리당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민주당, 경로당·구제불능 당으로 가는 것 같다"

장영달 의원은 민주당 대표선출 소식을 화제로 민주당을 맹렬히 비난했다. 장 의원은 "잔류민주당이 혹시나 우리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당으로 변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아예 경로당으로 가는 것 같다"며 "이미경 의원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정대철 대표의 멱살을 끌었던 사람들 위에 올라타서 꼭두각시처럼 출마하신 분이 대표가 되는 것을 보니 구제불능의 당으로 가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장 의원은 "이제는 외롭고 힘들고 서러워도 열린우리당이 앞장서 나갈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열린우리당을 내년 4·15총선에서 반드시 제1당으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저녁 광주여성발전센터에서 갖은 열린우리당 광주서구지구당 창당대회
28일 저녁 광주여성발전센터에서 갖은 열린우리당 광주서구지구당 창당대회 ⓒ 오마이뉴스 안현주
정동채 의원은 문화수도 육성을 화제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정 의원은 "대통령이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며 2조를 약속했다"며 "노무현 대통령한테 빚을 받기 위해서도 광주는 여당을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 의원은 "2조가 투입되면 광주가 변한다"며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빚을 받아내겠다. 내가 빚쟁이 노릇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동채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지구당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행사가) 당론에 배치되는 것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열린우리당은 지구당을 폐지하자는 입장이지만 다른 당이 아직 반대하고 있다"며 "정치개혁 협의를 해 봐야 알겠지만 중대선거구로 가야 폐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측근비리 특검 정국과 관련한 해법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결을 요구한 것은 헌법에 의한 대통령의 권한이고 국회는 법률적 테두리 내에서 투쟁도 해야 한다"며 "국회가 재의결 절차를 거치면 될 것을 2/3 확보하기 어렵다는 예단 때문에 헌법 파괴적인 정치투쟁을 벌이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대항할 만한 상징적인 호남인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앙당에서 점차 조치 취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이상식 전남대 교수를 광주 서구지구당 운영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운영위원장직은 내년 우리당의 총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업무를 관리한다.

"많이 흔들렸고... 왔다 갔다..."
눈총 산 김태홍 의원의 축사

"까놓고 말해서 작년에 많이 흔들렸고 한가지 선택을 하지 못해 왔다 갔다 하는 행태를 오랫동안 하고, 금년 들어서도 어울리기는 신당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모임도 했지만 작심을 못하고 많이 흔들렸는데…."

시종 낮은 목소리였다. 김태홍 의원은 자신의 신당참여 얘기로 축사를 시작했다. 자신과 달리 정동채 의원은 노무현 후보시절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는 얘기를 꺼내는 대목이었다. 이날 네 번째 축사가 이어지면서 듬성듬성 빈 좌석도 늘어난 상태였다.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건 화제가 이라크 조사단 활동으로 옮겨가면서였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의 말을 빌어 이라크 상황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송영길 의원이 제대로 취재하고 왔다. 이라크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을 그렇게 좋아한다. 서희부대나 제마부대가 남부에 있다가 모술로 옮겨간다고 하니까 절대 가면 안 된다고 했다. 한국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후세인이 34년간 독재를 했는데…"

얘기는 다시 후세인한테로 넘어갔다.

"(후세인 별궁에) 가보니까 욕조가 금이고, 수영장이 실내에 있고 너무나 나쁜 놈이라고. 이라크 국민들이 그렇게 핍박을 받고 오래 신음했는데 그 이라크 지식인들 끌어 가지고 후세인이 대통령 물러가고 걱정되니까 이라크 사람들을 장애물로 삼아서…. 한국이 4·19나 5·18이나 6월항쟁 같은 혁명을 일으키니까…."

"의원님 죄송하지만 다음 순서가…." 고심하던 사회자가 양해를 구했다. 좌중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뒤늦게 눈치를 챈 김 의원이 "1분만 하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 다음에 팔레스타인 문제입니다. 팔레스타인들이 볼 때는 한국을 그렇게 선망하고 한국의 민주화와 5·18, 이것을 그렇게 민주화의 메카로…."

활기찼던 초반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어졌다. '왔다 갔다 했다'는 말로 지난 소회를 밝힌 김 의원은, 정작 당원들을 오락가락하게 만들었다. / 이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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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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