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Y고등학교의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하며 '학교운영 투명화'와 '학교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에 의한 전면적인 수업거부가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6일에는 시위 행렬이 의정부 시청 앞까지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학교장에 의한 학교운영비 횡령 혹은 유용, 교사 차출에 따른 수업 지장, 노화된 학사운영"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설립자 겸 학교장인 안아무개(80)씨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측근들에 의하면 안씨는 이번 학내소요의 충격으로 강남의 모 병원에 입원해 식사도 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 3일째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교사들은 "인근에 위치한 37학급 규모의 S고가 학생복리비를 7000만원 사용했는 데 비해 17학급의 영석고는 겨우 1600만원 지출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학생복리비 교수학습비 등에 관한 '2003년도 결산서 비교 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 돈이 학생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용되었다는 내용을 보고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Y고교의 교육시설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1월 2천만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벌였다는 소강당은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있고 바닥과 벽면의 페인트가 벗겨져 있다. 교사들은 "2천만원이나 들였다는 강당을 올 2월 졸업식 때에만 사용했다"고 한다.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학부모 홍아무개(45)씨는 "화장실을 봤는데 문짝이 전혀 없어서 눈물이 났다. 지금 문짝은 20일 전에 고친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학교장 안아무개(80)씨는 16일 일부 학부모들에게 도착한 4매 분량의 서신를 통하여 "교장인 나와 이사장이 물러났을 때,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음모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예산 집행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한 푼이라도 아끼고 긴축 재정을 편성해야 할 만큼 살림이 어려운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또, "이제 물러날 때가 되었다"며 "다만 나와 같은 교육철학과 사명감을 가지고 Y고교의 설립취지와 목적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날 생각이다"라고 밝혀 곧 '퇴임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사들은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기동 교감의 말에 의하면 경기도 교육청은 '교육감이 캐나다로 10일간 연수를 가서 면담을 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가 지난달 부터 실시되고 있어, 감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의정부 Y고등학교 사태가 어떻게 결론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