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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불출마와 열린우리당 입당을 발표하고 있는 박승국 의원
17대 총선 불출마와 열린우리당 입당을 발표하고 있는 박승국 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욱
공천 탈락 후 한나라당을 탈당한 대구 북구갑 박승국 의원이 23일 17대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불과 20여일 정도지만 우리당은 대구경북권에서도 첫 현역의원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당의 지지세 상승세에 따라 한나라당 관련 인사들의 대거 영입붐이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빚어진 박 의원의 우리당 입당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권 최초의 우리당 의원 탄생?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바 있는 박 의원은 오후 5시 우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의 뜻을 접고 젊고 역동적인 우리당에 입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용 우리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이강철 후보 등 우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 소신과 지역정서라는 두 가지 명분 때문에 줄곧 야당에 몸 담아왔고 한번도 당적을 바꾼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리고 낙후된 북구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정치적 소신을 버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은 성명 발표에 이어 열린우리당의 노란색 점퍼를 입는 것으로 입당 신고식을 마쳤다. 박 의원의 이날 우리당 입당은 사실상 공천 탈락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것이 공론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대구지하철화재 참사 이후 자신이 여야 의원 50명 발의로 한국지하철공사법 을 발의했고 7300억원의 부채를 탕감시켰다"면서 "이 법안을 관철시킬 당시 한나라당 대표까지 만나 당론으로 채택해 줄 것을 수 차례 건의했지만 무관심으로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박 의원은 "한나라당으로는 '부채도시'라는 대구의 불명예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대구 경제를 살리고 북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당은 우리당 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그러나 '제로'에서 그칠까?

하지만 박 의원의 이러한 '명분'이 쉽게 받아 들여질지 알 수 없다. 최근들어 우리당의 지지세가 급상승 하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 출신의 지자체장과 인사들이 대거 입당 러시를 이루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높아가는 우리당의 '정체성' 논란 탓인지 우리당 관계자들도 "박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출마까지 포기한 채 백의 종군하는 것"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우리당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의 입당 효과에 대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해석했다.

사진 우측부터 우리당 대구 북구갑 후보자인 조인호 변호사, 이강철 대구경북 선대위원장, 박승국 의원, 그리고 박 의원과 함께 우리당으로 입당한 구본항 시의원.
사진 우측부터 우리당 대구 북구갑 후보자인 조인호 변호사, 이강철 대구경북 선대위원장, 박승국 의원, 그리고 박 의원과 함께 우리당으로 입당한 구본항 시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욱
박 의원의 입당 이후에도 우리당 정체성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나라당은 박 의원의 우리당 입당에 대해 '우리당의 색깔이 모호하다'며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모든 기득권을 누리다가 공천에 탈락됐다는 이유로 당기까지 불태운 사람을 우리당이 받아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것이 우리당이 이야기 하던 개혁적인 정당의 모습이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기득권 모두 누리다 나간 사람...그게 개혁이냐"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박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3.12 의회쿠데타에 대해 비판하고 불복종하는 분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입당여부는 우리당의 정체성을 고려하고 당의 절차와 시스템에 입각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우리당 대구시당측은 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차원의 말일 뿐"이라면서 "이미 중앙당으로 보고까지 마친 상황이라 박 의원의 입당은 현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자신의 총선 후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우리당이 대구지역에서 많은 수의 의원들을 당선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대구시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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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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