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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로 유명한 대변항에 가다보면 '토암 도자기 공원' 있다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에 가다보면 '토암 도자기 공원' 있다 ⓒ 우동윤
멸치잡이로 유명한 부산 기장군 대변항으로 가다 보면 토암 도자기 공원이란 큰 입간판을 만난다. 왼쪽으로 가면 대변항, 오른쪽으로 가면 해동 용궁사로 갈라지는 길목에 서있는 입간판이 왠지 낯설다.

공원이라면 제일 먼저 넓은 부지에 조경이 잘 된 곳이 떠오르나 좁다면 좁은 바닷가 도로에 공원이라니 어색할 만도 하다.

도자기로 만든 풍경은 둔탁한 듯, 청아한 소리를 낸다
도자기로 만든 풍경은 둔탁한 듯, 청아한 소리를 낸다 ⓒ 우동윤
약간 비탈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토암 도자기공원에 닿는다. 본채로 올라가는 길 옆에 놓여 있는 토우들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하나같이 입을 벌리고, 귀는 온데간데 없다. 긴 장대에 매달아 놓은 도자기 풍경(風磬)도 보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 도자기 풍경에서는 산사(山寺)의 그것과는 다른, 둔탁한 듯하면서도 청아한 소리를 낸다.

2002개의 토우들이 눈길을 끈다
2002개의 토우들이 눈길을 끈다 ⓒ 우동윤
흔히 생각하던 공원과는 다르다. 나지막한 산에 자리잡은 토암 도자기공원은 가볍게 걷기 좋은 등산로를 따라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빼곡이 들어선 소나무가 기분 좋은 공기를 뿜어내고 있고, 부드러운 흙 길의 감촉도 좋다.

무엇보다 공원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2002개의 토우(土偶)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붉은악마 토우
붉은악마 토우 ⓒ 우동윤
이곳의 주인인 도예가 토암 서타원 선생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며 만들었다는 2002개의 토우들은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

차림새를 보면 어린이도 있고, 댕기머리 총각도 있고, 넥타이를 매고 안경을 낀 아저씨도 있고, 노인도 있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토우도 있으며, 양팔을 번쩍 들고‘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악마들도 있다.

모두 다른 표정의 토우들이 정겹다
모두 다른 표정의 토우들이 정겹다 ⓒ 우동윤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을 비는 시민의 합창’이라는 푯말이 썩 어울린다. 월드컵이 한창일 때 이 토우들의 소리 없는 함성과 응원이 4강 신화를 이룩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토암선생이 이 공원을 만든 지 올해로 6년이 됐다. 그동안 크게 떠들며 광고하지는 않았지만,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사람들에 의해 이 지역에서 꽤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토우들의 소리없는 합창
토우들의 소리없는 합창 ⓒ 우동윤
올해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멸치회로 유명한 대변항이 지척이고 해동 용궁사도 가까워 한번쯤 둘러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 <찾아 가는 길>
-부산방향 :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울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대변항 사거리에서 우회전. 200미터쯤 가다 보면 해동용궁사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이 길 맞은편에 토암공원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이 보인다.

-울산방향 : 송정해수욕장, 부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역시 대변항 사거리에서 좌회전. 해동 용궁사로 가는길 맞은편에 입간판이 보인다.

-토암 도자기 공원 : 051)721-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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