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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초 여성검사로 부임하게된 이지원(40·사시 39회)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초 여성검사로 부임하게된 이지원(40·사시 39회) 검사. ⓒ 오마이뉴스 유창재
"여성 검사로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현재 여성 검사수가 100여명으로 전체 검사의 10% 정도에 이르고, 이제 여성도 검찰 내에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수사할 수 있다고 본다."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 1번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초 여성검사로 부임하게된 이지원(40·사시 39회)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검사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검사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특별부 수사는 검찰 업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면서 피의자 인권을 배려하고 맡은바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이종백 검사장)은 2004년 하반기 검사 정기인사 이동과 관련해 오는 16일자로 이 검사를 특수2부에 배치키로 했다. 그 동안 종종 여성 검사가 특수수사를 맡긴 했으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발령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음은 이지원 검사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초의 여성검사가 됐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았나는 생각은 없는지.
"지금까지 여성 검사의 기수가 높지 않았기에 늦거나 빠른 감은 없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지원 검사.
이지원 검사. ⓒ 오마이뉴스 유창재
- 부서장인 남기춘 특수2부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남기춘 부장의 명성에 대해서는 검찰에 들어오기 전부터 익히 들었다. 훌륭한 검사로 알고 있다. 기대가 된다."

- 관심분야가 있다면?
"여성이기에 여성의 인권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싶다. 컴퓨터에도 관심이 있다. 정보화 사회가 성숙해 정보화 관련 사건이 많이 늘고 있어 관심을 갖고 있다."

- 법무부장관이 특수부 검사는 인품을 고려해 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에 대한 보도자료를 보고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제 인품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고, 법무부장관이 지시한 업무방침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사법부가 '개혁'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성카드'를 내놓고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을 텐데?
"사실 여성 최초라는 명목이 나로서는 부담스럽다. 그동안 여성이 차별받은 것이 현실이었다. 여성이 역차별 비슷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올바른 사회가 돼간다는 취지가 아닌가."

"법원의 영장기각, 좀더 엄격하고 피의자 인권 배려하라는 채찍으로 생각"

- 최근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구속영장을 여러차례 청구해본 검사로서 (영장이 기각되면)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것을 헤아려보면, 좀더 엄격하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피의자 인권을 배려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하겠다."

- 전공이 법학이 아니라 '철학'인데, 법조계에 들어오게된 계기는?
"막내딸로 어렸을 때 영문학을 전공한 큰언니가 철학 대학원을 들어가는 것에 영향받아 철학을 전공하게 됐다. 그리고 사회에 입문하기 위해 직장을 가지려고 노력하던 중 오빠가 검사로 임관하게 됐다. 어찌보면 줏대가 없다고 하겠지만 그 영향을 받아 사법고시를 보게됐다. 형제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 친오빠도 검찰에 있나. 특수부 발령에 대해 뭐라 말했나.
"오빠는 법무부 검찰 4과장으로 있다. 축하한다는 말과 열심히 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 검사의 친오빠는 이영렬(46·사시 28회) 법무부 검찰 4과장으로 지난 93년∼95년 서울지검 특수3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두 사람은 '오누이 특수부 검사' 가족이 됐다.)

- 다른 동료 여성 검사들은 뭐라고 말하나.
"처음엔 어려움이 있을테지만 많이 배우고 길을 닦아 달라고 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 책임감과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 검사는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비 법학전공자이다. 그녀는 지난 97년 33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0년 사법연수원(29기)을 수료하고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평택지청을 거쳐 올 2월부터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서 근무했다.

이 검사는 남편인 남성철(39·사시 38회) 변호사와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유능한 여성검사들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그 동안 남성검사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인지부서에 능력있고 섬세한 여성검사를 배치했다"며 "컴퓨터를 잘 다루고 수사능력과 인품이 훌륭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 검사를 특수2부에 발령냈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평택지청에 근무할 당시 환경침해 사범과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사건을 담당했고, 화상회의 및 원격진술시스템을 사용해 직원들에게 정보기술교육을 실시하는 등 수사 시스템 개선에도 역량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송광수 검찰총장으로부터 우수검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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