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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전남지사가 사망한 지 이틀째인 30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각계각층의 조문행렬이 줄을 이었다.

조문객들은 시종 숙연하고 침통한 가운데 자살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빈소에는 고인의 아들 명주씨가 미국에서 귀국할 때까지 상주를 대신해 고인의 동생들이 조문객들을 맞았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 故 박 지사 조문
한 대표 1일 조문..."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충격"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1일 고(故) 박태영 전남지사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지역 당직자들과 함께 빈소가 마련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 송광운 전남도 행정부지사의 안내를 받아 고인의 영전에 헌화한 뒤 박 지사의 아들 명주(35)씨 등 유족을 위로했다.

한 대표는 "박 전 지사와는 인간적으로 흉.허물 없이 지내는 막역한 사이"라며 " 박 지사의 사망 소식에 한쪽 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지사가 전남도정에 쏟은 열정은 대단했는 데 열매를 맺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은 전남 발전에 큰 손실"이라며 "박 지사의 열정을 이어받아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치적 분위기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특히 검찰의 강압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전남도민이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박 지사의 열린우리당 행(行)과 관련해서는 "박 지사의 마음의 고향은 민주당이며 우리와의 우정은 변함없다"며 "주위환경에 얼마나 압박을 느꼈으면 마음에도 없는 그런 결정을 내렸겠는지를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태 광주지검장, 방명록에 송광수 검찰총장 이름도 적어

황선태 광주지검장(오른쪽)이 고인의 부인인 이숙희(왼쪽)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황선태 광주지검장(오른쪽)이 고인의 부인인 이숙희(왼쪽)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 전남일보 제공
이날 고인의 빈소에는 황선태 광주지검장이 간부들과 함께 빈소를 오후 3시 30분경 방문했다. 고인이 검찰조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황 지검장의 조문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분향을 마친 황 지검장은 고인의 부인인 이숙희(57)씨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이씨는 황 지검장의 위로인사에 별다른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또 황 지검장은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그동안 (고인과) 정이 많이 들었는데…"라고 말해 무거운 마음을 표했다.

황 지검장은 빈소에 들기 전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전 송광수 검찰총장의 이름도 적어 넣어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황 지검장은 개인자격으로 조문왔음을 밝히며 방명록에 송 총장의 이름을 적은 데 대해서는 "글자 그대로 보면 된다"며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광주시 집행부 및 의회 행정공백 최소화 다짐

심재민 광주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광주광역시청 간부공무원들이 고인의 빈소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심재민 광주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광주광역시청 간부공무원들이 고인의 빈소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박 지사의 죽음으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공교롭게도 수장을 모두 잃고 권한대행 체제로 가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광주시의 경우 박광태 시장이 현대 비자금 수수혐의로 법정구속된 상태에서 지난 2월 26일 1심에서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3개월여간 시장직이 공석인 상태.

광주광역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민 행정부시장은 이날 오전 고인의 빈소를 찾고 행정공백 최소화를 다짐했다. 심 광주시장 권한대행은 "갑작스런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시도간 협의할 것은 민선3기 합의정신에 따라 협조해 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심 권한대행은 "시도민께서 충격과 걱정이 많겠지만 송광운 전남지사 권한대행과 서로 이해하고 최대한 협조하면서 시도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형석 광주광역시의회 의장은 시도 권한대행과 시도의회 의장의 회동을 제안했다. 이 의장은 "향후 상생하는 방향을 찾기 위해 두 권한대행 및 의회 의장이 만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의장은 이어 "두 광역단체의 시스템은 큰 흔들림이 없겠지만 단체장들이 부재한 상태에서 중요 정책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의회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숙희씨가 빈소에 도착한 아들 명주씨를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이숙희씨가 빈소에 도착한 아들 명주씨를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한편, 미국 유학 중이던 고인의 아들 명주씨는 오후 4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밤 9시30분경 빈소에 도착했다. 고인의 부인 이숙희씨는 아버지의 빈소에 뒤늦게 찾아온 아들을 부둥켜안고 통한의 오열을 쏟아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상주인 명주씨의 도착으로 그동안 미뤘던 고인의 입관절차가 치러질 수 있게 됐다.

전라남도는 고인의 빈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온 것을 비롯, 오후 5시30분 현재 2천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전남도청에 마련된 분향소와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애도를 표했다고 발표했다.

옥중 박광태 광주시장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현대 비자금 수수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박광태 광주시장은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며 비통한 마음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지난 29일 박 시장을 면회한 광주광역시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박 지사의 자살 소식을 들은 박 시장이 '무슨 청천벽력이냐'며 '평소 절친한 친구사이여서 그 슬픔이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다'면서 통곡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은 자신이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을 역임할 때 당시 산자부장관으로 재직하던 고인과 합심해 광주 광산업프로젝트를 마무리 한 점을 회고하며 고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각오했는데 박 지사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리면 어떡하냐"며 "면회 내내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 이승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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