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어버이날을 맞아,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양산시 북정동 손성자(62)씨의 남편 김창록(63)씨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어버이날 포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1급 지체장애 아들 정민(35)씨와 함께 과천을 다녀온 다음날인 8일 아침, 인근 대중 목욕탕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 "세상에서 어머니가 가장 자랑스러워요"
ⓒ 정일응
아들 정민씨가 "왜 하필 어버이날…. 이렇게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게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보이자 온 가족이 눈물 바다가 된다. 가족 사진을 보니 대부분이 푸른 제복의 군인이다.

정민씨는 남동생이 둘인데 둘째와 셋째 모두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겠다며 군에 지원했고, 둘째 부인 역시 군에서 얼마 전 전역했다. 그러니까 한 가족에 네 명이 직업 군인인 셈.

평생을 군에서 보낸 남편 김창록씨는 만기 전역 후 "공부를 하고 싶다"는 아들 정민(35)의 뒷바라지를 시작, 정민씨가 초등교육뿐 아니라 중·고 과정 검정고시를 3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부산 신라대학교 컴퓨터 공학부에 입학하자 김씨는 아내 손씨와 함께 매일 통학을 시키고 휠체어를 밀고 다니며 식사 및 대소변 수발까지 해왔다고.

손씨는 4세 때 갑작스런 뇌성마비로 혼자서는 서지도 못하고 밥 숟가락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등 1급 지체장애를 입은 아들 정민(35)씨를 20여년 동안 병원이나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 다니며 재활 및 교육을 시켰다.

특히 전역 후 이들 모자의 운전사 역할을 하고 있는 남편 김씨는 월남 참전에 따른 고엽제의증으로 12회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고 정기적인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손씨는 이런 아들과 남편을 눈물겨운 사랑으로 보살펴 평소 이웃의 칭찬을 받았다. 손씨는 “정민이가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운전해 줄 사람이 없어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하고 "양산에서 신라대학교까지는 약 30km로 운전을 할 수 있는 같은 대학 학우의 자원봉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변의 도움을 간절히 바랐다.

정민씨는 "몸이 불편해도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사회에 보여 줄 것"이라" 띄엄 띄엄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정민씨는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아 2학년 때까지의 평점이 3.7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졸업 후 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 관련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