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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진상규명 대책위는 칼 사건 조작의 원죄가 있는 한나라당에 있다며 강력히 책임을 추궁했다
칼 진상규명 대책위는 칼 사건 조작의 원죄가 있는 한나라당에 있다며 강력히 책임을 추궁했다 ⓒ 서상일
칼(KAL) 858기 진상규명 가족회와 대책위가 이번에는 민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가족회와 대책위는 9일 낮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앞에서 금요집회를 열고 "민정당은 전두환과 노태우 패거리들과 함께 당시 군사독재의 집행자이자 도구로서 칼 858기 사건의 조작 주범이었다"며 "따라서 민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 사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차떼기당으로 불리는 한나라당은 칼 858기 사건을 조작했던 공범들이 다 모여있는 도둑놈 소굴로 '부패온상' 당"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엉뚱한 것 가지고 특검을 실시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특검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피켓을 든 가족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피켓을 든 가족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 서상일
칼 가족회 차옥정 회장은 "기획 조작사건이라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는데도 정치권에서 아무 움직임이 없다는 것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애를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면서 "우리 가족들이 끝까지 나서면 모든 진실이 백일하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인간 백정들과 한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몹시 분하고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 부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이 사건은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다. 17년 고난의 세월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풀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지만 진실을 규명하여 실종자와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명예를 회복시켜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국 신부는 또 "이 사건은 전두환 군사정권 때 발생한 사건이다. 전두환은 민정당을 만든 장본인이고, 이 민정당이 민자당이 되고, 민자당이 지금의 한나라당이 되었다"면서 "따라서 한나라당의 뿌리는 민정당이다. 한나라당이 칼 사건의 조작 공범으로서 책임을 져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나라당 책임론을 주장했다.

칼 858기 가족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17년간의 잃어버린 세월이 야속하지만 이제 우리들의 눈물겨운 싸움의 결실이 무르익고 있다"고 강조하고 "김현희는 더 이상 우리 가족과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가면을 벗고 역사 앞에 그 실체를 밝혀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앞에서 2004년 첫 집회를 가진 대책위 부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2004년을 칼 사건 진상규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나라당 앞에서 2004년 첫 집회를 가진 대책위 부위원장 신성국 신부는 2004년을 칼 사건 진상규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서상일
가족회는 "유독 정치권만이 여전히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이제 정치권이 가족들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더 이상 권력에 의해 가족들이 사각지대로 내몰리지 않도록, 피눈물나는 몸부림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국민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대책위도 성명서를 통해 "지난 90년 4월 12일 당시 군사독재정권의 공보처 장관이었던 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역사의 증인으로 남겨두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김현희의 사면을 발표했다"고 지적하고 "그렇다면 최근 잠적한 김현희의 신병확보와 보호에 최병렬 대표는 응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지난 98년 10월 12일 당시 안기부가 칼 858기 사건에 대한 의혹제기와 재조사 의지를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안기부 출신으로 이 사건의 수사책임자이자 전두환, 노태우 패거리들의 나팔수인 정형근 의원을 앞세워 재조사를 무산시켰다"며 "한나라당은 재조사를 무산시킨 이유를 밝히고 대책위가 요구한 공개토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한나라당은 현재 차기 총선을 앞두고 급격한 물갈이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원한다면 정략적 이합집산이 아닌 당 내에 숨어 과거를 갉아먹으며 연명해오고 있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쥐새끼들과 과감히 단절해야 할 것"이라며 "진상규명이야말로 당 내의 어떤 물갈이보다 더 우선시되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며,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의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가족들은 한나라당은 칼 사건에 책임지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이날 가족들은 한나라당은 칼 사건에 책임지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 서상일
한편 칼 858기 사건의 의혹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제기하여 지난해 11월 22일 국정원 현직 수사관 5명에 의해 민형사상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당한 소설 '배후'의 작가 서현우씨의 첫 공판 일정이 16일 오전 10시로 잡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책위의 다음 금요집회는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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