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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미국의 민주당은 비둘기파로, 공화당은 매파로 불려진다. 우리는 보수주의를 신봉하고 있는 공화당보다 더 보수적이고 패권적인 정책을 입안, 시행하고 있는 신보수주의 '매파 중의 매파'가 바로 '네오콘(Neoconservative, 신보수주의자, neocon)'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역대 미 대통령들 중 가장 강경한 외교국방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네오콘이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집권기간을 포함해 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며 9·11사건 이후 막강한 힘을 행사하기 시작한 이들은 국방부 등 외교안보라인에서 활동하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기획했다. 네오콘 대부분이 유대인들이고 동부지역 일류대학 출신의 엘리트로 상당수가 민주당 출신들이다.

이들은 정계, 경제계, 학계, 언론계, 군산복합체, 싱크탱크, 석유업계, 이스라엘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부시행정부 내 국방부, 국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부통령 비서실 등에서 외교군사정책을 입안 시행하고 있으며 체니 부통령과 럼스펠트 국방장관, 부시 대통령이 강경정책을 펼치도록 유도한다.

강경 보수파에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도 포함되지만 엄밀히 말해 이들은 네오콘이 아니다. 이들은 네오콘의 후원 내지 정신적 지도자라고 봐야 한다.

이들은 40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41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활동하다 42대 클린턴 대통령 집권 후 학계와 싱크탱크로 물러났다. 이들을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만든 것은 바로 9·11사건이다.

네오콘의 핵심인물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축으로 리처드 펄 국방정책 자문위원,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발행인 겸 편집인 등 세 명이며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엘리엇 에이브럼스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NSC 중동담당 국장, 존 볼튼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 등이 지원하고 있다.

네오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오콘 이데올로그이며 지도자격인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9·11사건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반미정권인 '탈레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와 연관되어 있다며 침공을 감행했고 이라크 후세인 정권도 알 카에다와의 연계성, 대량살상무기 보유 등을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켰는데 그 설계자가 바로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다.

그는 30년동안 중동지역을 연구한 '중동지역 전문가'로 오랫동안 이라크 공격과 후세인 제거를 신념으로 삼아왔다. 이를 발판으로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의 위협을 없애고 이라크를 발판 삼아 민주체제를 건설한다는 이상을 실현하려했던 것.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도 이라크 침공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월포위츠가 중동전문가이긴 하지만 한국과도 깊은 연관을 맺은 인물이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79년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이며 권좌에 올랐다. 전두환 쿠데타세력은 81년 2월 레이건 행정부 취임 직후 백악관을 방문한 첫 외국 국빈이었다.

이런 배경에는 월포위츠가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로 근무하던 시절 전두환씨 등 독재자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월포위츠로 인해 백악관을 방문한 전두환 신군부세력은 미국으로부터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은 꼴이 되었다. 그리고 83년 레이건 대통령과 월포위츠는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특히 월포이츠 국방부 부장관은 83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로 근무하던 시절,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남북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제안했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남한정부에 압력을 가해 거부하도록 한 인물이라는 것이 기밀 해체된 비밀문서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네오콘은 북한 정권에 대해 이라크와 대동소이한 입장을 갖고 있다. '북한 해방'이 목표라고 공공연히 밝히는 이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체결한 94년 제네바협정이 북한의 핵 공갈 위협에 속아 핵 프로그램 중단을 조건으로 경수로 건설을 약속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강변해왔다. 이들은 북한이 재처리할 경우 영변 핵원자로를 폭격하며 휴전선 인근 북한군에게 폭격을 가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이렇듯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핵태세검토보고서(NPR)을 통해 '북한 핵선재공격'을 거론한 것도 네오콘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들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 6자회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군사력에 의한 해결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협의 주범이다.

아울러 17대 총선일 방한해 한국군 추가파병을 재확약 받은 체니 부통령은 외교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인물로 아버지 부시행정부 시절 국방부장관을 역임했으며 당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었던 월포위츠에게 '부시독트린'이라 불리는 '국방정책지침' 작성을 지시한 장본인이다.

레이건 시절부터 정치·경제계, 학계, 군산복합체, 언론 등 각계각층의 주요 포스트에 위치하면서 강력한 인적 네크워크를 맺은 네오콘들은 오는 11월 2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한국군 추가파병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도 이들이며 만약 이들이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서 벗어난다면 반전평화단체들이 주장하듯 북한이 군사적 목표로 부상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막아내고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막아내는 것과 지난 1월 세계사회포럼에서 제안한 '부시 낙선운동'은 세계평화와 민족의 생존권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이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전세계 평화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할 중대사안이다.

<네오콘, 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은 네오콘의 실체와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이들이 행사하는 일방적 군사패권주의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만한 가치가 크다고 여겨진다.

네오콘 - 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이장훈 지음,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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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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