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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의 부인 장명희씨
로버트 김의 부인 장명희씨 ⓒ 김범태
가택연금 중인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지난 6일 입국했던 로버트 김(64세, 한국명 김채곤)의 부인 장명희씨가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 미국으로 떠났다.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로비에서 만난 장씨는 "남편이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가운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이제는 장남으로서 형제간의 사랑과 우애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어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장씨는 먼저 이번 방한 기간동안 슬픔을 당한 자신의 가족들에게 보내준 국민적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했다.

또한 그녀는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베푸는 삶을 배웠다"고 인사하며 "앞으로 그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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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특히 "장담하지는 못해도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는 7월 어머니의 49재에는 로버트 김과 동행하기를 희망했다.

장씨는 "남편의 한국 방문이 보호관찰 기간동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것도 신청을 해봐야 알겠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또 석방을 50일가량을 남겨둔 심경에 대해 "지금까지 기다렸던 것보다 얼마 남지 않은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긴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하며, "사건 초기에는 한국정부에 다소 섭섭했지만, 이제는 모두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근래 들어 이 사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에 대해 "로버트 김 사건은 결코 스파이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가 평가해 주길 바란다"면서 그에게 죄가 있다면 조국을 너무나 사랑했다는 것뿐이라는 의미를 전달했다.

로버트 김의 석방이후 활동계획에 대해서는 "회고록 집필과 조국의 젊은 세대들이 올바른 정신력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또 "처음에는 사회경험도 없고, 일도 해보지 않아 가족 모두가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말없이 도와주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며 그간의 숱한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국민의 사랑'과 '신앙의 힘'을 꼽았다.

장씨는 이어 "남편이 말했듯 잃은 것은 나이고, 얻은 것은 국민의 사랑인 것 같다"며 "그 힘으로 8년 가까운 긴 세월을 견뎌내고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이제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길 바랍니다"
로버트 김 동생들, 어머니 영결식장에서 가택연금 형님께 기원

▲ 어머니 영전에 합장하는 로버트 김 형제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의 장례식마저 참석하지 못하게 된 로버트 김의 형제들은 이역만리에서 영어의 몸으로 애닮아 하고 있을 형과 오빠에게 "이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8일 어머니 고 황태남 여사의 영결식에서 로버트 김이 "조속히 자유의 몸으로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인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둘째 동생 형곤씨는 "이번에는 혹시나 참석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형님의 빈 자리를 생각하니 슬프고, 힘들다"고 말했다.

형곤씨는 형님의 건강을 가장 많이 걱정하며 "빨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끝내 목소리가 흐려졌다.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여동생 은정씨는 "다음달 어머니와 함께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이렇게 생이별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이제 오빠가 자유의 몸이 되어 그간 왜곡되고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이 밝혀지고, 평소 하고 싶어 했던 집필과 청소년 사업 등을 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성곤 의원은 "부모님께 대한 보은은 앞으로 사회에 어떻게 봉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죄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그는 "이제는 해탈의 심정으로 집착과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마음에서도 자유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막내동생 영곤씨는 "당연히 계셔야 할 자리에 형님이 보이지 않아 마음이 착잡하고, 괴롭다"며 "곧 찾아뵙고 한국에서의 상황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형님이 무얼 하시든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람있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 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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