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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민주노동당 여성명부 비례대표 후보 초청 정책청문회에서 현애자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9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민주노동당 여성명부 비례대표 후보 초청 정책청문회에서 현애자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서상일
각계 8명의 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김정진 변호사의 사회로 9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정책청문회에서 여성 후보들은 △ 공교육 활성화 방안 △ 비정규직을 위한 법적·제도적 보호장치 마련 △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 △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법적 토대 마련 △ 여성 정치참여 확대 방안 △ 문화기반시설 확충 방안 등 다양한 고민과 정책들을 쏟아냈다.

첫 타자로 나선 현애자 후보는 "미국 중심의 자본이 들어오고부터 우리 농업이 과거 가족농 중심에서 대기업농 중심으로 바뀌면서 농촌이 피폐해졌다"며 "민족농업과 식량주권을 지키고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농업농촌기본법 등 농업 관련 4대법을 반드시 제·개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심상정 후보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문제 해결과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들이 직장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 모성보호제도 확대 △ 영아 공보육 및 유아 공교육을 위한 시설 확충 △ 투기자본 규제 등의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특히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 내의 엔엘(NL: 민족해방)과 피디(PD: 민중 민주주의)간의 노선 대립을 어떻게 풀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대안 사회를 향한 실천을 통해 대안적 전망을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정파간의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다 보면 노선은 자연스럽게 통일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패널들의 뜻밖의 질문들로 후보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인 문광명 변호사는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바 있는 이영순 후보에게 동성간의 가족구성권(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던 것.

이에 이영순 후보는 "가부장제가 지배적인 가족 윤리로 자리잡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동성간의 혼인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사회적 합의도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하며 "그러나 동성간의 연애로 사회적 차별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 여성들의 민주노동당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해 이 후보는 "전(全)당적으로 여성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여성 당원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현애자 심상정 이영순 송경아 이주희 최순영 후보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현애자 심상정 이영순 송경아 이주희 최순영 후보 ⓒ 서상일
소설 <엘리베이터>와 <테러리스트>로 잘 알려진 송경아 후보는 한국의 문화기반시설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미국의 문화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해 문화다양성 협약 체결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또 "문화는 소득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하는 상임위가 있느냐'는 질문에 "문화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밝힌 송 후보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소수자를 위하고 편견과 차별을 배격하며 사람을 고귀하게 만드는 힘"이라며 "문화가 산업화된 나라에선 문화를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상품으로 보고 있지만 국회에 들어가면 이같은 질서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주희 후보는 사교육비 문제에 대해 "모든 교육이 대학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학벌로 신분이 정해지고 규정되는 풍토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다"며 "전체 국공립대부터 점진적으로 평준화를 실시해서 서울대 중심의 서열구조를 깨뜨려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특권층인 대학생이 청년학생의 대표라는 것은 민노당의 정책에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옛날처럼 대학생들이 졸업만 하면 기득권을 갖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대학생이 특권층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며 "자신과 공동체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치의 영역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9년 YH사태 당시 YH무역 노조위원장으로서 신민당사 농성을 주도했던 최순영 후보는 파견근로 철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법적·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이야말로 시급히 서둘러야 할 정책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성운동 지도자들의 삶은 나아졌는데 일반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왜 나아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 후보는 "일하는 여성, 준비된 여성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하는 여성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며 "정책은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나와야 한다, 일하는 여성 당원을 많이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후보는 "그 사회 진보의 척도는 여성들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면서 "육아, 보육, 임금 차별, 성차별 등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부당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국방비 삭감, 부유세 신설 등 모성 보호를 위한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에 진행된 일반명부 정책청문회에 이어 이날 여성명부 후보 정책청문회도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14일까지 전국을 돌며 선거유세를 벌인 뒤 15일 개표 결과가 나오면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난 386 국회의원들과 다르다"
[인터뷰]이주희 후보 인터뷰

- 학생 신분으로 총선에 나선 것은 이미지로 승부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 비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신선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가 53.8세이며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사회 정치 현실에서 26살의 젊은 여성이 학생비례대표임을 자임하고 나선 것 자체가 발칙한 상상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수적인 정치의 오랜 장벽을 허물고 20대의 패기와 열정으로 진정한 정치혁명을 일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다.

386세대는 개혁을 외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국민들은 사회 민주화에 맨 앞에 있었던 전대협의 깃발을 기억하며 아낌없는 지지와 기대를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현실 운운하며 우리 젊은이들을 미군 대신 총알받이로 보내는 파병동의안에 손들고, 연일 국회 앞에서 농민들의 절규를 확인하면서도 FTA비준안을 통과시키는 한계를 똑똑히 보여주었다. 차떼기, 대선비리로 어지러운 기성 정치판에 그대로 몸을 싣고 있는 그들이다.

나는 광화문 촛불의 함성과 유권자 혁명으로 상징되며 R세대, P세대라 불리기도 하는 지금의 20대 젊은 우리의 정치를 하기 위해 그 통로가 되기 위해 나왔다. 사회 진출의 희망이 가득한 새출발이 되어야 할 졸업식장이 청년실업이라는 암담한 현실 앞에 놓인 절망으로 되고 있는 어려움을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국회에서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동당 대학생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였다."

- 300만 대학생을 진보정치의 주역으로 세워 대학인의 삶의 요구와 정치요구를 실현하겠다고 했는데, 당면한 대학인들의 요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면 대학인들의 요구는 크게 교육권의 획득과 청년실업을 해결하는데 있다고 본다. 교육권의 획득이란 단순하게 교육기회의 확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라는 것이며, 지금의 시장주의 중심의 왜곡된 교육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대학의 80%가 넘는 사립대 재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립재단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한다. 이는 현재 대학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은 아니지만 그동안 비리로 점철된 전국의 사립 대학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며, 국정조사 이후 재단에 대한 징계의 문제와 비리재단이 아니면 국가가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라는 결론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이제 '어차피 안된다'라는 구직포기의 정서가 대다수일 정도로 심각하다. 경기침체가 이 높은 실업률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국경제의 구조가 만들어낸 것이 지금의 상황이며 이것을 이끌어 온 것은 정부와 시장이다. 구조적 문제이기에 그 쪽으로 접근해야지 변죽만 긁어대서는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당장에 정부와 기업이 나서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 석희열

덧붙이는 글 | 각 후보들에게 질문지 통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이주희 후보만이 답변을 보내왔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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