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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신미희

"1등 아닌 최고 신문, 비바람 몰아쳐도 언론본연의 정신 결연히 지켜야" (조선일보)
"차별화로 경쟁력 갖춘 신문으로 조선, 동아가 아닌 전 매체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중앙일보)
"신뢰받는 신문, '바로잡습니다'가 나오지 않는 유일한 신문을 만들어 나가자" (동아일보)
"<조중동> 맞설 전략기획단 구성... 대선서 실패한 신문재벌들과의 일전불사 시험무대" (한겨레)
"함께 가자! 대한민국, 더 진보적인 열린 사회로 가는데 KBS가 앞장서야" (KBS)
"콘텐츠 가장 잘 만드는 MBC, 다양한 장르에서 앞서는 고른 경쟁력 확보해야" (MBC)
"강력한 콘텐츠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 품격, 유익성, 재미를 추구" (SBS)


각 언론사 CEO들이 갑신년 신년사로 쏟아놓은 각오이다.

다매체다채널 시대를 맞아 매체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 생존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과 위성방송, 무료신문 등 새 매체의 약진은 '신문-방송' 양강 구도를 매섭게 추격 중이다.

특히 지난해 경제위축에 따른 광고시장 축소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언론사들의 새해 맞이는 각별하다. 주요 신문·방송사 CEO의 올해 신년사는 이같은 언론계 고민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들 CEO는 최우선 생존전략으로 최고품질의 콘텐츠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이를 위해 우수한 인재발굴과 양성 등 인사제도를 포함한 조직구조 혁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더불어 안팎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언론 스스로의 혁신이 누차 강조됐다. 또 인터넷 시대를 겨냥한 온-오프라인 연계, 즉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 주요하게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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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조선·중앙·동아·한겨레 신년사

조선 "어떤 비바람 몰아쳐도 비판정신 지킨다"

신문사 CEO의 신년사는 각 사별로 뚜렷한 특징을 나타냈다. '조중동'은 최고의 신문-일류신문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각자가 세운 핵심가치를 강조했고, 한겨레는 총선에서 '조중동'의 대반격을 예측했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위기와 그에 따른 대처를 주문하는 맥락은 사별을 막론하고 한결 같았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1등이 아닌 최고의 신문'을 제시했다. 방 사장은 "이제 우리의 몸높이와 울타리를 겸허하게 낮춰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 연령 구분 없이 최고의 인재를 모여들게 해 새로운 조선일보의 정체성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방 사장은 '우왕좌왕'이란 표현으로 지난해를 평한 뒤 "4월 총선을 전후하여 또다시 분열과 혼란으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에 편승하여 조선일보를 흠집내려는 특정세력들의 음해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방 사장은 비판정신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론본연의 정신을 결연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올해는 어렵고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기울일 것임을 밝혔다. 방 사장은 정동별관 6층에 부착된 '수처작주(가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를 인용, 신년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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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명품백화점'으로 평가받아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5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차별화로 경쟁력을 갖춘 신문'을 제시하고 "조선·동아가 아닌 전 매체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무료신문의 등장과 포털사이트의 미디어 진출로 뉴스는 공짜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며 "신문을 외면하는 현상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중앙일보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그러려면 기사 한줄, 사설 한줄에도 높은 정보와 분석, 어젠다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신문이나 무가지, 인터넷 등이 재래시장이나 할인매장이라면 중앙일보는 명품백화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표현했다. 따라서 홍 회장은 중앙일보가 대표신문으로 서기 위해 "하드웨어 개혁, 지면의 정체성 확립, 기사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제2창간 10년의 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회장은 판매·광고의 과학·선진화와 함께 신문을 중심으로 잡지, 출판, 인터넷, 방송 등이 포진하는 본격적인 '중앙일보미디어네트워크시대'를 언급했다. 특히 "허스트사와의 제휴에 이어 랜덤하우스와 초대형 출판법인을 발족시키는 것을 계기로 국내 최고, 최대의 출판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동아 "'바로잡습니다' 나오지 않는 신문 만들자"

