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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을 선거구에도 탄핵 역풍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강타,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탄핵 정국 이후 무명의 정치 신인 열린우리당 김종구 후보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선두에 올라섰다.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19∼20일 유권자수 비례 무작위로 20세 이상 500명 이상씩 표본을 추출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4.4%)에 따르면 김종구(열린우리당) 42.2%, 권영세(한나라당) 22.4%, 박금자(민주당) 5.9%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22일 "권 의원이 8·8 재보선에서 당선된 이후 활발하게 의정 활동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무난히 당선할 것으로 전망하던 터여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 이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다. 지난 15대 총선당시 이 지역 유권자들은 31세의 김민석 후보에게 무려 50%대의 높은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지역에서 권 후보는 지난 8·8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마지막 재야로 일컬어지던 당시 민주당 장기표 후보를 누르고 텃밭 공략에 성공, 전국적 인물로 부상했다. 정치특위위원으로 활동한 권 의원의 의정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 때 그의 검사 전력 등을 의식한 일각에서 권위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관내에서 무료법률 상담 등 주민 접촉이 이뤄지면서 이 같은 인식은 상당히 불식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를 만난 사람들은 그가 보여주는 겸손함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도 탄핵역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유권자들이 일시적으로 탄핵정국에 대해 화가 나 계시지만 조만간 냉정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면서 "동작이나 구로 등 이웃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 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이재경씨와의 당내 경선을 거쳐 후보로 확정된 열린우리당 김종구 후보는 지역에서 구의원을 거쳐 재선 시의원을 지낸 바 있다. 지역 영등포포럼 대표인 김 후보는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발표 등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입증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은 인물 대결이 아니라 '탄핵 반대와 찬성'간의 대결"이라며 "주민들은 의회폭거를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격적으로 치솟는 당 지지도에 비해 인물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검사나 산부인과 전문의 등의 전문성도 훌륭하지만 저는 '주민고시'를 3차례나 치르고 합격하면서 검증된 인물"이라며 "누구보다 주민의 사랑과 감시 속에서 견제를 받으며 커온 만큼 타 후보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불과 5.9%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친 민주당 박금자 후보다.

실제로 박 후보는 성폭력 위기센터를 본질적으로 정착시키는 등 사회운동 분야에 대한 공헌도가 높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낮은 지지율을 얻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지역 발전은 지역을 그만큼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부패 비리, 정경유착 등으로 얼룩져 있는 정치판의 암덩어리인 정치꾼보다 깨끗한 정치를 펼 수 있는 여성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날 국회가 외면받게 된 1순위는 부패"라고 지적하면서 "저는 부패와 가장 거리가 먼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여성 단체 등에서 밀고 있는 당선운동 대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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