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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사람들. 발이라도 헛딛을까 아찔하다.
전동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사람들. 발이라도 헛딛을까 아찔하다. ⓒ 박주연

혼자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시민.
혼자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시민. ⓒ 박주연

한 시민이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돕고있다.
한 시민이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돕고있다. ⓒ 박주연

한 시민이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돕고있다.
한 시민이 전철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돕고있다. ⓒ 박주연

지난 8일 퇴근길. 보통 삼성역에서 2호선을 타고 구로공단역에서 내린다. 자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갑자기 지하철이 멈춰서고 에어콘이 꺼졌다.

지하철 퇴근하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이 꽉 차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앞 지하철 고장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방송이 나왔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7월의 더위가 좁은 지하철 속에 꽉 찬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공기도 점점 탁해지고, 사람들은 땀을 비오듯 흘렸다. 더위와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이 지하철 문을 열었는지 스피커에서는 문을 닫으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꼭 저런 사람이 있다니까, 좀만 참지."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

"지하철 고장으로 운행이 불가능합니다. 승객여러분께서는 앞쪽으로 오셔서 철로에 내려 신대방역까지 걸으십시오."

'헉'

황당했다. 사람들은 문을 열고 지하철 바깥으로 뛰어내렸다. 지하철에서 철로까지 한 사람의 키정도 높이.

지하철 오른쪽에는 고압전류가 흐를 것이 분명한 전선이 깔려 있고, 왼쪽에는 발을 올리면 휘청휘청거리는 약하디 약한 벽 같은 것이 있어 그걸 밟고 뛰어내려야 했다.

오른쪽으로 나간 사람들은 지하철 옆의 벽을 뛰어넘어 길로 나가기도 했다. 철도로 내려서 다음 역까지 걸어가는 사람들은 마치 '피난민'같았다.

이런 고장이 아니었다면 언제 철길 위로 지하철 한 코스를 걸어보겠냐만, 울퉁불퉁한 자갈과 녹슨 철로 위를 걸어가는 건 과히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신대방역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는 내 옆으로 지하철이 지나가기까지 했다. 물론 안전요원들이 사람들을 지하철이 지나가는 반대방향으로 보내긴 했지만 말이다.

신대방역에 도착했다. 역사는 항의하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매표소에서는 승객들에게 요금을 환불해주고, 역앞에서는 한꺼번에 내린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전날 비가 와서인지 번호판엔 종이가 떨어져나간 흔적만이 남아있는 것 아닌가.

이번 사건에서 비록 사상자가 없긴 했지만,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앞으로 이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하철공사가 더욱 지하철 안전 점검에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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