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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에 밴 어린 시절>(Your inner child of the past·가톨릭 교리 신학원 출간)
ⓒ 황선주
당신은 몸에 밴 어린 시절을 인식하고 있는가? 어린 시절 그 아이가 지금도 당신 안에 살아 있으면서 당신 삶을 방해한다면 이에 동의하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몸에 밴 어린 시절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갖가지 정서적인 문제점들이 성인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훼방놓는다고 한다. 당신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겠는가?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어른들이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아 맞아' 하며 이에 동의하게 될 것이이며 당신 안의 병적인 아이가 있다면 길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미슬다인(W.huge Missildine 박사)는 <몸에 밴 어린 시절>(Your inner child of the past)이라는 책에서 어린이들에게서 발달 도중에 있는 정서적인 문제점들을 발견했으며 또한 이러한 문제점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모르는 성인들에게서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내재된 어린 아이적의 정서적 문제점을 고치라고 말한다.

그는 말썽을 불러일으키는 고질적인 어린시절을 내재과거아(內在過去兒)라 불렀다. 이 내재과거아는 우리들을 예민하게 만들거나 분노와 늑장 등으로 우리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한다든지 아니면 결혼생활과 직장생활 등에서 인간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고 그 실험적인 연구결과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 예를 들었다. 어린 시절 안네트는 어머니로부터 가혹하리만큼 뚱뚱하다며 "미련하고 뚱보같은 새끼 돼지야" 하는 소리를 밥먹듯이 들어왔다. 바다에 가서도 "바다에 걸어 들어가 버려" 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녀는 미슬다인과의 면담에서 "선생님 제가 밉지요, 제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지요"라는 말을 해댔다. 그리고는 "오 하나님 왜 제가 이런 말을 지껄이다니요, 이게 도대체 이찌 된 연유입니까?" 라는 말을 미친듯이 뱉어 놓는다.

왜 그랬을까? 그녀는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기가 어린시절에 겪은 것처럼 가혹하고 얕잡아 보며 증오심을 품을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네트의 어린 시절 가혹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엄마가 미친듯이 해대는 막말을 하듯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대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자기에게 가혹하게 해주어야 불안한 마음이 가신다는 믿음에서다. 자기의 불안감을 씻어 줄 것이라는 내재된 그런 태도가 안네트를 편안하게 해 줄것이라고 느껴졌던 것이다.

부모들의 병적인 태도가 성인인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경험적인 이야기로 설명하고 있다.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큰 성인이라면 빈둥거리고 공상을 좋아하며 반항하는 어른을 만든다고 한다. 과보호 받은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이라면 권태감에다 끈기부족, 그리고 개인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에게 징벌을 많이 당한 아이들은 커서 보복심리가 성인생활을 지배하고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방임된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운 어른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미슬다인은 무책임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자상하게 우리들에게 말한다. 이런 내재과거아와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고. 그래야 성인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다고. 그래서 자신의 내재과거아를 인정하고 그와 타협하라고 답한다. 그래야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혹자는 말한다. 어른이 되면 자신의 버릇은 고치기 어렵다고. 그러나 미슬다인은 분명한 어조로 말한다. 내재과거아와 타협하고 고치라고 잘라 말한다.

부모의 병적인 태도들이 당신의 자녀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예방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당신의 만족과 행복은 당신이 자신에 대해 새로운 부모가 되는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내재과거아에 대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당신은 점차 성인으로서 당시의 삶을 과거의 왜곡된 삶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가족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있다고 여기지는 않는가? 남에게 자신의 방식으로 강요하기를 좋아하지 않는가? 자신이 왜 저런 일을 저질렀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후회한 적이 없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바른 지침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다른 어떤 책보다도 읽은 보람으로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슬다인의 다른 저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리라.

을 펴고 몇 쪽을 넘기다 보면 '아 맞아' 그래서 '내가 이 모양이구먼'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감탄사가 나오는 명저로 옆에 두고 삶의 지침서로서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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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간지 기고가이며 교육비평가입니다. 교육과 사회부문에서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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