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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지난달 30일 여성단체에 구제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줄곧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지난달 30일 여성단체에 구제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줄곧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여수시 소재 룸살롱에서 일해왔던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선불금 등을 미끼로 업주가 행한 비인간적인 행위와 갈취는 물론 사회 지도층의 성매매 행위를 폭로하고 나서 충격을 주고있다.

유흥주점 업주 등을 고소한 이들은 특히 "수사가 미진할 경우 사회지도층의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관련 경찰은 6일 새벽 2시경 여수시 여서동 소재 H 유흥주점 업주 성모(38)씨를 긴급체포했으며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

6일 오후 여성단체와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업주는 선불금 등을 미끼로 2차를 강요해왔으며 갖은 방법으로 돈을 갈취했다"면서 "주 고객은 경찰서 고위층, 대학교수, 병원 원장, 학교 교사 등 사회지도층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성매매 피해여성 여성 8명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업주의 ▲성매매와 접대(속칭 '외교') 강요 ▲부당한 벌금에 의한 금품 갈취 ▲관계기관 뇌물상납 사례 등이다.

"업주, 선불금 이유로 무료봉사 강요하고 금품 갈취"

이들은 지난달 30일 여수시 여서동 한 룸살롱에서 업주 성모씨의 폭력과 갈취 등에 시달리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회 부설 성매매 피해여성지원쉼터인 '한울지기'에 구제요청을 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정모(26)씨, 김모(22)씨 등 피해여성과 박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부설 성매매여성지원 쉼터 상담소장은 "업주의 불법행위와 사법기관 연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문란한 성의식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더 이상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에 나선 정모씨 등 8명의 여성들은 "가게 매상을 올리기 위해 영업 시간이 아닌 낮시간에 소위 '외교활동(접대)'를 강요했다"면서 "업주는 단골손님이나 관계 공무원들에게 접대할 때 무료로 접대할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한 여성은 "업주는 무단결근 50만원, 시간당 지각비 5만원, 2차 펑크시 술값 변상, 화장 안하면 3만원 등 일방적인 벌금항목을 만들어 업주의 지갑을 채워왔다"면서 "30만원의 숙소비를 내고도 샤워도 못했다, 숙소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면 벌금 1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철저한 수사 안되면 성구매자 공개"

한 여성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 여성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 여성들은 업주가 상시적으로 경찰서 등 관계기관에 뇌물을 제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은 "업주는 명절과 평상시에 관할 파출소 및 경찰서에 과일상자, 상품권, 난화분 등을 보냈으며 관계 공무원들에게 접대행위를 해왔다"며 "뇌물을 직접 가져다 준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여성은 "업소의 주 고객들은 해경 등 경찰 관계자, 대학 교수, 병원 원장과 의사, 선박회사 경영진, 국립 학교 교사 등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변태적인 쇼를 강요했으며 소위 2차를 나가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고객 관리를 위해 자신의 핸드폰에 입력해둔 연락처와 이름 등을 토대로 작성한 소위 '2차 장부' 명단에는 경찰관 7명, 대학교수 4명, 병원장과 의사 5명, 선박회사 경영진 4명, 교사 2명 등 22명 포함됐다.

김난희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은 "피해 여성들이 작성해 제출한 성구매자 명단은 총 40여명이며 이중 소위 사회지도층은 20여명이 포함됐다"며 "이중 10여명은 신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와 피해 여성들은 "이미 지난 4월 27일 한 여성이 개인장부를 들고 여수경찰서에 업주를 고소한 바 있지만 성구매자와 대질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3개월이 넘도록 신속한 수사를 하지않고 있어 많은 의혹을 남긴다"며 비판했다.

경찰, 6일 새벽 업주 긴급체포... 지역사회 파문 일듯

박순 상담소 소장은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성매매 범죄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경찰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이들에 대한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정모씨와 김모씨 등 8명은 5일 전남지방경찰청에 자신들이 작성한 '2차 장부', 진단서 등 증거와 함께 업주 성모씨와 상무 박모씨 등 3명에 대해 윤락행위 알선 및 강요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여경수사대 한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6일 새벽 2시경 여수시 여서동 소재 H 유흥주점 업주 성모씨를 긴급체포했으며 이들 여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

또 경찰은 이날 저녁 숙소에서 마담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2차 장부'를 압수했다. 이에 따라 여경수사대는 여성들의 증언, 장부에 기재된 명단에 기재된 해당자들의 성구매 여부, 상납 여부 등을 수사할 계획이어서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자회견에 나선 피해여성 정모씨 등은 지난 2002년 7월과 2004년 6월 사이에 H유흥주점에서 일했다. 이들은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2600만원까지 소위 '선불금'이라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4월 폭로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단체 등의 기자회견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경찰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지난 4월 27일 한 피해여성이 접대 장부를 들고 경찰서에 업주를 고소했지만 아직까지 성구매자와 대질조사를 하지않고 있다"고 폭로한 부분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당시 종업원간 폭력사건 처리과정에서 그 중 한명이 윤락사실을 폭로하며 장부를 제출하자 경찰서 형사계로 임의동행 진술조서를 작성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보강수사를 위해 3일 후에 재차 조사과정에서는 '술이 취해서 잘못 이야기 했다'고 진술 일체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장부에 기록된 관련자 15명에 대해 신고자와 두번 대질신문을 하였으나 계속 사실을 부인했으며, 이들 중 13명을 행위사실 부인, 2명은 사실 시인으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현재 순천지청에 수사지휘 상신을 한 상태로 사실과 다른 바 왜곡, 과장 사례가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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