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의 비문을 세운다며 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다 엉뚱한 사람의 비문을 세워 논란을 벌여온 문제의 '이돈직 생애비'가 결국 철거됐다.
대전 서구청은 최근 은평공원(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에 세워진 이돈직의 생애비를 철거했다.
이에 앞서 서구청은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 후손인 김옥경씨에게 보낸 지난 11일자 민원회신을 통해 “대전시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광역시청도 같은 날 김씨에게 보낸 진정 회신을 통해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세워진 생애비와 휘호비는 계획변경 승인 없이 이뤄져 보조금 관련 법률에 의거 대전애국지사숭모회로 하여금 김용원 선생 관련 비문 내용을 수정하고 이돈직 관련 비문은 삭제하도록 시정명령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구청 관계자는 “세워진 비문이 사실과 다르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비문을 철거하고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정확한 진위가 확인되는 대로 비문 내용을 수정해 다시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생애비는 지난 2000년 대전애국지사숭모회가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뜻을 기린다며 대전광역시와 서구청으로부터 모두 126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건립했으나 비문 앞면에 독립운동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돈직의 생애를 새겨넣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있어 왔다.
이 단체는 정작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생애비문은 뒷면에 새기고 확인되지 않은 이돈직의 생애마저 끼워 넣어 의도적으로 개인사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