지난해 대형오보의 아픔을 겪었던 동아일보는 2일 신년사에서 고객주의, 최고 품질, 신뢰에 바탕한 '신뢰받는 신문'을 핵심가치로 내세웠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은 "신뢰받는 신문을 구현한다는 것은 "콤마 하나 틀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바로잡습니다'가 나오지 않는 유일한 신문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한해 발행부수 4만여부와 유료부수 14만여부를 신장시켜 동아일보가 한국의 대표신문임을 공언한 쾌거를 이뤘다"며 ABC협회 신문부수 인증결과와 여의도사옥 부지 매각을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김 사장은 올해를 '정치의 해'로 비유하고 "언론이 정치개혁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올해 전사적 경영목표로 양강체제 구축과 흑자경영 실현을 들고 "신문시장을 선도하려면 얼굴이 있어야 하는데 '신뢰받는 신문'이 바로 동아일보의 얼굴"이라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고객서비스 전반에 걸쳐 '신뢰받는 신문'을 내실화 하는 해로 삼자"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인터넷매체의 영향력 증대에 대비한 온-오프라인 연계전략을 더욱 현실화할 것도 표방했다. 또 신 인사제도 정착과 컬러인쇄 능력확대를 위한 윤전기 증설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모든 책임은 사장이 지겠다는 자세를 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제작과 영업전반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세세히 따져볼 계획임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한겨레 "'퇴직금 출자전환' 배수진 치던 심정으로 되돌아가야"

<한겨레>는 신문업계 구조개편이 최고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들면서 "스스로의 내부혁신을 통해 외부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고희범 한겨레 대표는 2일 신년사에서 "퇴직금 출자전환이란 배수진을 치던 심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엄중한 각오를 당부했다.

고 대표는 우선 지난해 공동인쇄법인 형식으로나마 해결한 윤전기 증설과 공동배달제 회사 설립, 한겨레에 대한 정체성 시비 해소 등을 주요 성과로 들었다. 특히 공배제 회사와 관련 "조중동 중심의 불법적인 물량공세에 대응하면서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키고 판매영업 등 막대한 경제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혁신추진단이 제기했던 '원소스 멀티유즈'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신문부문 수익성 제고, 새로운 판매전략 구축, 인사평가제도와 조직구조 혁신 등은 올해도 유효한 과제로 지적됐다.

고 대표는 총선의 중요성도 곁들였다. 고 대표는 "2002년 대선에서 실패를 경험한 조중동 등 신문재벌들이 그동안 일전불사의 결의 아래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올해 총선이 각 언론사의 온라인 네트워크와 그 영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온-오프라인 전략기획단'을 구성해 한겨레 나름의 방안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발표했다.

KBS "공영방송 역할" - MBC "콘텐츠 경쟁력" - SBS "디지털화·국제화"

방송3사 역시 자사의 색채를 띄었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데 비해 MBC는 다양한 장르에 걸친 콘텐츠 우위를, SBS는 디지털화·국제화와 함께 '품격·유익성·재미'를 프로그램 가치로 표방했다.

정연주 KBS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해 방송지표로 '함께 가자, 대한민국'을 주창했다. 정 사장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서 열린 민주적인 시대로 가는 과정에 빚어지는 갈등을 극복하고 이땅에 자유와 민주·평화·평등의 가치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공영방송인 KBS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일 중심의 문화가 되도록 인사제도 개혁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을 위한 역할과 함께 "더 진보적인, 열린 사회로 가는데 KBS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긍희 MBC 사장은 5일 확대간부회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 사장은 이날 경영목표로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드는 MBC"를 정했다. "콘텐츠 주도권은 잡았지만 특정 장르에 치우진 불안한 우위"로 지난해를 평가한 이 사장은 "다양한 장르에서 앞서는 고른 경쟁력을 확보해야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방송의 사회적 책무, 경영의 실질주의 강화, 업무 군살빼기, 책임지는 조직문화 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사장은 "궁극적으로 시청자를 위하는 길이 무엇이지 돌아보면서 DTV 문제에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언급했다.

윤세영 SBS 회장은 2일 목동 신사옥에서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윤 회장은 올해 역점으로 '디지털화·국제화·공영성 강화'를 꼽았다. 특히 SBS는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고품격 경제프로그램 발신의 원년으로 삼는 한편 국제적 수준의 경제 세미나를 열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뉴미디어 시대 공중파의 돌파구는 "강력한 콘텐츠와 브랜드 이미지"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초대형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윤 회장은 또 "공익성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청자만족지수 도입하겠다"며 "품격·유익성·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는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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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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