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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송원백화점 사태 '점입가경'

입점업체 상인들은 백화점 정문과 후문에 각각 컨테이너 박스를 배치하고 승용차로 그 앞을 막았다.
입점업체 상인들은 백화점 정문과 후문에 각각 컨테이너 박스를 배치하고 승용차로 그 앞을 막았다. ⓒ 모형숙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은 없습니다. 입주자가 계약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폐업전을 한다고 나가라고 하고 어젯밤에는 행사 주최측에서 26일날 들어온다며 집에 가서 편히 쉬라고 해 놓고서는 오늘 아침에는 전국에서 행사 물품을 갔다 짐을 푼다고 하니 한편의 사기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들여 보내더니 장애인까지 동원해 분신한다고 위협하고, 그래도 여기에서 나가면 돈 받기가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지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입점업체 상인들은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보내준 끼니와 음료수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며 교대로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오는 처지이다.

25일 오전, 전국에서 폐업전에 참여하게 될 행사업체들이 백화점 앞에서 물건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갔다.
25일 오전, 전국에서 폐업전에 참여하게 될 행사업체들이 백화점 앞에서 물건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갔다. ⓒ 모형숙
폐업전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송원백화점의 풍경은 한차례 폭풍 뒤의 모습처럼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간밤에 행사 주최측의 방문으로 실랑이를 벌인 후라 그런지 백화점 안 곳곳에서 이불을 깔고 곤한 잠을 청하는 입점업체 상인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23일 인천시 부평지체장애인협회의 분신 위협이 있은 뒤 입점업체 대표자 회의는 철문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컨테이너 박스 두채를 구입, 정문과 후문에 각각 배치하고 승용차로 그 앞을 막았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 부평장애인협회는 지난 15일부터 6월 16일까지 한달 간 계약으로 8000만원을 체결한 상태라고 하지만 진위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어제 오후 8시경 철수한 상태로 톨게이트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지난 19일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 상인들은 인근의 주민들이 보내온 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 상인들은 인근의 주민들이 보내온 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 모형숙
또 “전국을 순회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행사 주최측이 어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백화점 상황을 지켜보고 어젯밤 50% 이상이 철수한 상태”이며 “26일 열릴 폐업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 측은 서로간의 손해배상청구 문제로 확실하게 어느 편에 서서 권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태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간의 조율에 노력할 계획이다. 25일, 일단 경찰은 철수한 상태이다.

송원백화점에서 반도 스포츠를 운영하는 직원인 박 모씨는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본 부분은 없지만 본사에서 3천3백여만원을 손해본 처지라 밤샘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박씨는 "물품 대금이 3개월씩 밀려도 지난 4월 22일 주겠다고 해서 미뤄왔는데 덜컹 그 전날에 사표 내고 나가라고 하니 그때부터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여기 입주자들이 많게는 5천만원 이상에서 적게는 몇 백만원씩 손해 봐서 경기도 어려운 요즘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백화점 매장 안에서 상인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백화점 매장 안에서 상인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 모형숙
또 밤샘 철야 농성을 펼치다가 교대로 아침 시간에 아이들 밥 주러 잠깐씩 집에 들른다는 한 상인은 “요즘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고 첫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여기에서 나가면 정말 돈 받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에 가정을 포기하고 이러고 있다”며 “법적으로는 고소한 상태이지만 백화점 측에서 나몰라라 하면 실질적인 돈 받기는 그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입점업체 상인들은 25일 정오를 기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송원백화점 살리기 서명운동을 전개, 500여명의 시민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24일 오후 3시경 법원은 영업방해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의를 거친 결과 오는 31일 오전 11시에 최종결정을 내리겠다고 통보한 상태이다.

입점업체 상인들은 지난 25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입점업체 상인들은 지난 25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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