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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운동가 고 이영기씨의 생전 모습.
민중운동가 고 이영기씨의 생전 모습. ⓒ 오마이뉴스 이승욱
간암 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하고 있던 민중운동가 이영기씨가 끝내 숨졌다. 향년 40세.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해온 고 이영기(40) 민주주의민족통일대구경북연합(대경연합)씨는 지난 3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다.

팔공산 인근에서 민간요법 치료를 받던 이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상태가 악화돼 대구 남강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4일 새벽 0시쯤 호흡곤란을 겪던 이씨는 유족과 지인들의 애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고 이영기씨는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후 음식점과 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을 접하게 된다.

이씨는 지난 88년 대구 새로운청년회 준비위원을 거쳐 93년 대구 새청 회장을 역임하고 그후 대경연합 집행위원장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대경연합 의장직을 맡아왔다.

이씨는 지난 94년 터진 구국전위 사건으로 체포돼 4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하면서 고난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낙천적인 성격이었던 그는 민중운동 뿐만 아니라 90년대 이후 학생운동 출신 후배들에게도 웃음을 잃지 않는 '선배'로 기억되고 있다.

이씨는 지난 3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군사독재정권과 싸움을 벌여왔지만 이제는 내 안의 병과 투쟁하겠다"며 '전의'를 잃지 않고 쾌유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의 후배들도 '이영기투병대책위'를 꾸려 이씨를 도왔지만, 애석하게도 병을 이기지 못했다. 특히 마흔의 나이에도 일 때문에 결혼을 미뤄오던 그에겐 홀어머니가 계셔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치료를 받고 있던 대구 남강병원(달서구 성당동)에 마련돼 있다.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씨의 장례를 전국민족민주장으로 지낼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8시.

평생 자주·민주·통일을 꿈꾸며 살아왔던 젊은 민중운동가의 시신은 이날 4·9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이 묻혀 있는 현대공원에 영원히 잠들게 된다.

[동영상 추가: 8월9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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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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