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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가 12월 17일자로 발송한 민주당 입당원서 관련 협조공문.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가 12월 17일자로 발송한 민주당 입당원서 관련 협조공문. ⓒ 오마이뉴스 안현주
광주기독교 교단협의회(회장 박갑용 목사)가 공문을 통해 특정인의 당내 경선을 돕기 위해 소속 교회에 민주당 입당원서를 돌린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새천년 민주당 입당원서 발송'에 대한 보충설명"이란 제목의 한 공문서의 발송일은 지난해 12월 17일자. 광주기독교 교단협의회는 이 공문서에서 오는 4월 광주 서구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을 거론하며 교계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발송일 지난해 12월 17일자 교단협의회 공문서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이 공문서에서 "본 교단협의회 명의로 며칠 전 귀 교회에 '새천년 민주당 입당원서'를 보낸바 있다"고 밝히고 "4선 국회의원으로 국가조찬기도회장과 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영진 장로를 의회선교차원에서 광주 서구 민주당 후보로 출마토록 하기 위해 보내 드린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광주 기독교단협의회는 문서에서 입당원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이 단체는 문서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바 김영진 장로를 지지하는 당원이 많아야 유리하다"며 "민주당 입당원서를 냈다고 해서 차후에 어떤 불이익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기독교단협의회는 마지막으로 "귀 교회 교인들의 입당원서를 작성해 주시면 12월 26일까지 마감되므로 교단협의회가 찾아가 회수하겠다"며 회수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논란이 된 이 문서는 이 단체의 회장인 박 목사를 비롯, 서기 양 모 목사, 사무총장 김 모 목사의 이름이 적시돼 있다. 특정후보의 경선을 위해 교계가 조직적 차원에서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갑용 광주기독교단 협의회 회장은 "임원진 자체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김 전 장관측과의 연계성을 부인했다. 박 회장은 "특정후보가 아니라 믿음이 있으면 당에 상관없이 돕자는 것이다"며 "김 장로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언급은 삼갔다.

박 회장은 또 어디에 몇 부 가량의 원서를 돌렸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고 "부탁만 했지 수합은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며 "공천 받는 일까지만 하는 것"이라며 선거운동과는 무관함을 애써 강조했다.

광주기독교단협의회는 지난 12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뇌물수수와 관련, 박광태 광주시장 사퇴운동을 벌이자 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시민정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기독교단협의회는 당시 성명에서 "집단행동은 시정을 마비시키는 일"이라며 "지금은 박 시장이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에서 열심히 뛰어야 할 때"라고 박 시장을 옹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성명에는 일부 본인의 동의 없이 목사와 장로 이름이 언급돼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광주기독교단 협의회 회장, 교단차원 연계성 부인

김영진 전 장관은 기독교단의 입당원서 독려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봐야 알겠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장관은 "기독교 신자여서 목사님들이 관심을 갖고 염려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며 "자체적으로 입당원서를 써주거나 기도해 준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정당활동 일환으로 주변에 권유해 입당원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기독교단협의회의 개입과 관련해서는 "김영진 후보를 찍으라고 하는 것과 당에 입당을 권유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며 위법 논란에 대해서는 해석을 달리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지난 10월 20일 서구 무진교회에서 '국가조찬기도회장 초청 교계 지도자 간담회'를 갖고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바 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홍보용 CD와 함께 신문보도, 프로필 등을 담은 인쇄물 등을 배포해 사전 선거운동 의혹을 사기도 했다.

광주시 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광주시기독교 교단협의회가 입당원서를 돌린 것과 관련, 선거법 93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20일 광주 무진교회에서 열린 교계 지도자 간담회에서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이 자신의 프로필등이 담긴 자료를 배포해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20일 광주 무진교회에서 열린 교계 지도자 간담회에서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이 자신의 프로필등이 담긴 자료를 배포해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일으켰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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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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