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스토리사격장 등 민통선으로 들어가는 전진교 초소(1사단 관할)에 붙었던 농민들 명단.
스토리사격장 등 민통선으로 들어가는 전진교 초소(1사단 관할)에 붙었던 농민들 명단. ⓒ 박신용철
지난 18일 스토리 사격장으로 들어가는 전진교 1사단 초소 유리벽에 김관철, 우제욱, 우경복, 이용남, 김남근씨 등 5명의 이름이 '블랙리스트'라는 명칭으로 붙어 있었다.

이 리스트는 당일 1사단에서 관할하는 전진교 초소를 통해 민통선으로 출입하려던 김남근씨가 목격했다.

김남근(50·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씨는 당시 초소 경계병이 "출입을 하려면 대대로 연락해 통과 허락을 받아야 한다. 1사단에서 지시가 내려왔고 북진교, 전진교, 통일대교에 블랙리스트가 전달되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은 모두 스토리 사격장을 반대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20일 기자와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군 당국이 스토리 사격장 반대에 보복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토리사격장주민대책위원장을 역임한 김남근씨는 "군사지역에 산다는 게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사지역에 살면서 희생당하고 땅도 빼앗겼는데 인권 유린을 당해도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파주녹색환경모임대표로 현재 스토리 사격장 폐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관철(52·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씨는 "스토리 사격장이 정치권으로까지 공론화되자 국방부에서 보복을 가하는 것"이라며 "이번 블랙리스트 사건은 군 당국에 의한 민간인 사찰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스토리 사격장 내 토지를 강제수용하자 '불법 공여'라고 주장하며 농사를 강행하고 있는 우경복(50·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씨는 스토리 사격장 내 주한미군의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실이 알려진 뒤 통제가 심해졌다며 "지난 달 2일경 민통선으로 들어가는데 평소와 달리 도시락 가방까지 뒤졌다"며 보복성 조치라는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우제욱(82·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씨와 우경복씨는 부자지간으로 국방부 대미사업본부는 이들 우씨 부자를 '국유재산관리법'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용남씨는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을 사회 문제로 쟁점화시킨 장본인으로 그동안 스토리 사격장 폐쇄운동에 매진해오다 지난 5월말 경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음독 자살을 기도를 한 바 있다.

군당국은 블랙리스트 사건이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김관철 대표는 "20일 오후 관련 부대 김모 대위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며 군에서 명단에 오른 사람과 접촉하려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20일 관할부대 김모 대위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진교로 출입하는 그분들은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이라며 "출입을 하게 되면 목적지와 출입 목적을 확인해 유선으로 보고하라고 했는데 통제인원들이 잘못 이해해 블랙리스트를 임의로 만들어 부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김관철씨 등에 대한 '관심인물'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토록 지시한 것은 상급부대인 11연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1연대 정보과 측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1사단으로 연락하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1사단 정훈공보측은 "초병간 인수인계 과정에서 있었던 일일 뿐"이라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한편 김관철씨, 우경복씨, 김남근씨는 해당 군 당국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로 제소할 방침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