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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강원도 철원읍 율이리)
ⓒ 이석우
강원도 철원군이 경기도 연천군과의 경계지역인 고대산 자락 천연기념물집단서식지에 폐기물 종합처리장 건립을 강행하고 있어 연천군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철원군은 지난 2002년 7월부터 135억원을 들여 연천군 경계 인근 지역인 철원읍 율이리 2만3000여평에 7만5000㎥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매립장과 하루 20t 처리가 가능한 규모의 소각장을 내년 말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철원군은 지난달 5일 강원도에서 부지 승인까지 마쳤으며 기본 설계도 끝냈다. 공사는 오는 7월 착공예정이다.

▲ 철원군 폐기물처리장 조성 부지 위치도
ⓒ 이석우
그러나 이달 초,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연천군은 지난 달 9일 철원군에 공문을 보내 폐기물 종합처리장 이전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철원군은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지난달 16일 연천군에 통보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도립공원 지정을 추진 중인 관광명소 고대산에서 2㎞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폐기물 침출수가 한탄강 지류인 차탄천으로 유입되면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 주민들이 식수원로 사용하는 차탄천의 수질 오염이 가중될 것"이라 주장했다.

▲ 먹이를 먹고있는 재두루미들(천연기념물 제203호)
ⓒ 이석우
▲ 폐기물처리장 부지의 상공을 날고 있는 두루미들(철원읍 율이리)
ⓒ 이석우
▲ 폐기물처리장 예정지(철원읍 율이리)
ⓒ 이석우
맑은연천21추진협의회 이석우 사무국장은 "철원읍 율이리 500번지 일대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천연기념물 제 202호인 두루미와 203호 재두루미 10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며 "두루미 집단 서식지에 폐기물종합처리장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청정지역인 철원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 한탄강의 지류인 차탄천의 맑은 물(철원군 율이리)
ⓒ 이석우
▲ 매립장에서 처리되는 침출수가 차탄천으로 흘러들게된다.
ⓒ 이석우
연천군도 "연간 30여만명이 다녀가는 수도권의 명산인 고대산(해발 832m)은 북한 지역이 보이는 데다 산세가 수려해 이 일대를 관광레저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라고 말하며 "고대산 주변 미관을 해치고 대기와 수질을 오염시킬 시설물 설치를 이해 당사자인 연천군과 상의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철원군 관계자는 "처리장은 소각 및 매립량 20t, 침출수 배출량 최대 27t의 소규모 시설인 데다 고대산과 떨어진 경작지에 설치되므로 관광지를 훼손한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라며 "처리장 규모가 작아 자치단체간 협의를 해야 할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첨단 정화시설을 갖출 것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훼손할 우려도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 침출수가 유입되는 실개천(철원읍 율이리)
ⓒ 이석우
▲ 폐기물처리장 예정부지
ⓒ 이석우
이에 대해 맑은연천21추진협의회 이석우 사무국장은 "이 지역은 농경지가 거의 없어 두루미들이 폐기물처리장 예정지인 농경지에서 채식을 하고 있다"며 "만일 철원군에서 강행한다면 국내환경단체는 물론 국제두루미재단 등 세계 환경단체와 연대, 강경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천군과 군의회는 맑은연천21추진협의회, 지역사랑실천연대 등의 환경단체와 연대해 철원군 및 군의회 항의 방문,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전국적인 온라인네트워크를 통해 철원군의 환경파괴적인 처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 밝히고, 법적 대응까지 준비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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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기자는 경기연천에서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보전활동가로서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 뉴스매거진21(www.newsmagazine21.com)발행인,지역인터넷신문인 연천동두천닷컴(www.y-ddc.com)을 22년째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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