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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처음 시도하는 총선후보 합동청문회가 5일 광주 북을 지역구에서 실시됐다.
민주당에서 처음 시도하는 총선후보 합동청문회가 5일 광주 북을 지역구에서 실시됐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민주당 4·15 총선후보자에 대한 첫 공개청문회가 5일 광주 북을 지역구에서 개최됐다. 민주당은 공개청문회를 거친 후 여론조사방식을 통해 최종적으로 공천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5일 오후 2시 광주시 북구 호성웨딩홀에서는 17대 총선에 광주 북을 후보를 신청한 7명의 후보자와 당원 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공직후보 신청자 합동청문회'가 열렸다.

공개청문회, 광주 이어 전국 4곳에서 실시

이날 공개청문회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지역 구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선정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공개청문회는 5일 광주 북을 지역구를 시작으로 오는 10일 전북 전주 덕진구, 11일 전북 군산에 이어 경기 고양·일산을 등 전국 4곳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이날 공개청문회는 공천을 노리고 있는 정치신인들이 당원과 유권자를 상대로 자신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장인데다, 당원들은 경쟁후보들을 한 자리에 놓고 비교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청문회는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기도 했다.

박강수 공직후보자특별심사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의 공직후보자 결정 방법이 이렇게 변하고 있고 이미 변했다"며 공개청문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오늘 자리는 공천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직접 유권자들을 뵙고 후보자의 정보를 나누는 자리"라며 청문회장에서 일어날수 있는 신경전을 미리 다독이기도 했다.

청문회장을 가득 메운 당원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후보들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청문회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청문회장을 가득 메운 당원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후보들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청문회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후보자 선정,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지부는 후보자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 공개청문회장에 입장할 수 있는 지지자 숫자를 후보자별로 70명으로 제한했다.

또 모두발언과 청문회 질의·응답이 이어질 때 경쟁 후보에 대한 비방은 물론, 방청객에 대해서도 발언 중 일체의 연호나 박수를 금지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쏟기도 했다.

그러나 청문회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후보들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는가 하면, 보충답변을 통해 미처 다하지 못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한편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광주 북을 지역구에는 고재방·오경호·이춘범·임래규·지대섭·최진·최경주 후보 등 총 7명이 민주당 간판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각 후보자의 5분 모두발언, 50여분에 걸친 위원들과 후보자간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질의는 후보자별로 2가지씩 제시됐으며, 주로 정책과 정치현안에 대한 소견, 당의 총선전략, 정치인으로서의 자질 등에 관한 것이 제시됐다.

창과 방패... 청문회에서 오간 말들

15대 의원을 지낸 지대섭 후보에 대해서는 "88년, 92년 2회에 걸쳐 민정당과 민자당 후보로 총선에 입후보 한 경위를 말해보라"고 했다.

지 후보는 "6·29선언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해 이 사람이면 문민정권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해 참여했다"며 "YS 이후 민자당을 떠나 자민련으로 옮긴 후 DJP연합 과정을 이루는데 한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산자부차관을 지낸 임래규 후보에 대해서는 "관료생활을 접고 정치에 입문하는 입장에서 달라져야 할 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임 후보는 "오랜 관료생활을 해왔지만, 필요한 법을 만들고 예산확보와 국회의 감시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항상 국회와 더불어 지내왔다"며 "예산을 잘 쓰도록 하는 것이나 국정감사에서도 오히려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차관보를 지낸 고재방 후보에 대해서는 "서울중심의 교육정책 개선방안과 7차 교육과정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고 후보는 "지방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 지방대학 육성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대학이어야 한다"며 "공교육 강화와 대학입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교육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인 최진 후보에 대해서는 "DJ 퇴임 이후 주장하고 있는 호남리더십의 주요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최 후보는 "DJ 퇴임 이후 모두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허탈감과 함께 당황해 하고 있다"며 "젊고 패기 있고 국정경험이 있는 신인들이 힘을 합쳐 앞길을 개척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충처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최경주 후보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386 참모들에 대한 폐해가 지적되고 있는 것과 관련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느냐"고 물었다. 최 후보는 "IMF 이후 중소기업을 경영해 오면서 CEO로서 필요한 실물경제를 익혀왔다"며 "올바른 정치를 위해서는 노·장·청이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전 노조위원장 출신인 오경호 후보에 대해서는 "발전적 노사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타협과 상생의 노사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경영 투명화가 필요하다"며 "정치적 안정 없이 경제적 안정이 없고, 경제적 안정 없이 노사 안정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도시공사 사장을 지낸 이춘범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배신과 분열로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민주당 지키기에 나선 결과 오늘에 이르렀다"며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지도부가 똘똘 뭉쳐 적극대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엔 뭔가 변화 예감"
청문회를 지켜본 당원들의 반응

민주당의 첫 총선후보 공개청문회를 지켜본 당원들은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후보 진영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김찬영씨는 "처음 치고는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씨는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한테도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하는데 내부행사여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광남(38)씨는 "신선했지만 청문회 시간이 다소 짧은 것 같다"며 "각 후보를 알릴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히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었다"는 오달면(71)씨는 "자기 경력만 과시하지 않고 정책비전을 더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직접 들어보고 후보를 판단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함이순(52)씨는 "광주경제를 살려보겠다는 나름의 노력들이 엿보여 흐뭇했다"며 "과거에는 돈 써가면서 하는 선거나 다름없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식의 청문회를 통해 후보가 선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씨는 "후보들이 이미 아는 경력을 자랑하는 것보다는 내가 어떤 뜻에서 나왔는지를 더 밝혔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번엔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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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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