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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

점심 시간, 학내 교육방송국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새내기 배움터에서 한번쯤은 접해 봤을 법한 대표적인 민중가요 <바위처럼>이다. 익숙한 듯, 가사를 따라부르며 흥얼거리는 학생들이 보인다.

▲ 전국대학생 5월한마당에서 율동하는 대학생들. 이들은 민중가요 문화에 열광한다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또 하나의 풍경.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와~"하면서 수백명의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같은 동작으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무대 앞으로는 수백명이 달려나간다. 어느 콘서트의 현장이 아니다. 바로 유명한 민중가요 노래패의 공연이 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민중가요 문화는, 대학내의 비주류'언더 문화'라고 불릴 만큼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새내기 배움터에서 선배들이 들려주던 민중가요를 들었어요. 저게 무슨 노랠까 하는 호기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제는 저도 모르게 길을 가다 민중가요를 입에서 흥얼거리게 되요."

박혜진(조선대 문예창작 2)씨는, 민중가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즐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전 1학년 과대표를 하면서 총학생회에 활동에 여기 저기 함께 다니기도 했지만 사실 스스로 운동권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흔히 말하는 운동권 학생들의 율동과 노래를 좋아해요"라는 박무현(조선대 신문방송 1)씨. "실상 민중가요와 율동을 즐기는 데 있어서 운동권이라는 꼬리표는 잘못된 매체들과 비판적 사고를 지니지 못한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라는 김영선(조선대 영문 1)씨의 말처럼, 기존의 운동권 문화라는 편견은 대학가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서태지 팬, 민중가요에 미치다

이러한 민중가요를 즐기다 못해 푹 빠진 사람들. 그들은 민중가요를 통해 우리 대학생들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저는 서태지를 좋아했거든요. 서태지만이 나의 모든 것이었고 그의 노래에 미치도록 흥분하고 즐겼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반도'가 무대 위에 서서 공연할 때 가슴이 너무 설레고 조국이라는 단어가 이유 없이 구슬퍼 눈물을 흘릴 때도 있어요.” 박치민(조선대 환경공 2)씨는 지금 자신에게 있어 민중가요만큼 흥분되는 문화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민중가요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사가 마음에 와 닿고 율동을 몸으로 표현하는 게 즐겁거든요.” 박무현(조선대 신문방송 1)씨는 간단하게 그 이유를 설명한다. 뻔한 사랑 타령이 아닌, 삶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민중가요의 가사는 많은 이들이 민중가요를 즐겨찾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몸으로 표현하는 율동'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같이 똑같은 동작을 한다는 것에 대해 어색하기도 하고, 몸이 따라주지 않아 쑥스럽기도 하지만 어느새 같은 음악에 맞추어,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고 뛸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중가요 문화에서 대중문화와는 또다른 '대학문화'를 찾고 있기도 하다. 노지민(조선대 무역 1)씨는 민중가요야말로 대학 문화라며 “대학생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싶어 율동을 배우면서 대학생임을 스스로 느꼈어요. 공통된 문화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새로운 느낌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조선대학교 율동패 '풀무'의 한열매(조선대 사학 2)씨도 “새내기들에게 율동을 가르쳤을 때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스스로 즐거워한다”며 민중가요가 새내기들에게도 금방, 대학생들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설명한다.

'비주류 문화' 민중가요, 주류를 노린다!

기존의 민중가요가 '운동권에 가까운 사람들끼리 즐기는 문화'라는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의 민중가요는 그 매력을 아는 사람들끼리 즐기는 하나의 '언더 문화'에 가깝다.

대표적으로 지난 촛불시위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부른 노래인 "너흰 아니야"라는 민중가요. 익숙한 멜로디와 딱맞는 가사가 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민중가요는 핸드폰 벨소리는 물론, 인터넷까지 진출해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http://www.cyworld.com)만 하더라도 대표적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노래를 구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즐겨 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느껴 볼 수 없다는 민중가요 문화.
록을 즐겨 보지 않은 사람은, 록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기쁨을 쉽게 이해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록을 즐기는 사람은 록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민중가요도 마찬가지다. 민중가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민중가요에 맞추어 몸짓하는 즐거움이야 말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한화랑(조선대 사학 3)씨는 “한번 심취하게 되면 담배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민중가요와 율동이 아닌가 싶어요”라며 민중가요의 '아는 사람만 아는 중독성'을 강조한다. 지금, 옆의 친구와 민중가요 한곡을 함께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중가요, 한번 들어 볼래?
민중가요와 율동을 접할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송앤라이프(http://songnlife.com)

얼마 전 '너흰아니야'를 히트시킨 윤민석씨가 운영하는 사이트. 'Fucking USA' 등의 대표적인 민중가요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민중가요들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피엘송닷컴(http://plsong.com)

민중가요의 MP3 파일 및 율동 동영상 악보 파일들이 한자리에 있는 사이트. 예전 8, 90년대 노래부터 최근 노래까지 많은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노동의 소리(http://www.nodong.com)
역시 예전 민중가요 및 최근 가요를 접할수 있다.

청춘(http://chungchun.net)
민중가요 쥬크 박스 기능으로, 음악을 편하게 들을수 있다.

우리나라(http://uni-nara.com)
대표적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사이트로, 최신곡들과 공연 후기 등, 민중가요에 대한 정보를 접할수 있다. / 임사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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