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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이 지난 24일 새로운 철도시각표를 발표하면서 이용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용객의 불만은 고속열차에서부터 일반철도까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고속열차의 경우에는 운행시간이 당초 발표와 달리 '길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목포간을 2시간대에 운행하겠다던 철도청의 방침과는 달리 2시간대를 주파하는 고속열차는 하루에 단 한 대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3시간 10분-20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광주간은 2시간 30분대에 주파한다고 발표하고서는 실제 운행시각표에는 2시간 50분대의 소요시간을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서울-부산간도 2시간 40분이라던 당초의 발표와는 달리 대부분의 기차가 2시간 50분대를 넘고 있으며, 아침 첫차는 3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고속열차의 소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고속열차의 일반실 좌석이 비좁고 불편한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4월부터 요일별 탄력운임제가 폐지되면서 주중 요금이 비싸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원래는 고속신선으로 2시간 내에 주파할 목적으로 좌석을 설계했는데, 정차역 증가와 기존선 사용에 따라 3시간이 넘게 운행이 되면서 좌석이 너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불만은 고속열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앞선 보도에서도 지적했듯이 새마을호의 정차역 수의 증가에 따라 서울-부산간 새마을호 운행시간은 최대 1시간이나 증가되었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기차는 오전 11시반에 도착하지만, 개정된 시각표에서는 오전7시 20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낮 12시 40분에 도착한다.
소위 비수익노선에 대한 홀대에 대해서도 많은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원래 경의선 막차와 경원선 첫차 시간이 감축될 예정이었으나, 승객들의 거친 항의로 이 방안을 백지화했다. 또한 충북선 열차도 2회로 감회하기로 했던 것이 충북도의 반발로 1회 감축에 그쳤다.
서울-마산간 열차 역시 하루 2회로 줄이기로 했던 것을 하루 4회로 줄이기로 했다. 평일에도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대구-포항간을 운행하는 대구선의 통근열차도 하루 9회에서 3회로 대폭 감축된다. 교외선 열차는 잠정 폐지된다.
특히 통근 및 통학 목적으로 이용하던 승객들은 첫차와 막차의 폐지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실제 철도청 홈페이지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항의도 이와 관련된 부분이다.
경원선 막차가 오후9시 20분으로 앞당겨지며, 의정부-동안 구간도 폐지된다. 경춘선 역시 막차가 1시간 앞당겨 단축된다. 천안발 장항행 열차가 폐지되면서 첫차 시간이 1시간 정도 늦어졌다. 단거리 연계 열차는 늘린다고 발표해 놓고서는 비수익 노선인 장항선의 단거리 열차는 오히려 감축시켰다.
통학 및 통근 목적의 이용객들은 통일호에서 승격된 무궁화는 이전 통일호와 똑같이 정차함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변함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대학의 경우에는 기존 열차 시간표의 변경에 따라 학생들의 통학에 지장이 있다며, 서울-성환간 정차 시간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대전에서 천안간을 통학 및 통근하는 이용객들의 경우에는 아침 6시 첫차 이후로 3시간 동안 편성된 열차가 없어서 불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이용객은 고속열차 역시 통근이나 통학하기에는 시간이 부적절하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통해 고속열차를 통한 출퇴근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서는 통근하기에 부적절하게 시간을 편성한 사안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이용객은 철도를 이용하기 싫으면 버스를 이용하라는 얘기에 버스회사는 사기업이기에 마음대로 노선을 만들고 없앨 수 있지만, 철도는 공기업이 운영하므로 단순히 경제성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통일호와 무궁화호의 운행에 따른 누적적자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도청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또한 고속열차가 기존선을 이용하는 관계로 일반열차가 줄어드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승객의 편의까지 빼앗는 철도운영은 곤란하다는 것이 이용객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 새마을호가 버스보다 비싸고 느리다 | | | |
그 동안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항공기와 버스업계가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업계 모두 고속철 개통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국내선에만 700여억원의 적자를 나타내는데,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에 의해 운행을 지속했던 노선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도 약 1400억원 정도 적자를 보고 있지만, 고속철도 개통 이후 적자를 보는 국내선을 대폭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고속버스 업계 역시 철도에 비해 훨씬 싼 운임과 잘 깔린 고속도로 망을 무기로 고속철도 개통에 대응한다는 움직이다. 특히 고속철도로 인해 열차 운행이 줄어드는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4월 1일 부터는 광명역에서 전주, 마산, 속초 등 고속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으로 운행하는 고속버스가 개통된다.
일부 이용객들은 고속버스가 의외로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이용할 의사를 나타냈다. 더구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정차역이 늘어나면서 비싼 KTX보다는 저렴한 고속버스를 이용할 승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대구, 대전 지역을 제외하고는 고속철도와 고속버스간 시간 차이가 불과 1시간 정도이며, 주중 탄력운임제가 폐지되어 운임면에서 고속버스가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 백호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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